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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저금리 1년 유지해 물가 뛰면 금리 3.5%로 올려야

중앙선데이 2016.06.05 00:48 482호 20면 지면보기

[사진 세계경제연구원]



이번 미국 대통령 선거는 경제가 주도하는 선거는 아닌 것 같다. 미국 경제 지표가 좋아졌지만 국민의 상당수가 이런 사실을 알지 못한다.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가 인기를 끄는 것이 미국 중산층의 소득이 줄어드는 등 국민 분노가 커진 탓으로 분석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 중산층 소득 감소는 단순 통계에 불과하다. 지난 20년간 중산층 소득이 크게 늘지 않는 등 전반적으로 실질 소득 관리가 되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나 기업이 주는 수당과 혜택, 정부가 주는 학비 보조금 및 주거 보조금 등 이전소득까지 합하면 중산층 소득은 줄지 않았다. 언론에서 소득이 줄고 있다고 틀리게 말해 경제 상황에 대한 불확실성만 키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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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엔 트럼프가 대통령 후보가 될 수 있을 지조차 불투명했다. 그렇지만 실제로 트럼프가 공화당 후보가 됐다. 총 투표권자 중 약 30% 가량이 트럼프를 지지하고 있다. 트럼프가 인기를 끄는 것이 문제가 아니다. 힐러리 클린턴의 민주당 내 인기가 높지 않은 것이 문제다. 힐러리가 민주당 대선 후보가 된다고 해도 경선 상대인 버니 샌더스 지지층이 힐러리를 싫어한다. 이들이 힐러리가 아닌 트럼프로 넘어갈 가능성이 있다. 트럼프는 영리하게도 좌파나 우파의 색깔 없이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겠다고 주장한다. 이런 주장에 누가 반대할 수 있겠나.



트럼프는 확실한 ‘와일드 카드(예측할 수 없는 요인)’다.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이 된다면 앞일이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모른다. 트럼프가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반대 입장인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TPP보다 더 중요한 미국의 대외 정책이 위험에 빠지게 될 것이다. 한국에 대해서 어떤 정책을 취할지 알 수 없다. 군사력 사용이나 대통령의 재량 예산 지출권 등 의회 통과가 필요없는 사안은 우려스럽지만 트럼프가 말도 안 되는 입법을 해도 하원을 거쳐야 하므로 최악은 면할 수 있다.



힐러리도 TPP를 반대한다. 그렇다 하더라도 힐러리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되면 TPP는 물론 한국에 별 타격은 없을 것이다. 힐러리는 샌더스가 TPP를 강력하게 반대하자 자신도 어쩔 수 없이 반대하게 된 경우다. 힐러리가 대통령이 된다면 의회 통과 과정에서 TPP 법안에 일부 조정이 있겠지만, 이는 미미한 수준에 불과해 한국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다.



 

자료: 블룸버그



임금·주택값 상승으로 소비심리 회복올 초 부진한 출발에도 미국 경제는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의 경기 상황을 감안하면 미국은 연간 2~2.5%의 경제성장률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경제 상황은 세계 에너지 가격의 급락으로 왜곡돼 있다. 물가가 왜곡된 것이다.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를 보면 1% 미만으로 오르는 데 그쳤다. 만약 여기서 에너지 요인을 제외하면 물가 상승률은 2~2.2%대에 이른다. 지난해 같은 기간(1.8%)과 비슷한 수준이다. 경제의 견실함을 보여주는 것은 물가만이 아니다. 4월 고용 지표도 긍정적인 신호를 보이고 있다.



에너지 가격의 하락은 미국 실물 경제의 모든 지형도를 왜곡하고 있다. 에너지 부문뿐만 아니라 에너지 부문의 영향을 받는 제조업과 산업 생산 활동의 부진도 초래한다. 때문에 경제 전반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다소 왜곡된 모습을 보게 된다. 그럼에도 미국의 경제는 견조하다. 미국 국내총생산(GDP)에서 지출의 70%를 차지하는 가계 부문은 건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우리는 완전 고용 상태에 이르렀고 4월 실업률은 5%다. 대졸자 실업률(2.4%)은 일반 실업률의 절반 수준이다. 실업률이 낮아지면서 더 많은 노동력이 노동시장에 진입하게 되고 이는 실질 임금을 끌어올리는 효과가 있다. 올 1분기 미국의 실질 개인 가처분소득은 전분기에 비해 2.9%나 늘어났다. 주택 가격이 5.5% 가량 오르며 가계 자산도 늘어났다.



탄탄한 고용 시장과 임금의 증가와 주택 가격 상승은 소비 심리 회복과 미래에 대한 더 나은 전망을 갖는 데 기여하고 있다. 소비자는 소비를 늘리고 있다. 최근 소매 판매 수치는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 1분기 이후 소매 판매는 5% 이상 상승했다.



 초저금리·재정적자가 미국 경제 위협하지만 위험은 있다. 미국 경제는 두 가지 위험에 직면했다. 단기 위험은 통화정책이 야기한 문제다. 10년 가까이 계속된 이른바 ‘비전통적 통화정책’으로 인해 초저금리와 제로 금리가 이어져 왔다. 저금리 상황에서 투자자는 자산을 통한 수익을 내기 위해 위험을 감수하게 됐다. 문제는 금리가 정상화되면 현재 과열된 자산 가격이 떨어져 손실을 내고 위험을 감수한 투자자도 타격을 입게 된다. 신용도가 떨어지는 고객에게 현금이나 자산을 빌려준 금융회사도 피해를 입게 되며 결국 경제 전반에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미국 경제의 장기 위험요인은 재정적자다. GDP 대비 부채 비율은 우려스러운 정도다. 10년 전 미국의 재정적자는 GDP의 1.7%, 부채비율은 36%에 불과했다. 현재 재정적자는 GDP 대비 2.5% 수준이고 부채비율은 74%에 달한다. 10년 뒤에 재정적자는 4.9%로 늘고, 연방정부 부채비율도 84%까지 높아질 것이다.



재정적자와 부채 문제에 대해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투자자는 보다 높은 금리를 요구하게 될 것이다. 이는 적자와 부채 해결을 위한 비용을 키워 결국 적자와 부채 규모가 커지는 악순환을 가져올 수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현재 GDP 대비 2.5% 수준인 재정적자 비율을 유지해야 한다. 그렇게 되면 부채 비율도 74%에서 50%까지 낮출 수 있다. 이것이 다음 정부가 직면한 숙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지난해 12월 금리를 올리며 올해 금리를 4번 인상할 것으로 예상했다. 아직 금리를 올리지 못했고 6월에 인상할지도 불투명하다. 이런 기조라면 2017년 말에는 연방기금금리가 실질적으로 마이너스 수준에 머물게 될 것이다. 이것은 잘못된 것이고 나쁜 정책이라고 생각한다. 완전 고용에 물가가 오르는 상황에서 실질 금리가 마이너스에 머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Fed가 금리 인상에 주저하는 데는 두 가지 이유가 있는 듯하다. 우선 실업률을 더 낮추려는 것이다. Fed의 예상에 따르면 2018년 실업률은 현재의 5%에서 4.5%로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두 번째 이유는 Fed가 밝히지는 않지만 미국 경제가 다시 침체에 빠졌을 때 발생할 상황에 대한 우려다. 경제 위기가 발생하면 Fed는 금리를 급격하게 낮추는 방식으로 대응해왔다. 하지만 현재 상황에서 금리를 크게 낮출 수 있는 여지가 없다. 위기가 왔을 때 금리를 낮출 수 있도록 Fed는 금리를 인상해야 한다.



경제가 침체에 빠지지 않게 하면서 금리를 3~3.5% 올리려면 어떤 방법이 있을까. 내가 생각하는 전략은 Fed가 1년여 저금리를 유지하며 물가를 3~3.5% 끌어올린 뒤 이후 물가를 잡기 위해 금리를 인상하는 것이다. 금리를 3.5%까지 올리면 경제가 약해졌을 때 대응할 수 있는 여력이 생긴다. Fed는 이것까지는 생각하는 것 같지 않다. 하지만 Fed가 생각해야 할 것이 이것이다. 만약 내가 맞다면 미국의 물가는 오르게 되고 금리도 인상되는 방향으로 가게 된다는 의미다.



 



중앙SUNDAY MBA는 국내외 저명한 연구기관과 컨설팅 그룹이 추천하는 명강의를 엄선해 게재합니다.?이번 주에는 '미국 대통령의 경제 교사'로 불리는 마틴 펠드스타인 미 하버드대 석좌교수의 세계경제연구원 강의 내용을 정리했습니다. <편집자주>



 



정리=하현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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