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한국, 지난해 미국 무기 6조원어치 구입

중앙일보 2016.12.28 02:35 종합 2면 지면보기
한국 정부가 지난해 미국에 지급한 방위비분담금의 여섯 배가 넘는 50억 달러(약 6조원)를 미국산 무기 구입에 쓴 것으로 나타났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그간 한국을 안보 무임승차국으로 비난하며 방위비분담금 인상을 요구했지만 한국은 방위비분담금 이상의 큰돈을 미국산 무기 구입에 쓰며 미국 내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고 있음이 확인됐다.

방위비 분담금 지급액 6배 넘어

26일(현지시간) 미국 언론들이 알린 의회조사국(CRS)의 ‘2008∼2015년 개발도상국으로의 재래식무기 이전’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지난해 미국과 50억 달러의 무기 도입 계약을 했다. 보고서는 지난해 미국과 대규모 무기 도입 계약을 맺은 국가로 사우디아라비아·카타르·한국을 지목한 뒤 “한국과의 계약에는 RF-16 정찰기 성능 향상 프로그램과 이지스 함재 전투 시스템 등이 포함됐다”고 밝혔다. 지난해 한국이 방위비분담금으로 미국에 지급한 돈은 9320억원이다. 같은 기간 미국에서 들여오는 무기 도입 계약액은 이 액수의 여섯 배가 넘는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이 지난해 체결한 전체 무기 도입 계약 금액은 54억 달러다. 이는 개도국 중 넷째로 카타르(175억 달러), 이집트(119억 달러), 사우디아라비아(86억 달러) 다음이다. 한국은 54억 달러의 계약 중 50억 달러어치를 미국에서 사들여 미국 방산업체의 ‘큰손’임이 재확인됐다. 한국이 무기 체계 다변화를 시도하지 않고 미국 무기 도입에 올인하는 이유는 한·미 동맹 때문이다. 주한미군이 주둔하고 있기 때문에 미군과 같은 무기를 쓰는 게 한·미 연합 방어 체계에서 더 효율적이다. 이는 주한미군 주둔으로 미국은 한국을 고정적인 무기 수출처로 확보하고 있음을 뜻한다.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은 지난해에도 전 세계 무기 시장에서 판매 1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미국이 각국과 체결한 무기 도입 계약 규모는 401억 5700만 달러(약 48조4000억원)로 전 세계 무기 거래액(800억 달러)의 절반을 차지했다.

워싱턴=채병건 특파원 mfemc@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