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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FC 가브란트, 백혈병 소년에게 벨트…"내 인생 바꿔놓았다"

중앙일보 2017.01.01 16:00
소년에게 벨트를 채워준 코디 가브란트. [사진 유튜브 캡처]

지난 12월31일 세계 챔피언에 오른 코디 가브란트가 한 소년에게 챔피언 벨트를 채워주었다. [사진 유튜브 캡처]

지난 12월31일(한국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T모바일 아레나에서 열린 종합격투기 UFC 207.
밴텀급(61.23㎏) 타이틀전에서 도미닉 크루즈(32·미국)를 꺾고 세계 챔피언의 자리에 오른 코디 가브란트(26·미국)는 자신의 벨트를 한 소년의 허리에 채워줬다. 가브란트가 소년과의 약속을 지킨 것이었다.

가브란트는 이날 경기에서 파운드포파운드(체급에 관계없이 매기는 랭킹) 3위에 빛나는 최강의 챔피언 크루즈를 압도했다. 그는 가드를 내리고 '들어오라'는 식으로 몸을 흔들며 크루즈를 도발했다. 하지만 경기 운영은 얼음같이 냉정했다. 흥분하지 않고 침착하게 크루즈의 공격을 받아친 뒤 물러났다. 크루즈의 얼굴은 어느새 피투성이가 돼 있었다. 심판 전원일치 판정승을 거둔 가브란트는 11연승을 기록하며 왕좌에 올랐다.

고교 시절 복싱과 레슬링 선수였던 가브란트는 2009년 격투기에 입문했다. 하지만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하면서 운동을 그만둬야 할 위기에 몰렸다. 체육관 회비를 낼 돈도 없어 마약을 팔기도 했다. 그러던 2012년 가브란트의 인생을 바꾼 사건이 일어났다. 백혈병을 앓고 있던 소년 매덕스 메이플(11)과의 만남이었다. 당시 만 5세였던 메이플과 가브란트는 열다섯살이란 나이 차에도 불구하고 절망의 끝에서 서로를 격려했다. 형제처럼 절친한 사이가 된 둘은 "다시 일어서자" 고 약속까지 했다. 메이플이 "꼭 백혈병과의 싸움에서 승리하겠다" 고 다짐하자 가브란트는 "UFC에 진출해서 챔피언이 되겠다" 고 약속했다.

2015년 1월 UFC에 데뷔한 가브란트는 승승장구했다. 경기 때 마다 메이플을 링사이드로 초대했다. 그리고 UFC 입성 2년 만에 세계 챔피언의 자리에 올랐다. 가브란트는 이날 승리한 뒤 "메이플이 내 인생을 바꿔놓았다"고 말하자 관중들은 모두 일어서서 박수를 보냈다. 그는 또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31일, 챔피언 벨트는 메이플의 것'이라는 글을 남겼다.

앞서 열린 웰터급(77.11㎏) 경기에서는 랭킹 9위 김동현(36)이 12위 타렉 사피딘(31·벨기에)에 2-1로 판정승을 거뒀다. 최근 3연승을 기록한 김동현의 UFC 전적은 13승(4KO)3패가 됐다. 김동현은 이날 승리로 오카미 유신(36·일본)이 갖고 있는 아시아인 UFC 최다승 기록과도 타이를 이뤘다. 메인 이벤트였던 여자부 밴텀급 경기에서는 아만다 누네스(29·브라질)가 론다 로우지(30·미국)에 48초만에 TKO승을 거뒀다. 여자 파이터 중 가장 많은 파이트머니(300만 달러·약 36억원)를 받는 로우지는 1년 만의 복귀전에서 참패를 당했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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