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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부커상' 한강, 문화계 블랙리스트…“이들은 빼라” 콕 집은 명단

중앙일보 2016.12.28 15:43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지난 26일 문화체육관광부 등의 압수수색 과정에서 확보한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에 소설가 한강이 포함된 사실이 확인했다고 한겨레신문이 28일 보도했다.

“한강의 작품이 정부가 주관하는 우수도서 선정ㆍ보급 사업 심사 단계에서 ‘사상 검증’을 당한 사실이 알려지긴 했지만, 작품이 아닌 작가 본인까지 블랙리스트로 분류돼 관리된 사실이 드러난 것은 처음”이라고 한겨레신문은 밝혔다.

특검팀 관계자는 28일 “압수물 분석 과정에서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에 소설가 한강의 이름이 들어있는 것을 확인했다”고 했다. 한강은 소설 ‘채식주의자’로 올해 영국의 세계적 문학상 ‘맨부커 인터내셔널상’을 받으며 국제적 주목을 받았다.

‘문화융성’을 국정과제로 내세운 박근혜 정부가 한강을 블랙리스트에 올린 블랙코미디 같은 상황이라 신문은 분석했다. 정작 문체부는 지난 5월 당시 김종덕 장관 명의로 한강의 맨부커 인터내셔널상 수상을 축하하는 축전을 보내기도 했다.

앞서 문체부가 주최하고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이 주관하는 세종도서 선정ㆍ보급 사업 심사에서 5ㆍ18을 다룬 한강의 ‘소년이 온다’가 배제된 사실이 드러난 바 있다.

한편 지난해부터 잠복해있던 검열 논란은 ‘최순실 국정농단’을 거치며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로 폭발했다. 과거 정권에서도 자기 입맛에 맞는 코드 인사를 심거나 특정 예술단체를 편파적으로 지원해 시비를 일으킨 경우는 있었지만, “이들은 빼라”며 콕 집은 명단을 작성해 하달하고 정부차원에서 조직적으로 움직인 경우는 초유의 사태였다. 작성 의혹을 받고 있는 문체부 차관이 사의를 표명하고, 블랙리스트에 오른 인사들이 “부역자를 색출하자”며 칼을 빼드는 등 후폭풍은 장기화될 조짐이다.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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