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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8명 태운 리비아 여객기 하이재킹…몰타에 비상 착륙

중앙일보 2016.12.23 22:30
납치된 것으로 의심되는 리비아 여객기가 23일 몰타 공항에 착륙한 가운데 몰타 군인들이 비상사태를 대비해 대기하고 있다. [로이터=뉴스1]

납치된 것으로 의심되는 리비아 여객기가 23일 몰타 공항에 착륙한 가운데 몰타 군인들이 비상사태를 대비해 대기하고 있다. [로이터=뉴스1]

승객 111명과 승무원 7명 등 총 118명을 태운 리비아 국내선 비행기 한 대가 23일 오전(현지시간) 공중 납치돼 몰타 국제공항에 비상 착륙했다고 영국 BBC방송 등이 보도했다.

2명의 비행기 납치범은 "수류탄을 갖고 있다. 요구 조건을 들어주지 않으면 비행기를 폭파하겠다"고 주장했다고 BBC방송은 전했다. 그러나 리비아 교통부 장관이 이들과 협상에 들어간 이후 1시간이 지나 납치범들은 승객 25명씩 두 차례에 걸쳐 50명을 비행기 밖으로 내보냈다.

납치범들의 요구 조건을 확인되지 않았다. 몰타 현지 언론은 납치범들이 2011년 축출된 무아마르 카다피 대통령을 지지하는 ‘알 파타 알 카디다’ 단체 소속이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납치된 비행기는 아프리키야 항공 소속 A320편으로 리비아 남서부 세브하에서 출발해 수도인 트리폴리로 향하고 있었다. 이 비행기의 기장은 이날 오전 11시쯤 몰타 국제공항 관제탑에 "납치범들이 기수를 틀어 몰타 공항에 착륙할 것을 요구했다"고 말한 뒤 이 공항에 착륙했다.

앞서 트리폴리 공항 관제탑에는 "리비아 내에서 착륙을 시도하고 있지만 납치범들이 이를 거절하고 있다"고 말한 뒤 교신이 끊겼다. 지중해 섬나라인 몰타는 리비아와 인접해 있다.

조셉 무스카트 몰타 총리는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납치된 것으로 의심되는 리비아 아프리키야 항공 소속 국내선 여객기가 몰타 공항에 착륙했다”며 “비상사태에 대비해 구조대원들이 대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몰타 공항 측은 착륙 예정이던 비행기들을 이탈리아 공항으로 회항시켰고 출발 예정인 비행기들은 이륙을 취소했다고 홈페이지를 통해 알렸다.

리비아와 몰타 당국은 납치범이 극단주의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 등과의 연계성이 있는지 수사하고 있다고 BBC는 전했다. BBC는 “공항 근처에 수많은 군인들과 특수 부대 차량들이 즐비해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말 범중동권 아랍어 일간지 알샤르크 알아우사트는 “이슬람국가(IS)가 리비아 북부 거점 지역인 시르테에서 대원들에게 비행 훈련을 실시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리비아에서는 3년 전 무아마르 카다피 정권이 붕괴한 이후 중앙 정부의 통제를 받지 않는 각 지역의 민병대와 무장단체가 난립해 납치와 강도, 유혈 충돌이 끊이지 않고 있다.

김준영 기자 kim.ju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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