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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의 동지, 오늘의 적, 독점적 지위 포기 못해, 법정 공방 이어질 전망

중앙선데이 2017.01.01 00:52 512호 18면 지면보기
스티브 몰렌코프(47·사진) 퀄컴 최고경영자(CEO)는 한국 정부와의 법정 공방으로 새해를 열었다. 지난해 12월 28일 공정거래위원회는 퀄컴에 특허권 남용을 이유로 역대 최대인 1조30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퀄컴은 과징금과 시정명령을 모두 인정할 수 없다며 법원에 집행정지 신청과 함께 소송을 제기할 계획이다.



퀄컴은 모뎀 칩셋 분야에서 다수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1984년 벤처기업이던 퀄컴은 2세대 이동통신 기술인 CDMA를 독자 개발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이 기술을 받아들여 한국에서 세계 최초로 상용화하면서 3세대 WCDMA, 4세대 LTE까지 퀄컴의 전성시대가 열렸다. 모뎀은 스마트폰과 기지국 간 통신 연결에 필요한 필수 부품이다. 대부분의 스마트폰에는 퀄컴 모뎀이 들어간다.



어제의 동지가 오늘의 적이 된 셈이다. 공정위는 퀄컴이 ‘프랜드(FRAND) 원칙’을 깼다고 봤다. 프랜드는 특허권자가 필수 표준특허에 대한 사용료를 공정하고 합리적이며 비차별적으로 매겨야 한다는 원칙이다. 공정위는 퀄컴이 삼성전자·인텔 등에 특허를 제공하는 것을 막거나 제한했다고 봤다. 퀄컴도 타격이 크다. 과징금 부과 소식에 미국 나스닥에 상장된 퀄컴의 시가총액은 하루만에 22억1533만 달러(약 2조7000억원) 증발했다.



하지만 몰렌코프는 독점적 지위를 쉽게 포기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퀄컴이 특허 사용료로 벌어들인 금액만 약 10조원(2015년 기준)에 이른다. 이 중 15%는 한국에서 지불했다. 버지니아공대에서 전기공학을 전공한 몰렌코프는 1994년 퀄컴에 입사했다. 최고운영책임자(COO)를 거쳐 2013년 말 폴 제이콥스 회장이 물러나면서 CEO를 맡았다.



 



 



염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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