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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취 풍기던 쓰레기 매립장, 풀내음 솔솔 생태교육장으로

중앙일보 2016.12.28 01:11 종합 23면 지면보기
지난 23일 오전 충북 청주시 흥덕구 문암동 문암생태공원 내에 있는 청주국제에코콤플렉스 강의실에서 청주 대성여상 3학년 학생이 자전거 페달을 구르며 웃고 있다. 감귤 5~6개를 믹서기에 넣고 페달을 구르자 1분 만에 감귤 주스가 완성됐다. [프리랜서 김성태]

지난 23일 오전 충북 청주시 흥덕구 문암동 문암생태공원 내에 있는 청주국제에코콤플렉스 강의실에서 청주 대성여상 3학년 학생이 자전거 페달을 구르며 웃고 있다. 감귤 5~6개를 믹서기에 넣고 페달을 구르자 1분 만에 감귤 주스가 완성됐다. [프리랜서 김성태]

지난 23일 오전 충북 청주시 흥덕구 문암생태공원. 지붕 위에 태양광 발전용 패널이 촘촘히 설치된 건물 여러 채가 보였다. 건물 안에 들어서자 교육관에서 수능을 마친 청주 대성여상 학생 200여 명이 지구온난화에 대한 강의를 듣고 있었다. 40분간의 강의가 끝나자 천연가습기 만들기 체험이 이어졌다. 짝을 이룬 학생들은 보라·분홍·살구색 등 부직포를 가위로 오리고 양면 테이프로 끝을 붙여 꽃봉오리 모양을 만들었다. 김상희(18)양은 “꽃 모양 부직포를 물이 담긴 페트병에 꽂으면 따로 전기를 쓰지 않고도 인체에 무해한 천연 가습기가 된다”며 웃었다. 교육관 한 쪽에서는 자전거 페달을 구르며 땀을 흘리는 학생들이 있었다. 페달 회전으로 발생한 전기로 믹서기를 가동, 귤 주스를 만드는 놀이다. “100V야, 조금 더 힘내. 우와 150V까지 올라간다.” 페달을 구를 때마다 믹서기에 담긴 귤이 주스로 변하자 강의실에 탄성이 쏟아졌다.

10월 문 연 청주국제에코콤플렉스
2000년까지 잡초도 안자라던 매립장
공원 조성 뒤 환경교육 시설도 건립
토종수목원, 원시야생체험장 등 갖춰
시범운영 거쳐 내년 다양한 환경사업

쓰레기 매립장이 시민들의 생태·환경 교육장으로 탈바꿈했다. 지난 10월 문암생태공원에 문을 연 청주국제에코콤플렉스다. 에코콤플렉스는 환경 교육을 주목적으로 건립된 전국 최초의 시설이다. 76억원을 들여 문암생태공원 내에 환경센터(1720㎡)와 연수동, 토종수목원(7624㎡), 원시야생체험시설(4263㎡) 등을 건립했다. 학생, 일반인 등 계층별로 각기 다른 교육프로그램을 마련했다. 모든 시설물은 태양광 발전과 지열에너지를 이용한다. 김은선 교육프로그램 국장은 “다소 딱딱하게 생각하는 기후변화와 생태보전, 친환경에너지에 관한 지식을 쉽고 재미있게 전달하는데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일부 학생들은 부직포를 가위로 오리고 테이프로 붙여 꽃 봉오리 모양을 완성했다. 물을 채운 페트병에 부직포를 꽂으면 천연가습기가 된다. [프리랜서 김성태]

일부 학생들은 부직포를 가위로 오리고 테이프로 붙여 꽃 봉오리 모양을 완성했다. 물을 채운 페트병에 부직포를 꽂으면 천연가습기가 된다. [프리랜서 김성태]

이곳은 1994년부터 7년간 임시 쓰레기 매립장으로 쓰였다. 청주 학천리 광역쓰레기매립장이 조성된 2000년 문을 닫았다. 이후에도 청주 외곽에 위치한 데다 고약한 악취까지 풍겨 찾는 사람이 없었다. 10년 전 청주 환경단체들은 방치된 쓰레기 매립장에 공원을 만들자고 제안했다. 염우 에코콤플렉스 관장은 “당시 ‘잡초도 자랄 수 없는 척박한 땅에 공원을 만드는 게 말이 되냐’는 의견이 많았다”며 “죽은 땅에 벌레와 새, 식물이 살아나는 공원을 만들고 남은 부지에 생태 교육관을 건립해 환경의 소중함을 일깨우고 싶었다”고 말했다.

에코콤플렉스에 앞서 2010년 조성된 문암생태공원(21만㎡)에는 야외 물놀이장과 캠핌장이 있다. 산책로와 어린이놀이터, 게이트볼 경기장 등 체육시설도 들어서 청주의 대표적 쉼터로 자리 잡았다. 무심천과 미호천이 합류하는 까치네에서는 철새와 억새, 습지도 구경할 수 있다. 미호천에서 최초로 발견된 천연기념물 제454호 미호종개 관찰 프로그램도 있다. 서혜원(18)양은 “메탄 가스가 나오는 오염된 땅을 원래대로 회복시켜 주는 식물과 토양 미생물 등 자연의 위대함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에코콤플렉스는 내년부터 환경교실을 운영하고, 생태환경교육 전문인력 양성 교육 등을 할 예정이다.

최종권 기자 choig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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