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퀄컴, ’1조원대 과징금’ 중국에도 있었는데 왜 한국만 항소?

중앙일보 2016.12.29 15:31
공정거래위원회의 ‘1조 과징금’ 조치에 항의하며 항소 의지를 밝힌 퀄컴이 지난해 2월 중국 정부가 비슷한 금액의 과징금을 부과했을 때는 과징금을 납부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2월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는 퀄컴이 중국 내 스마트폰 제조업체들로부터 휴대폰 가격의 5%에 달하는 특허 수수료를 받는 것은 ‘특허권 남용’이라며 9억 7500만달러(60억위안·약 1조 64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이는 중국 정부가 기업에게 부과한 과징금 규모 중 역대 최대 규모였다. 당시 퀄컴은 “중국 당국이 요구한 대로 시의적절한 때에 과징금을 내겠다”며 “중국 당국의 결정에 이의를 제기하는 추가적인 법적 절차도 밟지 않겠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이후 퀄컴은 과징금 납부는 물론 중국 당국의 시정명령을 받아들여 중국 내 휴대폰 제조업체로부터 받는 특허수수료 산정 방식을 변경해 휴대폰 가격의 65%를 기준으로해 이 금액의 3.5~5.0%의 특허수수료를 받기로 합의했다.

공정위는 중국 사례를 들며 이번 결정이 한국만의 특수한 사례가 아니라고 주장한다. 실제로 세계시장에서는 퀄컴의 특허수수료를 ‘특허갑질’·‘특허세(稅)’라고 부를 정도로 논란이 존재한다. 퀄컴이 스마트폰 한 대를 팔 때마다 제조업체로부터 판매금액의 일정액(3~5%)을 로열티로 받아가기 때문이다. 삼성과 LG등 한국 스마트폰 제조사도 ‘퀄컴세’로 연간 1조 4000여억원을 지불한 것으로 알려진다.

업계 관계자들은 “한국에서의 결과가 비슷한 조사를 진행 중인 미국·대만·유럽연합(EU) 등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한국 사례가 중요하다”는 분석도 제기한다. 중국은 폐쇄적 시장이라 특수한 상황이지만 한국에서조차 과징금을 부과할 경우 퀄컴이 세계시장에서 각종 소송에 휘말릴 수 있다는 전망에서다. 실제로 블룸버그 통신은 “퀄컴 입장에선 이번 과징금 부과 소식이 장기적 성장측면에서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봤다. 중국 과징금 조치 당시 로저스 퀄컴 수석 부사장이 “결과적으로 100여개 중국업체와 특허 사용권 계약을 체결하게됐다”고 평가한 것과 대조적이다.

이지상 기자 ground@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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