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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 바지·롱블리…4년 만에 700억 매출 ‘패션 여왕’

중앙일보 2016.12.29 01:00 경제 4면 지면보기
서울 가산동 임블리 쇼룸에서 만난 임지현 상무는 “팔로어들의 댓글을 꼼꼼히 살펴 제품에 반영한 것이 임블리 성공 요인 중 하나”라고 말했다. [사진 김춘식 기자]

서울 가산동 임블리 쇼룸에서 만난 임지현 상무는 “팔로어들의 댓글을 꼼꼼히 살펴 제품에 반영한 것이 임블리 성공 요인 중 하나”라고 말했다. [사진 김춘식 기자]

원단에 이탈리아산 광택제를 입힌 청바지는 미치도록 예쁘다고 해서 ‘미친 바지’로 불리며 출시 후 20만장이 판매됐다. 온라인 쇼핑몰에선 1만 장 판매를 히트 제품의 기준으로 삼는다. 지난 달 출시한 ‘아우라 광채 쿠션’ 역시 출시 5일 만에 모든 컬러가 매진돼 현재 5차 예약 판매 중이다. 지난해 말 기존 야상에 큰 털을 부착해 만든 야상은 ‘시베리아 블리’라 불리며 판매 8분 만에 전량 매진됐고 리셀러(상품을 되팔아 수익을 올리는 사람)까지 등장했다. 위 제품들은 부건FNC가 운영하는 여성 쇼핑몰 ‘임블리’의 히트작들이다.

여성쇼핑몰 ‘임블리’ 임지현 상무
팔로어 100만 명 의견 제품에 반영
매주 평균 100여벌 신상품 소개
남편 회사 피팅모델하다 직접 맡아
중국 패션기업과 현지 사업도 추진

지난 9월, 5번째 직영매장인 대구 롯데백화점 매장 오픈 당시엔 고객들이 300m 넘게 줄을 서 입장을 기다리기도 했다. 2013년 창업 당시 약 30억원이던 임블리의 연 매출은 2015년 480억원 규모로 늘었고, 올해 매출은 약 700억원을 예상한다. 직원 수는 3명에서 약 250명이 됐다.

최근 본지가 임블리를 총괄하고 있는 임지현(30) 상무를 만났다. 그는 2000년 초반 남성 쇼핑몰 ‘멋남’을 창업해 큰 성공을 거둔 박준성 부건FNC 대표의 부인이기도 하다. 쇼핑몰 이름 자체가 임 상무의 ‘임’과 사랑스럽다는 뜻인 ‘러블리’를 합성한 것이다. 임블리는 박 대표가 기존에 운영하던 여성 쇼핑몰의 피팅 모델이 촬영을 펑크내자 당시 박 대표의 여자친구였던 임 상무가 피팅 모델을 대신한 것을 계기로 2013년 생겼다. 박 대표는 "카메라 렌즈를 통해 본 아내의 모습이 너무 아름다워 쇼핑몰 이름을 임블리로 정했다”며 웃었다.

임 상무는 “소비나 패션 트랜드 주기는 더 빨라졌다. 자라 등 글로벌SPA(제조·유통일괄형 브랜드)는 2주 마다 새 상품이 출시되지만 임블리는 단 일주일 걸린다“고 말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소비자 반응을 분석해 곧바로 디자인에 반영한 덕분이다. 임블리는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 SNS에 임지현 상무가 미리 제품을 입고 연출한 이미지를 여러 컷 올려 반응을 살핀다. 임블리에서 운영하는 SNS 팔로어 수는 현재 100만 명이 넘는다. 제품은 주문자상표부착(OEM)·제조자개발생산(ODM)을 통한 단독 상품이 대부분이라 출시 되기 전 소비자들이 온라인으로 예매를 걸어놓는 일도 생긴다.
임블리엔 매주 평균 100여벌의 신상품과 관련 이미지가 업데이트 되는데 이는 임 상무가 제품을 입은 모습을 박 대표가 주말에 직접 촬영한 것이다. 3년간 촬영한 옷만 6770벌이다. 임 상무는 사진 공유 앱 ‘인스타그램’에서도 유명인이다. 팔로어수만 53만명이다. 그가 올린 게시물엔 순식간에 수 천 개의 댓글이 달린다. 모든 댓글엔 직접 답글을 단다. 댓글을 통해 제품에 대한 고객 반응도 살핀다.

댓글을 잘 살핀 덕분에 임블리 만의 신제품도 생겼다. ‘아담블리’와 ‘롱블리’가 대표적인 예다. 미니 원피스 제품 사진에 한 고객이 남긴 ‘난 키가 커서 (옷) 기장이 짧다’는 글을 보고 임 상무가 낸 아이디어다. 같은 사이즈 제품이라도 본래 기장은 ‘아담블리’, 기장을 좀더 늘린 제품은 ‘롱블리’라고 이름을 붙였다. 임 상무는 "기장을 달리 한 덕분에 동일 제품 판매가 20~30%는 늘었다”고 했다.

2014년 12월 출시한 화장품 브랜드 ‘블리블리’도 꾸준히 성장 중이다. 경쟁 브랜드 스타일난다처럼 임블리 역시 고객들이 임 상무의 화장법과 화장품에 관심을 보이면서 만들어졌다. 임 상무가 직접 1년 정도 사용하면서 품질을 개선한 제품만 출시한다는 것. 그렇게 2014년 12월 처음 출시된 오드리피치와 바비멘탈 등 4가지 컬러의 립스틱은 준비한 물량 2만 개가 3일 만에 매진됐다. 이번 달 중순엔 쫀득한 제형의 ‘찹쌀떡 팩’도 선보였다. 내년 상반기엔 앞치마, 그릇 등 생활용품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서울 홍대에 5층 규모의 첫 플래그십 매장도 오픈한다.

임 상무는 “신진 디자이너,캐릭터 등과 협업한 제품으로 라인업을 더욱 다양화 하겠다”고 말했다. 부건FNC는 올해 5월 중국의 패션기업 보스덩그룹과 협약을 맺고 임블리의 중국 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유부혁 기자 yoo.boohy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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