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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추경이 불가피하다면 성장동력 복구에 집중하라

중앙일보 2016.12.23 19:45 종합 30면 지면보기
정치권이 모처럼 위기에 빠진 나라 경제를 챙기고 나섰다. 새누리당은 어제 ‘긴급민생경제현안 종합점검회의’를 열어 내년 2월 전에 추가경정예산(추경)안 편성을 검토하기로 정부와 합의했다.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도 상황의 엄중함을 고려해 찬성한다는 입장이다. 추경은 긴급재해 복구 등으로 용도가 한정돼 있다. 그러나 지금 한국 경제는 안팎의 퍼펙트스톰에 휘말려 추경을 해서라도 위기를 차단해야 하는 비상상황에 빠져 있다.

한국 경제는 내년까지 내리 3년째 2%대 저성장의 늪에 빠져들면서 성장·소비절벽 앞에 서 있다. 경기가 오죽 나쁘면 늘 북적대던 크리스마스 분위기조차 사라졌겠나. 조선·해운처럼 구조조정이 시급한 분야는 물론이고 은행도 대규모 인력조정이 벌어질 정도로 경제가 복합골절 상태에 빠져 있다. 설상가상으로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 인상 방아쇠를 당기면서 미 달러화에 대한 환율이 1203원까지 급등하고, 국내 시중금리도 오름세를 타고 있다. 이미 생활물가가 급등하고 계란 품귀 사태까지 벌어지면서 서민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내년 예산은 사상 처음 400조원을 넘어서면서 수퍼예산이라 불리고 있다. 하지만 올해 대비 총지출 증가율이 0.5%에 불과해 긴축편성이라는 지적도 받아 왔다. 지금 경기 부양의 또 다른 카드인 한국은행의 금리 인하는 미국의 본격적인 금리 인상 때문에 동원하기 어렵게 됐다. 그래서 마지막 카드인 추경이 절실하게 요구되는 현실이다. 주요 국제기구들도 줄곧 한국에 확장적 재정정책을 주문해 왔다.

국회는 추경을 하되 반드시 효율적이고 생산적으로 써야 한다. 국가와 공기업을 포함한 지난해 공공부채가 사상 처음으로 1000조원을 돌파해 재정건전성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이런 현실을 감안한다면 추경을 지역구 민원용으로 탕진할 생각은 애초 접어두고 청년 창업과 산업 재편 등 성장동력을 복구할 수 있는 분야에 집중해야 한다. 그래야 금쪽같은 국민 혈세로 위기에 빠진 경제를 살릴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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