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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 사오정] 북한에는 크리스마스 트리가 있다? 없다?

중앙일보 2016.12.23 15:56
종교의 자유가 없다는 북한에서 크리스마스 트리를 볼 수 있을까?

지난 2010년 한 탈북자는 “조사를 해 본 것은 아니지만 북한 사람 90% 이상이 크리스마스를 알지않겠나 싶다” 며 "하지만 산타란 말도 듣긴 들었지만 머리에 감은 오지 않았다" 고 밝혔다. 알고는 있지만 크리스마스를 세계인들과 같이 즐기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AP는 23일 북한 평양의 한 레스토랑에 설치된 크리스마스 트리 사진 2장을 전송했다. 이곳 레스토랑의 작은방 둥근 테이블 의자에는 빨간색 천이 씌워져있고, 방 한켠에는 왜소한 크리스마스 트리가 세워져있었다. 트리는 리본과 전구, 풍선으로 조악스럽게 장식돼 있다.
북한 평양의 한 레스토랑에 크리스마스가 설치돼있다. 리본과 전구,풍선 등으로 꾸며진 트리는 조악스럽기만하다. AP는 지난 12일 촬영한 이 사진을 23일 전송했다.[AP=뉴시스]

북한 평양의 한 레스토랑에 크리스마스가 설치돼있다. 리본과 전구,풍선 등으로 꾸며진 트리는 조악스럽기만하다. AP는 지난 12일 촬영한 이 사진을 23일 전송했다.[AP=뉴시스]

AP는 이 사진에 ‘무신론 북한의 XMAS’라는 제목을 달고 설명을 다음과 같이 썼다. ‘산타클로스가 올해 북한에 온다면 전구빛이 반짝이는 트리를 발견하고, 캐럴송도 한 두 곡 들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이곳 북한에서 크리스마스가 실제로 무엇을 의미하는지에 대해서는 힌트조차 발견하지 못할 것이다’

이 사진을 찍은 에릭 탈매지에 따르면 북한에서 크리스마스 트리를 발견하는 것은 아주 어려운 일은 아니다. 북한에 거주하는 외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고급 레스토랑이나 식당에서는 트리를 볼 수 있다. 이곳 북한에서의 크리스마스 트리는 종교적인 의미가 아닌 외국인들을 위한 장식품일 뿐이다.
북한 평양의 한 레스토랑이 크리스마스 분위기로 꾸며져있다. 의자를 크리스마스 상징색인 빨간색 천으로 씌워놓았다. 테이블보도 빨간색과 흰색이다.[AP=뉴시스]

북한 평양의 한 레스토랑이 크리스마스 분위기로 꾸며져있다. 의자를 크리스마스 상징색인 빨간색 천으로 씌워놓았다. 테이블보도 빨간색과 흰색이다.[AP=뉴시스]

북한은 헌법상으로는 종교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진정한 의미의 종교의 자유는 없다.

통일부가 운영하는 북한 정보포털에 따르면 북한에서는 해방 전에 이미 천주·개신교 등이 남한보다 먼저 전파돼 전통 종교인 불교·천도교 등과 함께 주민들의 의식과 생활속에 깊이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 하지만 해방 이후 김일성 유일사상 체계를 유지하는데 종교가 걸림돌이 된다고 판단, 반종교정책을 강력히 추진했다. 이에 따라 북한에서 종교는 아편·미신으로 간주돼 투쟁과 척결의 대상이 되었다. 이 결과 지난 1955년쯤에는 북한에서는 모든 종교단체와 종교의식이 사라졌거나 지하화됐고, 1960년대에 이르러서는 종교 자체가 모습을 감추게 됐다.

그러나 북한은 지난 1972년 남북대화가 시작되면서부터 북한 내에도 종교 활동의 자유가 있는 것처럼 보이게 하기 위하여 그간 유명무실한 단체에 불과하던 ‘조선기독교도연맹’ ‘조선불교도연맹’ ‘조선천도교회 중앙지도위원회’등의 활동을 재개시켰다. 이후 식량난에 따른 구호물자 지원 등을 계기로 남한의 종교단체와 접촉이 빈번해지면서 남북한 동시미사· 공동예배· 동시법회 등을 개최하고 있다.

AP 에릭 탈매지는 이 사진설명 끝에 ‘조금도 과장하지 않고 북한에서의 종교활동은 위험한 일이다’고 썼다.

글 조문규 기자,[사진 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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