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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가이드 - 부동산시장] 10년 주기 주택 붕괴설 근거 약해

온라인 중앙일보 2017.01.01 00:01
2017년에 집값이 오를 것으로 기대하는 것은 무리다. 민간 경제연구기관들의 집값 전망은 대체로 보합 또는 소폭 하락에 모인다. 일각에서 급락론도 제기된다. 배경은 두 가지다. 국내외 경기가 좋지 않은데 2015년부터 이어진 아파트 공급 과잉 우려와 시중 금리 인상이다.

집값 보합 또는 소폭 하락 전망…전세 시장은 숨통 트일 듯

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2015년과 2016년에 공급된 물량은 97만5000여 가구다. 이는 기존에 준공된 전국 아파트(948만2809가구)의 9%에 이르는 물량이다. 지난 2년간 연간 적정 아파트 분양 물량(27만~28만 가구)을 이미 넘어섰다. 수요보다 공급이 많아 집값이 떨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건설산업연구원은 2017년 한 해 동안 38만6000가구의 입주물량이 쏟아져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입주물량이 늘어나면 미입주와 미분양도 덩달아 증가해 집값 하락폭을 더 키울 수 있다. 분양받은 후 집값이 떨어지면 입주 시점에 이르러 집에 대한 담보가치가 떨어져 입주를 못할 수도 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전문위원은 “미입주가 늘면 주택시장에 바로 충격이 가해진다”며 “들어갈 집은 많은데 집주인이 세입자를 구하지 못하는 역전세난이 발생해 집값 하락폭이 더 커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미분양도 늘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전국 미분양 아파트는 2014년 4만379가구에서 2016년 9월까지 6만700가구로 증가했다.
 
주택담보대출 상환 부담 증가
기준금리 인상도 큰 변수다. 이미 국내 시중금리는 들썩이고 있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미국 금리가 오르면 한국도 금리 인상 압력이 커진다”며 “특히 금융권에서 결정하는 기준금리와 가산금리(스프레드금리)가 인상되면 실수요자들의 대출이자 부담이 커져 주택시장 불안 요인으로 작동할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대출금리가 0.25%포인트 오르면 가계의 채무 부담은 연간 2조원 정도 늘어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집값 하락에 대한 우려감이 커지면서 일각에선 ‘부동산 시장이 10년 주기로 등락을 거듭한다’는 10년 붕괴설까지 나돌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현재 시장이 2006년과 닮은 듯하지만 그때와는 또 다르다고 본다. 박원갑 전문위원은 “2006년에는 수도권 전역에 투기 광풍이 불었지만 지금은 저금리로 갈 곳 잃은 시중자금이 서울 강남 재건축 등 특정 지역으로 몰렸다”며 “집값 상승률도 2006년에 비하면 지금은 미미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2015년에는 4.42%, 2016년(1~11월) 1.27% 올랐다. 공급물량은 많지만 집값 상승폭이 크지 않고 정부의 부동산 규제로 부동산 붕괴 가능성은 작을 것으로 보고 있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리서치센터장은 “공급물량이 많긴 하지만 높은 전셋값에 매매로 전환하려는 수요가 많기 때문에 소화할 수 있는 수준”이라며 “집을 사려는 수요자가 전보다는 줄어 집값이 떨어질 수 있지만 1~2년 정도 물량과 가격 조정을 받으면 2018년 이후엔 다시 집값이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정부가 2016년 하반기부터 부동산정책 방향을 시장 안정과 관리 규제 쪽으로 선회한 것도 긍정적인 시그널로 보고 있다. 정부는 8월 25일 신규 공급물량을 줄이고 중도금 집단대출 요건을 강화하는 내용을 담은 가계부채 대책에 이어 11월 3일 청약열기를 잡기 위한 대책을 내놨다.

2017년에는 재건축초과 이익부담금 유예 종료(연말)와 주택담보대출비율(LTV)·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완화 종료(7월)와 같은 규제완화 정책도 연장하지 않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김덕례 연구위원은 “이번 규제로 주택시장의 연착륙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정부가 금리를 올린다고 해도 현재 국내 경기 상황에서 인상폭이 크지 않고 점진적으로 올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변수는 조기 대선에 따른 부동산 정책이다. 서정렬 영남대 부동산금융학과 교수는 “대선에 출마하려는 후보자들이 부동산 정책을 어떻게 내놓느냐에 따라 주택시장의 분위기가 많이 바뀌게 될 것”이라며 “현 상황에서 침체 국면에서 상승 국면으로 전환하려는 대책은 오히려 경착륙을 부를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박원갑 전문위원은 “주거복지에 대한 공약 많아질 수 있지만 부동산 활성화를 위한 공약을 내놓긴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상반기까지는 현금 보유하고 관망해야
이 같은 상황에서 실수요자들은 앞으로 집을 사야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이 커질 수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무리하게 빚을 내서 주택을 구입하는 것보단 주택 시장의 흐름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입주물량이 쏟아져 나오고 금리 인상, 조기 대선과 같은 불확실성이 어느 정도 해소된 이후 움직이라는 얘기다.

양지영 센터장은 “지금은 대내외적으로 변수가 많기 때문에 내 집 마련하기에 좋은 시기가 아니다”라며 “지금은 현금을 확보하고 상반기 이후에 금리 인상이나 정부 부동산 정책을 지켜본 후에 대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2017년 하반기 이후에는 경매 물건을 노리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말한다. 2016년에는 부동산 시장 호황과 저금리에 따른 가계부채 연체 급감으로 경매 물건이 많지 않았다. 법원경매 정보업체인 지지옥션에 따르면 2016년(1~11월) 경매진행 건수는 12만6000건으로 지난 2001년 경매통계 작성 이래 처음으로 13만건 미만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2017년 경제성장 전망치는 2%에 그치고, 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지면서 경매물건이 늘어날 수 있다.

이창동 선임연구원은 “그간 저금리로 인해 유예됐던 경매 물건이 시장에 풀리면 경쟁률이 낮아지고 낙찰가율(예정가 대비 낙찰가의 비율)도 하락해 시세보다 낮은 금액으로 투자가 가능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집값은 지역별로 하락폭이 커질 수 있기 때문에 차이가 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창동 선임연구원은 “주거시설에서 강남4구 등 특정 지역을 중심으로 한 아파트는 내년에도 인기가 이어질 것으로 보이지만 나머지 지역은 불투명하다”고 내다봤다.

전세시장은 2016년보다 상승폭은 둔화하고 부담이 다소 줄어들 전망이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2016년(1~11월) 전국 전셋값은 1.24% 올랐다. 전셋값 상승폭은 2004년 하락세(-5.84%)를 보인 이후 2012년(11월까지 1.24%)과 함께 최저 수준이다. 전셋값에 힘이 빠진 건 전셋집 공급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2016년 전국 아파트 입주물량이 28만여 가구로 최근 3년 간(2013~2015년) 연평균 24만여 가구보다 20%가량 증가했다. 부동산114 함영진 리서치센터장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줄었던 입주가 2014년부터 늘기 시작해 3년째 이어지면서 전세 공급 부족이 해결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주택산업연구원은 2017년 전셋값이 0.4% 오르는 데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김성희 기자 kim.sung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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