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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어서 좋은 인삼이라면, 피부에 발라도 좋지 않을까?”

중앙선데이 2016.08.28 00:04 494호 24면 지면보기

1966년 인삼의 효능을 담아 출시한 ‘ABC 인삼크림’. 설화수의 모태이자 K뷰티의 출발점이다.

1973년 출시된 인삼화장품 ‘삼미’. 당시 미국 하와이를 시작으로 일본·유럽·남미·중동 등 해외시장으로 수출됐다.



전 세계로 확산된 ‘한류’ 일등공신을 꼽자면 K팝과 K뷰티를 들 수 있다. 그중 K뷰티는 천연 원료를 활용한 한방화장품을 통해 ‘몸과 마음, 내면과 외면의 균형을 찾는다’는 콘셉트로 한국적인 아름다움을 세계에 전파시켰다. 아모레퍼시픽의 한방화장품 ‘설화수’의 50년 역사는 바로 이 K뷰티 선구자로서의 발자취라 할 수 있다. 특히 ‘바람·물·사람이 길러낸 걸작’이라 불리는 고려인삼을 활용한 화장품 연구는 설화수의 고집과 노력으로 이뤄낸 아시아 뷰티의 상징이다.

50년 인삼 헤리티지의 정수를 모아 새로 출시된 ‘4세대 자음생크림’


K뷰티 이끄는 설화수의 50년 히스토리

50년 전, ‘인삼 화장품’ 세상에 첫 선을 보이다아모레퍼시픽 창업자인 장원 서성환 회장은 인삼 재배지로 유명한 개성에서 유년시절을 보내며 자연스레 인삼의 뛰어난 효능과 가치를 체득했다. 또 평생의 스승인 어머니로부터는 원료를 고르는 남다른 안목과 품질에 대한 고집 또한 배울 수 있었다. 당시 어머니는 개성에서 동백기름을 제조하는 장인이었는데, 평소 “상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좋은 품질로 고객과 신뢰를 쌓는 것이고, 좋은 품질은 좋은 원료에서 나온다”고 가르쳤다.



청년으로 성장해 자신의 화장품 회사를 설립한 서 회장은 1960년 더 넓은 안목과 경험을 쌓기 위해 프랑스로 산업시찰을 떠난다. 그리고 향수의 고장인 그라스를 돌아보다가 ‘국가를 대표하는 식물 재배는 경제·문화 발전은 물론 아름다움까지 동시에 추구할 수 있는 매력적인 일’이라 깨닫고 유년시절의 인삼을 떠올린다.



당시까지 인삼은 먹어서 좋은 한방약재였을 뿐, 화장품 원료로 사용된 적은 없었다. 당연히 서 회장과 연구원들이 참고할 만한 자료는 전무했다. 인삼의 머리부터 뿌리 끝까지 추출물이란 추출물은 모두 뽑아보고, 그야말로 제로에서 시작할 수밖에 없는 연구가 시작됐다.



그리고 마침내 66년, 오늘날 설화수의 모태가 된 ‘ABC 인삼 크림’을 세상에 내놓았다. ‘먹어서 좋은 인삼이라면 피부에 발라도 좋지 않을까?’ 귀한 원료에 대한 이 단순하면서도 확실한 믿음이 일궈낸 결실이다.



하지만 이 상품은 시장에서 제대로 성과를 거두진 못했다. 인삼 특유의 향취나 피부에 발랐을 때 생기는 자극을 제거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도전과 실패의 날이 반복된 가운데 서 회장과 연구팀은 인삼 잎과 꽃에서 인삼의 유효성분인 사포닌을 함유한 추출물을 만들어 내는 데 성공했다. 73년 인삼 사포닌을 원료로 한 화장품 ‘진생삼미’가 출시됐다.



고려청자를 닮은 용기에 담긴 진생삼미 화장품은 그해 9월 하와이를 시작으로 일본·미주·유럽·남미 등으로 수출지역을 확대해 나갔다. 원료에서 디자인에 이르기까지 우리 문화의 저력을 담아 해외 시장의 문을 두드렸던 진생삼미(이후 삼미, 삼미진으로 리뉴얼)는 인삼과 화장품이라는 교집합을 성공시키며 K뷰티에 대한 가능성을 알렸다.

1987년 시작된 브랜드 ‘설화’. 수많은 천연 식물을 이용해 한방화장품의 초석을 다졌다.

1997년 설화에 빼어날 수(秀)를 더해 한방의 지혜와 현대 과학을 접목한 ‘설화수’를 출시했다.



설화, 한방화장품의 초석을 다지다‘삼미’의 성공은 인삼 외의 수많은 한방 식물에서도 피부에 이로운 성분을 추출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낳았다. 87년 피부에 아름다운 눈꽃을 피운다는 의미를 담은 ‘설화(雪花)’가 출시됐다. ‘한방 원료들을 배합해 피부를 보호하고 힘을 키워주는 자연유래화장품’이 콘셉트다. 율무·당귀·치자·감초 등 여러 한방 원료들에서 효능 물질들을 추출하고, 마음을 편히 가꿔주는 향을 도입해 한방화장품의 초석을 다졌다.



97년 설화는 ‘빼어나다’는 의미의 한자 수(秀)를 더한 ‘설화수’로 이름을 바꿔 또 한 번 진화한다. 한방 고서들을 탐독해 수천 가지 약재들의 효능과 가공법을 연구했고, 음양오행 이론과 7세 주기론 등의 한방 이론을 현대 피부 과학 관점에서 규명했다. 40여 년간 축적된 한방 원료 노하우와 기술을 기반으로 ‘홀리스틱 뷰티’를 위한 이론과 철학까지 담기 시작한 것이다.



설화수만의 독창적인 연구로 베스트셀러 ?윤조에센스?도 첫선을 보였다. 2000년에는 인삼연구의 정수를 담은 ?자음생크림?을 출시했고, 이번 달 4세대 자음생크림을 내놓았다. 뿌리와 꽃 속에 응축된 인삼 에너지로 피부 자생력과 방어력을 강화해 피부활력 및 안티에이징을 완성시킨다는 콘셉트다. 글로벌 브랜드로서 인삼 향과 질감을 취향대로 선택할 수 있도록 오리지널과 라이트 두 가지 버전을 내놓은 것도 눈에 띈다. 현재 설화수는 미국·중국·싱가포르 등 11개국에 진출해 글로벌 럭셔리 브랜드이자 아시안 뷰티 크리에이터로서 위상을 높이고 있다.



한편 설화수는 지난달 27일 ‘설화수, 글로벌 릴레이 50주년 행사’를 개최했다. 1966년 브랜드의 모태가 된 ‘ABC 인삼크림’ 탄생 50주년을 맞아 대만·말레이시아·싱가포르·홍콩·인도네시아·태국·중국·미국까지 총 9개 국가에서 잇달아 열리는 행사다. 현지 미디어와 VIP 고객을 초청해 설화수의 인삼연구, 아시아의 지혜에 대한 집념과 열정의 역사를 전하고 새로 출시된 4세대 자음생크림을 체험해 보기 위해 마련했다. ●



 



 



글 서정민 기자 meantree@joongang.co.kr, 사진 설화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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