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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 대·중소기업 참가 ‘한국기업 복합 산업단지’, 인건비·시장 등 감안 추진해 볼 만

중앙선데이 2016.02.03 00:32

2015년 8월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UN2030지속가능발전어 젠다와 한국’ 콘퍼런스. 한국의 아프리카 투자는 국제사회가 추구하고 있는 지속발전 목표(SDGs)와도 연계된다. [중앙포토]



한국의 대아프리카 경제협력은 산업 분야의 투자로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다. 한국의 투자는 최근 아프리카 국가들이 정책의 초점으로 삼고 있는 경제 전환(Economic Transformation)과 일치한다. 국제사회가 추구하고 있는 지속발전 목표(SDGs·Sustainable Development Goals)와도 연계될 뿐 아니라 아프리카와 한국에 공동의 이익을 가져다주는 ‘윈윈(win-win)’ 전략이 될 것이다.


한국-아프리카 경제협력

 



한국 기업 진출 상대적으로 미온적대부분의 아프리카 국가들은 1960년을 전후해 독립한 이후 농업 발전에 중점을 두어 왔다. 그러나 여전히 농업 부문은 낙후돼 있고 생산성이 낮으며 농업사회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오랫동안 외국의 원조를 받아 왔으나 경제발전을 이루지 못해 원조의 효과성에 한계를 보여준다.



최근 선진국을 비롯한 중국 등 신흥 공업국가의 직접투자 및 인프라 건설로 아프리카 진출이 늘면서 아프리카 경제는 비교적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2014년 아프리카 전체의 외국인 직접투자액은 540억 달러에 달했으나 자원 개발과 연계된 인프라 투자가 주를 이루었고 제조업 투자는 제한적이었다. 한국기업의 아프리카 진출은 상대적으로 미온적이었다.



아프리카에는 1970년대 이후 114개의 산업단지가 조성됐으나 큰 성공을 거두지는 못했다. 아직도 많은 아프리카 국가들이 단순 생활필수품까지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전체 수출에서 제조업 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15%에 불과하다. 따라서 아프리카에 한국 기업 전용공단을 구축한다면 아프리카 산업화에 기여하게 되며 바람직한 경제협력 기회가 될 것이다.



한국 기업 전용 산업단지 구축아프리카 국가들은 오랫동안 외국인 직접투자 유치를 위해 노력해 왔으나 실적은 아직 미흡하다. 나이지리아 등 일부 아프리카 국가들은 외국기업 전용 산업단지 조성을 추진했으나 투자 지연, 사업권 매매, 관리 문제 등으로 투자계획을 변경하고 국적에 관계없이 외국기업의 입주를 허락하고 있는 실정이다. 에티오피아의 수도 아디스아바바의 ‘볼레 레미 산업단지’에는 한국·중국·인도 등 여러 국가의 기업이 같은 단지에 입주해 있다. 이들은 투자기업 간 기술인력 유치 경쟁 및 기술유출 등으로 어려움을 토로하기도 한다.



아프리카에 ‘한국 기업 전용 산업단지’가 조성된다면 대기업 및 중소기업이 공동 진출하는 ‘복합 산업단지’ 구축 방안을 모색해 볼 수 있다. 이는 한국의 동반 성장을 아프리카에 확대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으며, 한국 산업화의 성공 모델을 아프리카 국가들과 효율적으로 공유하는 데 기여할 것이다.



한국 기업 전용 산업단지는 몇 가지 특징을 가지고 추진될 수 있을 것이다. 첫째는 투자자원 및 투자 참여기관의 다양성이다. 민관 협력과 다자협력 틀에서 진출 대상 국가 정부가 산업단지 부지 이용에 대한 법적 근거와 절차를 마련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진출 대상국 정부는 세계은행 및 아프리카 개발은행 등과 협의해 단지 조성에 필요한 인프라 건설 및 유틸리티를 지원하도록 제안할 수 있을 것이다. 진출 대상국의 협조를 얻기 위해서는 국가 간 투자 조건에 대한 합의가 선행돼야 할 것이다.



한국의 무상 원조기관인 한국국제협력단(KOICA)은 직업훈련 분야에, 유상 원조기관인 수출입은행은 일부 인프라 건설에 참여하도록 제안할 수 있을 것이다. 진출기업은 공장의 생산설비를 투자하도록 하되 현지 기업과 합작투자도 고려해 볼 수 있다. 이렇게 여러 기관이 공동으로 참여할 경우 투자위험은 줄어들게 된다.



둘째는 ‘한국기술이전센터’를 설립해 기술이전에 효율성을 추구하도록 하는 것이다. 가능하다면 공적개발원조(ODA)를 이용해 직업훈련기관을 운영함으로써 기술인력을 양성해 다른 산업단지와 차별화를 모색할 수 있을 것이다. 아프리카 국가에 투자하는 외국기업들은 그간 기술이전에 소홀했다. 인적자원개발 모범국가인 한국은 전용 단지를 운영하면서 교육훈련과 기술이전을 연계할 수 있을 것이다.



셋째는 수입 대체형 및 수출 주도형 산업을 동시에 발전시키도록 하는 것이다. 아프리카의 여러 국가들은 수출산업단지에 주력하고 있으나 생산품의 국제 경쟁력이 취약하다. 아프리카 국가들의 제조업 제품 수입이 꾸준히 늘고 있어 외환 부담도 가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양질의 수입 대체상품을 생산해 무역수지에 도움이 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 에티오피아의 경우 인구가 1억 명에 이르나 양질의 칫솔을 생산하는 기업이 없다. 내수 시장을 살펴보면 수입 대체형 투자 분야가 많은 것을 알 수 있다.



한국 기업 전용 산업단지를 성공적으로 조성하기 위해서는 참여기관들의 긴밀한 업무 협조가 필요하다. 준비 단계에서는 국제기구, 진출 대상국 정부, 한국 정부, 한국 기업 등이 사전조사와 타당성 조사, 입지 선정, 인프라 건설, 참여기관의 역할 등에 대한 세부 협의를 거쳐야 할 것이다. 국가 차원의 협의기구로 ‘산업단지 특별위원회’를 구성·운영할 수도 있다. 단지는 단계별로 추진하되 제1단계로 지리적 위치와 투자 여건을 고려해 잠정적으로 에티오피아·세네갈·가나 등 3개국을, 제2단계는 탄자니아·코트디부아르·모잠비크 등 3개 국가를 면밀히 검토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초기 산업단지가 성공적으로 운영된다면 향후 10년 이내 아프리카 대륙 내 한국 산업단지의 수를 최대 30개까지 확대 가능할 것이다. 구체적인 진출 대상 국가와 산업 분야 선정은 타당성 조사를 거쳐 확정하도록 한다.



투자 대상 산업 분야의 경우 초기단계에는 섬유 등 노동집약 산업, 중화학, 전기·전자, 기계 조립, 최첨단 산업까지 다양한 분야를 고려해 볼 수 있다. 특히 농산물 가공업, 음료, 유가공업은 농촌지역의 소득 증대에도 기여할 수 있다. 이후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서는 제조업 발전에 필수적인 기계조립 및 금속 분야를 비롯해 석유화학·재료·금속·시멘트·알루미늄·제철·고무 제조업 등을 포함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최근 한국 기업의 국제 경쟁력이 둔화되면서 성장의 한계를 체험하고 있는 분야들로, 아프리카에 진출함으로써 산업의 지속 발전이 가능해질 것이다.



한국 기업 전용공단 조성에 대한 아프리카 국가의 입장도 추정해 볼 수 있다. 아프리카 국가들은 대부분 선진국의 식민 지배를 경험해 선진국 투자에 반감을 가지고 있다. 중국의 대아프리카 제조업 및 인프라 투자가 폭발적으로 늘면서 중국의 과감한 투자와 중국인의 급속한 증가에 저항감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많은 중국인이 일반 소매업까지 진출을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아프리카 국가들은 한국의 경우 국가 규모가 작아 아프리카 경제·정치에 위협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그러면서도 기술은 세계적 기업과 경쟁할 정도로 발달돼 있어 산업화에 한국이 적극적으로 참여하기를 원하고 있다. 이러한 주변 여건은 한국이 투자 대상국 정부와 투자 관련 협력을 진행하는 데 긍정적 요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인력 재고용 효과도 기대한국 기업 전용 산업단지는 한국 기업이 신흥국가들과의 경쟁에서 벗어나 새로운 시장 개척과 도약의 기회를 마련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최근 논의되고 있는 한국 기업 구조조정에 따른 인력의 재고용도 기대할 수 있다. 즉 아프리카에서 한국 경제의 새로운 성장 모멘텀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아프리카는 10억 이상의 인구 중 60%가 30세 이하의 젊은 층으로 구성돼 있어 인건비가 저렴하고 경제발전 잠재력도 무궁무진하다. 한국 기업에는 매력적인 투자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아프리카 국가들은 고용기회 확대, 기술 습득, 수입대체 및 수출기회 확대, 경영 및 기술 능력 학습 등을 기대할 수 있으며 지속 발전의 기반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한국 산업단지가 아프리카와 새로운 경제협력 모델을 만드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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