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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나무 마디 원리로 세운 기둥 828m 세계 최고층 탄생 비결

중앙선데이 2015.08.16 00:10 440호 6면 지면보기
첨단 건축 공법 총망라 수직 도시를 향한 인간의 도전은 언제까지 지속될까. 하늘을 찌르며 스카이라인을 바꾸는 초고층 빌딩 건설에 한국 기업의 발걸음이 당차다. 현재 세계에서 가장 높은 빌딩은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 들어선 ‘부르즈 칼리파(Burj Khalifa)’. 높이는 인간이 쌓을 수 있는 한계치 800m를 넘어선 828m(162층)다. 하늘에서 가장 먼저 닿는 이 건물은 영화 ‘미션 임파서블4’ 촬영지로도 소개됐다.


한국 건설이 자랑하는 첨단 기술 삼성물산 ‘부르즈 칼리파’

얼마나 높은지 수치로는 실감하기 어렵다. 뉴욕의 상징이자 세계 최초로 100층을 돌파한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381m·102층) 두 개를 쌓아 올린 높이보다 높다. 한때 우리나라 초고층 빌딩의 상징이었던 63빌딩(249m)을 세 개 쌓은 데다 25층짜리 아파트 하나를 더해야 높이가 비슷해진다. 바벨탑은 무너졌지만 부르즈 칼리파는 사막지대에 우뚝 솟았다. 여기에는 삼성물산의 과학기술 역량이 녹아 있다.







두바이 사막에 우뚝 선 세계 최고 162층

높이 800m가 넘는 마천루의 건설은 어떻게 가능했을까. 갖가지 첨단 건축 공법을 동원하지 않고는 불가능하다. 건물이 높아지면 바람·지진·자체 중량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부르즈 칼리파는 설계 단계에서 바람을 견디는 메가 칼럼 시스템(Mega Column System)이 적용됐다. 메가 칼럼은 초고층 건물 건축 시 횡력에 효율적으로 저항하도록 사용된 큰 단면을 가진 거대 기둥이다. 이 기둥은 외곽으로 배치할수록 횡력에 저항하는 힘이 세진다.

여기에 바람에 잘 적응하는 대나무 마디의 원리도 적용했다. 30층마다 아웃리거로 견고하게 설계해 바람에 의한 변형을 막았다. 아웃리거는 대나무 마디 역할을 하는 구조물을 말한다. 게다가 건물 외부는 나선형 패턴으로 이뤄져 바람의 영향을 분산시킨다. 이런 시스템을 통해 초속 40m의 바람도 견디도록 만들었다.

이뿐 아니라 건물의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측정하고 분석하는 센서가 빌딩 곳곳에 설치돼 있다. 이렇게 모인 데이터는 다른 초고층 구조물 설계에 반영할 수 있다.

견뎌야 하는 것은 외부 힘만이 아니다. 자체 중량도 견뎌야 한다. 무거운 중량은 기둥을 변형시킬 가능성이 있다. 이런 위험을 방지하기 위해 시공 단계별로 변위를 예측하고 보정하는 광학센서와 GPS가 도입돼 실시간으로 변위를 모니터링하고 즉시 보정·시공이 가능하도록 했다.

저층부에는 특별한 콘크리트가 사용되었다. 삼성물산이 개발한 200㎫(메가파스칼)의 고강도 콘크리트다. 1㎠의 콘크리트가 2t의 하중을 지탱한다. 시멘트에 화학물질과 초미세 합성섬유를 혼합해 만든 콘크리트다.



30층마다 아웃리거 세워 건물 변형 막아

부르즈 칼리파는 높이만큼이나 빠른 시공으로도 유명하다. 59개월 만에 완공됐다. 시공방법·장비·거푸집 등 모든 기술 요소를 최적화한 덕분이다.

우선 지상에서 기둥과 벽의 철근을 조립해 타워크레인으로 한번에 작업 장소로 운반해 설치하는 기술이 적용됐다. ‘층당 3일 공정’의 핵심 기술이다.

거푸집은 건물 핵심 벽체인 코어(Core)에서 분리하지 않고 거푸집이 스스로 올라가는 ACF(Aautomatic Climbing Form) 공법을 적용했다. 거푸집 해체·설치에 따른 공사 기간을 줄일 수 있었던 이유다.

지상에서 만든 콘크리트는 고층까지 수직으로 운송하는 방식을 택했다. 고압펌프와 배관을 통해 고층으로 바로 압송하는 방법이다. 물처럼 부드러우면서도 시공 후 고강도로 굳는 콘크리트와 펌핑 기술이 필요하다. 부르즈 칼리파는 603m 높이에 콘그리트를 한 번에 수직 압송하는 세계신기록을 달성하기도 했다. 기존 기록은 2007년 5월 타이베이 101타워에 적용된 445m다.



‘층당 3일 공정’ 목표로 59개월 만에 완공

첨탑은 사전에 조립해 한번에 설치했다. 리프트업(Lift-Up) 공법이다. 569m 상공에서 조립한 후 89m를 위로 운반했다. 초고층 간 구조물 이동은 초고층 프로젝트 내에서도 난도 높은 핵심 기술로 꼽힌다. 높은 곳에서의 작업을 최소화하는 공법이다.

타워크레인은 세 대를 집중 배치해 고층부 작업 시에도 동시에 작업할 수 있도록 했다. 기존에는 중심부에 한 대, 각각의 윙코어에 한 대씩 설치한 뒤 고층부에서는 윙에 있는 타워크레인을 해체한 후 중심 코어의 타워크레인만 사용하는 게 일반적이다. 간단해 보이지만 초고층 공사 시 가장 핵심적인 기술이다. 동시에 투입되는 대량의 자재와 인원을 적시적소에 이동할 수 있도록 계획·조정하는 기술이다.

건축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프리츠커 상(Pritzker Prize) 2014년 수상자인 자하 하디드는 “부르즈 칼리파의 연면적과 하중 규모의 기록은 상당 기간 깨기 어렵고, 초고층 건축 기술이 이번만큼 크게 발전한 사례는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여기에 적용된 기술은 향후 대규모 면적의 초고층 빌딩 건축의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기술로 지은 이색 건물]



곡선과 곡면이 만드는 3차원 건축물, DDP



우주선이 내려앉은 듯 파격적이고 독특한 디자인의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삼성물산은 혁신적인 공법들을 적용해 20년이 걸릴 거라 예상했던 시공을 4년 반으로 단축했다. 이를 통해 우리나라 기술력이 한 단계 진보했음을 증명했다. 삼성물산은 3차원 첨단설계방식인 BIM(Building Information Modeling) 공법을 전 공정에 적용했다. 다점성형프레스 장비를 완성함으로써 내·외부 모두 직선과 벽이 하나도 없는 건축물을 탄생시켰다.



도심 속 거대한 정원, 서울시청사 수직정원


서울시청사 내부에는 건물 1층부터 7층까지 벽면을 따라 조성된 정원이 있다. 면적은 무려 1516 ㎡로, 축구장 면적 3분의 1에 해당하는 크기다. 삼성물산이 시공한 이곳은 보기에도 좋을 뿐만 아니라 공기 정화 효과가 뛰어나다. 실내 오염물질과 미세먼지를 제거하고 습도를 조절한다. 삼성물산은 이를 위해 국내 전문가로 구성한 TF팀을 구성하고, 해외 전문가로부터 자문을 구해 수직정원을 완성했다. 현존하는 수직정원 중 세계 최대 규모로 기네스북에 등재됐다.



류장훈 기자 jh@joongang. 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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