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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 탈당 유보 “김무성·유승민 정책 왜 따라가야 하나”

중앙일보 2016.12.28 02:15 종합 6면 지면보기
개혁보수신당(가칭)이 27일 창당을 공식 선언했다. 내년 1월 24일 창당을 목표로 내건 신당은 이날 새누리당에서 탈당한 29명과 지난달 먼저 탈당한 김용태 의원을 합해 30명으로 원내교섭단체 등록을 마쳤다. 신당은 “진정한 보수의 구심점이 되겠다. 진정한 보수 가치를 실현하겠다”며 보수정당의 주도권을 놓고 새누리당과 경쟁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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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신당은 새 깃발을 들기도 전부터 삐거덕거렸다. 당초 탈당파의 핵심 인물 중 하나로 꼽혔던 나경원 의원이 탈당을 유보하면서다. 나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지금의 새누리당과는 함께 할 수 없음이 명백하다”면서도 “신당이 개혁을 담아가는 방향에 대해 좀 더 신중하게 지켜보면서 합류하겠다”고 적었다. 나 의원은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선 “신당으로 갈 명분을 주지 않으면 1월 초에도 합류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날 “내년 1월 초 10여 명이 추가 합류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신당의 기대가 현실화될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개혁보수신당 출발부터 삐걱
나 의원 “신당 갈 명분 안 주면
1월 초에도 합류 안 하겠다”
유승민 “사당화라니…말도 안 돼”
김무성·유승민, 개헌 등 곳곳 이견

나 의원이 탈당 보류의 명분으로 내세운 건 유승민 의원과의 정책 노선을 둘러싼 이견이었다. 양측은 신당의 정강·정책 초안을 누가 만드느냐는 문제로 갈등했다고 한다. 신당은 이날 정강·정책을 맡을 7명의 의원을 선정하면서 각각 김무성·유승민 의원과 가까운 권성동·김세연 의원을 공동팀장으로 내세웠다.

나 의원은 “(유 의원 주장대로)안보는 보수이면서 경제는 진보로 좌클릭하는 것이 개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전통적인 보수 지지층에서 외면당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승민·김무성 의원이 합의하면 정강·정책을 우리가 그대로 따라가야 하느냐. 그건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에 유 의원과 가까운 이혜훈 의원은 “확정된 결론이 특정인(유승민 의원)에 의해 뒤집힌 사실이 없다”며 유 의원을 감쌌다.

나 의원이 탈당을 유보한 본질적 이유는 탈당파 내부의 주도권 다툼 때문이란 얘기가 나온다. 유 의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우리가 사당화(私黨化)가 싫어서 새누리당을 나온 마당에 김무성당이다, 유승민당이다 사당화한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얘기”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나 의원은 “(신당에 김무성·유승민 의원) 두 사람의 계파 의원들이 많다 보니까 잘못하면 계파로 비춰질 부분이 있다는 우려가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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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당의 두 축인 김무성·유승민 의원 간에도 시각차가 크다. 두 사람 모두 “어떠한 당직도 맡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당장 각종 현안을 놓고 잡음이 나온다. 대표적인 게 개헌 문제다. 김 의원은 “가급적 대선 전에 개헌하는 게 좋다”며 개헌을 고리로 비박·비문이 연대하는 진로를 신당의 선택지에 포함시키고 있다. 반면 유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개헌이 중요해도 개헌에 찬성하는 사람이 모여 정당을 하나로 한다? 그건 아니라고 본다. 과거 여당과 야당의 개헌 찬성자들이 개헌특위를 구성하곤 했는데 개헌특위가 하나의 정당이 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법인세율 인상에 대해서도 김 의원은 “경제 상황에 따라 점진적으로 인상해야 한다”며 유보적 입장이지만, 유 의원은 “복지 수준을 올리기 위해 법인세 인상이 필요하다”고 한다.

허진·백민경 기자 b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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