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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동네에서 나 모르면 간첩이야" 동네 상인에 행패 부리던 50대 구속

중앙일보 2016.12.28 12:01
20일 오전 서울 은평구 응암동 지나던 버스에 박모(56)씨가 올라 행패 부리는 모습. [사진 서울 서부경찰서 제공]

20일 오전 서울 은평구 응암동 지나던 버스에 박모(56)씨가 올라 행패 부리는 모습. [사진 서울 서부경찰서 제공]

20일 오전 9시 25분쯤 서울 은평구 응암동의 한 도로를 지나던 시내버스에서 한바탕 소동이 벌어졌다. 박모(56)씨가 빨간불을 받고 대기중이던 7719번 버스문을 세차게 두드렸다. 운전기사가 문을 열자 마자 박씨는 버스에 올라타 "응암동에서 나를 모르면 간첩이지"라며 다짜고짜 욕을 해댔다. 버스기사와 실랑이 끝에 다음 정류장에서 앞문으로 하차한 박씨는 곧바로 버스 앞을 가로막고 선 채로 경찰이 출동할 때까지 20분을 더 버텼다. 버스에 타고 있던 승객들은 모두 버스에서 내려 다른 버스를 기다려야 했다.
경찰이 출동할 때까지 실랑이는 계속 되었다. [사진 서울 서부경찰서 제공]

경찰이 출동할 때까지 실랑이는 계속 되었다. [사진 서울 서부경찰서 제공]

서울 서부경찰서는 응암동 일대에서 묻지마식으로 행패를 부려온 박씨를 구속했다고 28일 밝혔다. 박씨는 올해 이 동네에 이사 온 뒤로 재래시장 상가 등에 들어가 "내가 누군지 아느냐"며 손님과 가게 주인에게 욕설을 하는 등 상습적으로 업무방해를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박씨는 손에 흉기를 감춘 시늉을 하려고 신문지를 말아 들고 위협을 하기도 했다. 박씨가 버스 앞에서 난동을 부리기 전까지 피해자들은 흉기에 찔리거나 보복을 당할까 두려워 경찰에 신고도 하지 못했다.

경찰에 따르면 박씨는 십 수년 전 이혼을 한 뒤, 가족이나 친인척 없이 혼자 살며 폭력성을 통제하지 못해 이 같은 범행을 반복해왔다. 경찰은 "박씨가 변변한 직업도 없이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기 위해 동네 영세 상가를 다니며 행패를 부려온 것 같다"고 전했다.

이현 기자 lee.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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