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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특성화 대학 35곳 이론 공부·현장 실습 50%씩

중앙선데이 2015.10.18 00:08 449호 6면 지면보기
국민대 컴퓨터공학과 임성수 교수는 “우리는 그동안 TV·휴대전화 등 하드웨어를 만들기 위한 단순한 소프트웨어(SW) 공급에 몰두해 왔다. 그러는 동안 빅데이터·클라우드·앱서비스 개발 등 고부가가치를 만드는 SW 서비스 분야의 발전이 늦어졌다”고 지적했다.



?미국은 물론 중국과 캐나다 등은 SW의 가치를 일찍부터 깨닫고 연구인력 양성을 위한 투자에 힘써 왔다. 현재 SW 관련 사업은 수조원의 가치를 창출하며 국가경제를 일으키는 신성장 동력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 같은 배경에는 각국 정부와 대학의 SW 관련 학과의 혁신과 인재 육성 노력이 숨어 있다.  

캐나다 워털루대 공과대학 1학년 학생들이 엔진 정밀분석 실험실에서 디자인에 따른 기능을 살펴보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사진 위). 중국 베이징대 소프트웨어학과 학생들이 아시아 마이크로소프트연구소를 방문해 최신 기술에 대한 질의응답 시간을 갖고 있다. 베이징대는 기업에서 직접 실무를 경험해 보는 교류 프로그램을 활발히 운영한다. [사진 워털루대·베이징대]


외국 학교 소프트웨어 교육 프로그램

중국 정부 10년간 10억 위안 투자 중국은 10여 년 전부터 SW 산업의 중요성을 깨달았다. 2000년 6월, 중국 국무원에서 SW 산업 발전을 촉진하기 위한 정책을 발표했다. 추후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해야 하는 상황에서 해당 산업을 발전시키는 것이 중요한 과제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당시 중국은 국가 차원의 막대한 자금과 인력을 투입할 것을 예고하며, 이른바 ‘국가 시범성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National Pilot Software Engineering)’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주요 대학에 SW 학과를 설립하고, 학과 운영과 학생 지원에 들어가는 비용을 국가가 적극 지원키로 한 것이다.



?전국 35개 특성화 대학을 선정해 총 10억 위안(약 780억원)을 투자했다. 교원 임용도 파격적이었다. 산업계에서 실무를 담당하고 있는 겸직 형태의 교수를 임용해 실제 쓰이는 이론과 기술 중심의 커리큘럼을 짰다. 실무와 동떨어진 교과목은 과감히 폐지했다.



?프로젝트를 통한 실습 과정도 강조했다. 한 학기에 이론을 배우면 그 다음 학기는 바로 현장실습에 들어가고, 또다시 새로운 이론을 배우면 다시 실습 학기에 들어가는 커리큘럼을 구성했다.



 예컨대 베이징대 학생은 2년 동안 풀타임 교수에게 기초이론을 들은 뒤 1년 동안 기업 출신 교수에게 실무에 쓸 지식을 전수받는다. 그리고 다음 1년은 기업에서 실습받도록 했다. 졸업 시 바로 SW 개발에 투입될 수 있는 인재를 배출하기 위함이다.



?글로벌 합작 프로젝트도 수행토록 했다. 지난 10년 동안 국가 시범성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프로젝트로 총 245개의 국외 대학과 81개의 합작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수업에서는 영어와 중국어를 동시에 쓰도록 해 SW 기술이 글로벌 시장에서도 통용될 수 있도록 했다.



 결과는 예상을 뛰어넘었다. 프로젝트 시행 10년 동안 SW 시장은 약 20배 커졌다. 2011년 중국의 SW 산업은 1만8400억 위안(약 327조8144억원)의 수익을 냈다.



?임 교수는 “중국의 SW 산업 발전은 전체 중국 GDP 발전 속도를 훨씬 뛰어넘는다. 이것이 알리바바와 샤오미 같은 IT 회사가 나오게 된 배경”이라고 말했다.



 캐나다 온타리오주의 워털루대도 SW 인재를 양성한 대표적인 사례다. 1957년에 설립된 이 대학은 캐나다의 MIT로 불리는 엔지니어링·사이언스 중심 대학이다. 이곳에서 눈에 띄는 교육방식은 기업과 함께하는 ‘코업(Co-op)프로그램’이다. 코업프로그램에 참여한 학생은 4개월로 구성된 총 14번의 학기를 수업 학기와 취업 학기를 반복한다. 처음 입학해 4개월은 학교에서 이론수업을 듣고, 다음 4개월인 2학기엔 해당 이론을 기업에서 실무에 적용한다. 그러다 보니 졸업 시에는 총 24개월(4개월씩 6번)의 취업 경력을 갖는다. 학기 중에 취업할 때는 임금의 3분의 2를 정부에서 지원해 기업 부담을 덜어준다.



글로벌 IT 기업, 워털루대 학생 유치 경쟁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 정대경 수석연구원은 “학생은 취업으로 실무 경험을 쌓고, 학비와 생활비를 충당할 수 있어 만족도가 상당히 높다”고 말했다. 하지만 취업 학기는 결코 만만치 않다. 학기마다 엄격한 업무 평가가 이뤄진다.



? 정 박사는 “코업학기에 좋은 업무성과가 나와야 다음 코업 취직 시 좋은 직군으로 갈 수 있고, 또 이는 정규 취업으로 이어지므로 모두 열심히 한다”고 말했다. 세계적인 IT 기업인 구글·애플·페이스북·아마존 등은 워털루대의 우수 학생을 유치하기 위해 경쟁을 할 정도다. 실제 마이크로소프트사의 엔지니어 중 워털루대 출신이 가장 많다.



 중국과 캐나다뿐 아니라 다른 많은 나라에서도 SW 교육을 위해 힘쓰고 있다. 미국의 스탠퍼드대는 일찍이 글로벌 SW 산업의 변화를 감지하고 2008년 대대적인 커리큘럼 혁신을 추진했다. 기존의 전통적인 컴퓨터 사이언스 교과과정에서 탈피해 활용도 높은 기술 과목을 배치했다. 또 모든 학부생은 기업체 연수를 최소 2학기 이상 받도록 해 실무를 익히도록 했다.



?미국 새너제이주립대도 실무 능력 위주의 커리큘럼과 실리콘밸리 지역 업체들과 긴밀한 인턴십으로 100% 취업률을 보이고 있다. 미국 하베이 머드 칼리지 또한 학부 때부터 기업의 팀원으로 프로젝트를 수행해 실무능력을 향상시키고 있다.



유럽 국가들 초등학교부터 의무교육유럽에서는 초·중·고에서부터 SW 교육을 강화하고 있다. 유럽 지역 31개 국가 교육 관련 정부기관은 ‘유러피안 코딩 이니셔티브(European Coding Initiative)’라는 프로젝트를 실시했다. 전공 분야와 상관 없이 모든 학생이 코딩(SW를 만드는 과정)을 배워 SW를 통한 미래 혁신가치를 만들 줄 알아야 한다는 취지에서다. 현재 기본 교육과정에 코딩 과목을 편입시킨 유럽 국가는 13개국이며, 계획 중인 국가는 7개 국가다.



?영국의 경우 만 5세부터 주당 50분 이상, 인도는 초등학교 2학년부터 주 1시간 이상, 일본은 중학교부터 연 55시간, 고등학교에선 연 70시간 SW교육을 받도록 했다. 중국도 초등학교 3학년부터 연 70시간 이상 교육시간을 배정했다.



?임 교수는 “우리나라도 초등학교부터 SW와 친숙해지도록 교육환경을 개선해야 한다. 대학 과정부터 실무에 바로 투입해 기업에서 바로 성과를 낼 수 있는 인재를 만들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기존 단순 프로그래밍 교과목에 집중된 대학교육을 완전히 개편하는 범정부적 차원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배지영 기자 bae.ji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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