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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색 모피, 90년대 복고풍에 주목

중앙선데이 2016.04.03 00:03 473호 24면 지면보기
지난달 22일부터 26일까지 5일간 올 가을겨울 패션 트렌드를 미리 엿볼 수 있는 2016 FW 헤라서울패션위크가 DDP에서 열렸다. 디자이너 브랜드와 패션 기업을 포함해 총 41개의 쇼가 화려한 무대를 펼쳤다. 위축된 경제의 영향으로 지나치게 화려하거나 장식적인 옷보다는 바로 무대에서 내려와 거리로 나가도 좋을 만큼 실용성을 강조한 옷들이 많이 등장한 게 이번 시즌의 특징이다. 문화계 전반을 강타한 90년대 복고 트렌드는 패션계에도 어김없이 등장했고, 젊은 디자이너들의 무대에선 남성복과 여성복이 고르게 등장한 것 또한 눈에 띈다. 중앙SUNDAY S매거진이 올 가을겨울 패션 키워드를 정리해 보았다. 지금 봄맞이 옷장을 정리하고 있다면 무엇을 남겨두고 무엇을 치워야 할지 참조하시길.




2016 FW 헤라서울패션위크 키워드 9

1 퍼(fur), 퍼(fur), 퍼(fur) 올 겨울을 위해서는 퍼(fur) 아이템을 하나는 장만해야 할 듯하다. 위축된 경제를 감안해 인조 모피를 활용한 옷들이 대거 무대에 올랐다. 테디 베어 인형을 안았을 때처럼 옷 전체를 복슬복슬한 퍼로 만든 코트가 나왔는가 하면(비욘드 클로젯, 푸쉬버튼), 칼라·안감·소매·밑단 등의 일부만 퍼를 두른 트리밍 디자인(미스지 컬렉션, 오디너리 피플)도 여럿 등장했다.



2 섹시한 슬릿 스커트 길이나 위치와는 상관없이 슬릿(트임)이 길게 들어간 스커트도 여럿 눈에 띄었다. 이 디자인의 특징은 우선 활동성이다. 폭이 좁은 스커트의 경우 보폭이 적어서 움직임이 불편한데 트임은 이런 단점을 보완해준다. 무엇보다 움직일 때마다 슬쩍슬쩍 다리가 보이는 섹시함도 빼놓을 수 없다. 치맛단이 펄럭이는 모습은 걸음걸이에 리드미컬한 분위기까지 연출해 생기를 더한다(기옥, 노앙, 요하닉스).



3 컬러는 레드 앤 카키 가을겨울에는 전통적으로 블랙 앤 화이트가 대세인 가운데 아이보리와 회색이 거드는 게 전반적인 컬러 무드다. 올해도 이 공식에는 변함이 없다. 그중 시즌마다 눈에 띄는 컬러 포인트가 있다. 올 가을겨울에는 남녀 불문하고 퓨어 레드 또는 오렌지를 살짝 섞은 듯한 레드 컬러 아이템 하나쯤 장만해야 할 것 같다(카이, 디그낙, 에이치 에스 에이치). 차분하고 중성적인 컬러인 카키색도 다양한 명도와 채도로 변주되면서 은은한 컬러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노케, 비욘드 클로젯).



 



4 허를 찌르는 전위적인 커팅 기존 관념을 무너뜨리는 의외성은 디자이너의 로망이다. 알렉산더 맥퀸의 해골 프린트나 제레미 스콧의 교통신호등 같은 독특한 프린트는 없었지만 전혀 생각지 못한 라인 디자인을 선보인 브랜드들이 있었다. 이런 디자인들은 특별한 장식이나 프린트가 없어도 옷의 실루엣과 분위기가 신선하게 느껴진다(노케, 무홍, 쿠만). 전위적인 라인을 살리기 위해 지퍼를 활용한 디자인도 눈에 띄었다(요하닉스).



5 실용성과 멋 겸비한 블루종 소매와 밑단을 신축성 있는 직물로 처리한 블루종 점퍼가 봄에 이어 가을겨울까지도 유행할 전망이다. 항공 점퍼, 스포츠 점퍼와 모양이 비슷해서 일단 활동성이 좋은 게 특징이다. 더불어 가죽·모직·퍼·나일론 등 다양한 직물을 활용하면 캐주얼부터 클래식까지 여러 가지 분위기를 낼 수 있다(곽현주 컬렉션, 비욘드 클로젯). 기본은 허리 위까지 오는 짧은 길이의 점퍼 형태지만 롱코트로 변형해 색다른 분위기를 연출하거나(문수권) 비즈 등의 반짝이 장식을 넣어 여성스러운 분위기를 강조한 디자인(요하닉스)도 눈에 띄었다.



6 소매는 길게 더 길게 원래 안에 입는 셔츠나 블라우스의 길이는 겉옷 소매보다 짧거나 보이더라도 살짝만 보이는 길이가 정석이다. 하지만 신선한 디자인에는 늘 파격이 따르는 법. 여러 디자이너가 길이를 과장한 상의를 선보였다. 스웨터를 입고 같은 디자인의 스웨터를 머플러처럼 목에 두르고 나온 착장은 스타일 면에서 한 번쯤 따라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고(노앙), 너풀거리는 소맷단이 겉옷 바깥으로 나온 블라우스들은 세련돼 보였다. 가을겨울 아이템의 꽃이라 할 수 있는 스웨터는 소매 길이뿐 아니라 프린트 면에서도 신선한 디자인이 여럿 보였다. 니트의 꼬임에만 집중해 은은한 멋을 살리는 게 스웨터의 기본이라면, 올해는 타이포그래피와 만화 캐릭터를 이용해 트렌디한 감각을 살린 디자인이 여럿 등장했다(문수권, 에이치 에스 에이치, 푸쉬버튼).



 



7 패션에도 90년대 복고풍 바람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88’로 절정에 오른 90년대 복고 바람은 문화계 전반을 흔들고 패션에까지 영향을 미쳤다. ‘응팔’ 주인공들이 입고 나왔던 더플코트(노앙, 미스지 컬렉션)가 올 가을겨울 거리를 채울 예정이다. 또 각 지고 과장되게 큰 어깨를 가진 더블 브레스티드 재킷들이 대거 등장할 전망이다(스튜디오 K, 푸쉬버튼, 곽현주). ‘문수권’의 디자이너 권문수는 “90년대 인기를 떨쳤던 그룹 ‘룰라’의 리더 이상민의 시그니처 룩에서 영감을 얻었다”며 아예 쇼 무대 자체를 90년대 콘서트장으로 연출하고 스웨트 셔츠에 ‘OPPA OPPA(오빠오빠)’를 프린트한 옷을 선보였다.



8 젊음 가득한 스트리트 스타일 ‘애슬래틱(Athletic)’과 ‘레저(leisure)’의 합성어인 애슬레저 룩의 인기는 당분간 계속 될 것 같다. 운동 또는 레저용 의상으로 많이 쓰이는 후드 점퍼, 스웨트 셔츠, 죠거 팬츠 등이 이번 2016 FW 무대에도 빠짐없이 등장했다. 점퍼는 물론이고 정장용 재킷과도 믹스매치하는 등 활용성 또한 다양해졌다(곽현주, 쟈렛, 무홍). 스웨트 셔츠에 비즈 장식을 달아 고급스럽게 연출한 디자인도 눈에 띈다(앤디앤뎁). 찢어진 청바지, 다른 천을 덧댄 패치워크 스타일(푸쉬버튼), 가죽바지와 인디고 블루 데님(무홍), 컬러풀한 그래픽 아트가 들어간 디자인(비욘드 클로젯) 등 젊은이들이 좋아하는 스트리트 스타일의 옷들도 모든 브랜드에서 고르게 선보였다.



9 클래식한 느낌의 체크 재킷 계절과 상관없이 사랑받는 무늬가 체크다. 올 가을겨울에도 체크무늬는 여전히 강세다. 다만 형태는 훨씬 다양해졌다. 전통적인 체크 코트는 물론이고(곽현주, 기옥, 카이) 체크무늬를 다른 직물과 패치워크 형태로 조합시킨 디자인도 나왔(쿠만). 바지 역시 클래식한 느낌의 디자인이 강세다. 종아리까지 오는 크롭 팬츠나 엉덩이가 길게 늘어진 조거 팬츠는 많이 사라지고 대신 정통 클래식 재킷·코트에 어울릴 만한 길이가 길고 통이 다소 넓은 팬츠들이 여러 브랜드에서 고르게 등장했다(송지오, 권문수).



 



 



글 서정민 기자 meantree@joongang.co.kr, 사진 전호성 객원기자·서울패션위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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