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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톡! 글로컬] 세금 3000억 쓰는 경북대, 청렴도 바닥인데 사과도 안하나

중앙일보 2016.12.28 01:17 종합 23면 지면보기
김윤호 내셔널부 기자

김윤호
내셔널부 기자

지난 20일 국민권익위원회는 전국 36개 국·공립대 청렴도 측정 결과를 발표했다. 36위 ‘첫째’ 꼴찌는 10점 만점 중 5.31점을 받은 한국과학기술원(KAIST). 바로 위 35위 ‘둘째’ 꼴찌는 5.38점을 받은 국립 경북대였다. 경북대는 지난해 같은 국민권익위원회 청렴도 측정 결과에서도 전체 36개 국·공립대 가운데 33위(5.36점)를 차지했었다.

대구·경북 1등 상아탑인 경북대의 도덕성이 바닥이다. 그간 사태를 짚어보면 ‘첫째’ 꼴찌를 면한 게 다행이다 싶다.

지난해 감사원 감사에서 경북대 3명의 교수가 정부의 연구비를 개인용도로 사용해 적발됐다. A교수는 2010년부터 2014년까지 취업한 학생들을 연구원으로 허위 등록해 3억여원의 연구비를 받아 2억5000여만원을 주식투자 등에 사용했다. 학교 관계자들은 ‘청렴하지 못한 대학’이 된 배경에 총장 공석 문제도 있다고 입을 모은다. 리더십을 발휘해 직원들의 기강을 바로 잡아야 하는 총장이 2014년 8월부터 지난 10월까지 2년여간 비어있었다. 익명을 원한 한 간부 교직원은 “청렴도 조사의 상당 부분이 교내 구성원 설문 결과인데 부패사건에 총장 공석까지, 당연히 청렴도 설문 답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 것 아니겠느냐”고 했다.

연간 3000억원 이상의 국민 세금으로 운영되는 대학이 경북대다. 충격적인 결과가 발표된 지 일주일이 지났지만 경북대 캠퍼스는 마치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조용하기만 하다. 누구하나 나서 공개적으로 사과 한마디 없다. “그래도 지난번 청렴도 조사 때보다 0.02점 올랐다”고 말하는 일부 교직원만 있을 뿐이다. 대구·경북의 자랑인 경북대는 부끄러움마저 ‘청렴’과 함께 잃어버린 걸까. 식품공학과의 한 학생(24)은 이렇게 말했다. “경북대 학생으로서 부끄럽다. 지역 대표 국립대로서 학교가 무겁게 이 결과를 받아들이고 더 투명해져야 한다”

김윤호 내셔널부 기자 youkno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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