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지금 흐르는 드라마 배경음악은…” TV가 알려주네요

중앙일보 2016.12.28 01:00 경제 3면 지면보기
식탁에 앉아 저녁을 먹는데 TV에서 알람이 울린다. “프로야구 한화와 LG의 경기, 5분 뒤에 시작합니다.” 야구를 본 뒤 드라마를 시청하던 당신, 문득 드라마 배경 음악이 뭔지 궁금해졌다. 리모컨의 ‘뮤직’ 버튼을 누르니 음악 스트리밍 앱이 뜬다. 앱은 화면에서 나오는 음악을 듣고 해당 음원을 찾아준다. 버튼을 한번 더 누르면 전체 음악을 감상할 수 있다.
삼성전자 모델들이 다음달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소비자가전전시회(CES)에서 공개될 스마트TV의 새 서비스 ‘스포츠’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 삼성전자]

삼성전자 모델들이 다음달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소비자가전전시회(CES)에서 공개될 스마트TV의 새 서비스 ‘스포츠’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 삼성전자]

삼성전자가 내달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소비자가전전시회(CES)’에서 소개할 스마트TV의 새 기능인 ‘스포츠’와 ‘뮤직’이다. TV 사용자의 행태를 고려한 맞춤형 콘텐트 서비스를 강화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내달 CES서 선보이는 스마트TV
화질 경쟁에서 콘텐트 싸움으로
리모컨 누르면 앱으로 자동 연결
간편 UI 개발, 제휴사 확보가 관건

LG전자도 CES에서 내놓을 TV 신제품의 핵심 경쟁력을 ‘즐기는 TV’로 정리했다. 리모컨 버튼만 누르면 인터넷 앱이나 채널로 연결되는 ‘마이버튼’ 기능, 클릭 한번으로 프로그램 연관 콘텐트를 찾아볼 수 있는 ‘매직링크’ 기능 등이 대표적이다.

세계 TV 시장 1, 2위를 차지하고 있는 두 회사가 CES에서 화질이나 화면 크기가 아니라 콘텐트 서비스를 차별화 포인트로 내세운 건 우연이 아니다. “스마트TV 시장의 패러다임이 화질 경쟁에서 콘텐트 서비스 경쟁으로 옮아가고 있다”는 것이 정보기술(IT) 업계의 분석이다. 이번 CES에서는 그 트렌드가 더욱 뚜렷이 드러날 전망이다.
스마트TV의 핵심 경쟁력이 콘텐트 서비스가 돼야 한다는 건 스마트TV란 개념이 처음 소개되던 2010년 무렵부터 강조되던 얘기다. 화질과 화면 크기는 이미 상향 평준화돼 앞으로 크게 발전하긴 어렵다는 게 전자업계의 공통된 인식이다.

이 때문에 TV 제품(디바이스)을 넘어 이른바 ‘CPND(콘텐트-플랫폼-네트워크-디바이스)’라는 생태계 전체를 장악하는 회사가 진정한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는 맥락이다. 정구민 국민대 전자공학부 교수는 “애플이 높은 이익을 내는 배경엔 아이폰 자체의 수익 뿐 아니라 아이튠즈라는 미디어 플레이어와 애플뮤직이라는 음원 장사가 있다”며 “TV 제조사 역시 제품 만으로 수익을 내기보다 콘텐트 생태계를 구축해야 더 큰 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스마트폰·PC의 앱 서비스를 그대로 TV에 탑재하는 방식이었던 초창기 스마트TV는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지 못했다. TV란 기기의 특성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기 때문이란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TV는 대표적인 ‘수동적 매체’다. 소파에 기대 리모컨만 까딱거리며 본다는 의미에서 ‘린 백(lean back) 디스플레이’라고도 불린다. 이런 TV에 스마트폰과 같은 기능을 탑재한다고 한들, 사용자들이 키워드를 입력해가며 콘텐트를 검색하지 않더라는 게 시장의 결론이다.

이런 맥락에서 최근 콘텐트 서비스는 ‘더 게으르게 즐길 수 있는 맞춤형 콘텐트’로 진화하는 추세다. 내가 원하는 콘텐트를, 원하는 시간에, 적극적으로 찾지 않아도 대령해주는 서비스 말이다.

올해 CES에서 이미 삼성전자가 TV·셋톱박스·인터넷을 하나의 리모컨으로 조작할 수 있게 내놓은 것이나, 소니가 소니픽처스의 영화를 TV에서 실시간으로 재생해 볼 수 있도록 ‘울트라’란 앱을 출시한 것도 모두 이런 사용자 친화성을 염두에 둔 전략이다. 홍진우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기술기획연구실 책임연구원은 “앞으로 TV 제조사들은 얼마나 더 많은 콘텐트 제작사와 손을 잡았는지, 얼마나 간편한 UI를 개발했는지로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게 될 것”이라 고 전망했다.

임미진 기자 mijin@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