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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5만원 면접비, 세종 10만원 문화카드…청년 복지 차별 논란

중앙일보 2016.12.23 01:02 종합 23면 지면보기
세종시와 대전시가 추진하는 청년 복지정책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세종시는 청소년에게 10만원권 청소년 문화카드를, 대전시는 취업을 준비하는 대학생에게 면접비 5만원을 주기로 했다.

대전시 대졸예정자만 면접비 지원
금액 적고, 고졸 취준생 제외 불만도
세종시, 13세 청소년 2600명 대상
소득수준 상관없이 일괄 지급키로
복지부의 변경권고에도 강행 예정

세종시는 내년에 지역의 만 13세 청소년 2600여명에게 청소년 문화카드를 지급키로 했다. 이를 위해 지난 9월 관련 조례를 만들고 내년 예산에 3억5000만원의 사업비를 편성했다. 세종시 인구가 갈수록 증가하는 점을 고려해 예산을 다소 여유있게 편성했다고 세종시는 설명했다. 이 문화카드는 세종시가 지정한 전국의 극장·공연장·체육시설 등에서 현금 대신 사용할 수 있다. 특히 중학교 1학년 2학기 자유학기제와 연계한 직업 체험이나 문화활동을 하도록 권하기로 했다.

청소년 문화카드 지급은 이춘희 시장의 공약사업이다. 이 시장은 “다른 광역 지자체에 비해 문화 인프라가 부족한 세종시 청소년들에게 다양한 경험을 하도록 하자는 취지”라고 했다.

보건복지부는 문화카드 사업에 제동을 걸었다. 복지부는 문체부에서 이미 전국민 차상위계층과 기초생활보장 수급자에게 지원하는 문화놀이카드(5만원)와 비슷해 수급자가 중복되고 형평성 문제도 제기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소득 수준과 상관없이 10만원을 일률적으로 지급하면 사회보장제도 기본 취지와 어긋날 수도 있다고 했다. 이에 청소년문화카드 지원비를 문화카드놀이와 동일하게 5만원만 지급하던가 차상위계층·기초생활수급자는 대상에서 제외할 것을 세종시에 권고했다.

하지만 세종시는 사업계획을 바꿀 수 없다고 한다. 이미 금액까지 명시한 ‘청소년 문화카드 지원 조례안’을 만들어 시민들에게 공포한데다 복지부의 권고 사항을 의무적으로 따를 필요가 없다고 보기 때문이다. 세종시 관계자는 “정부의 문화놀이카드 지급대상과 중복되는 만 13세 차상위계층은 75명으로 아주 적다”며 “복지부와 협의를 원만히 하면 사업추진에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대전시는 청년 취업을 도우려고 내년 2월 대학 졸업 예정자 가운데 기업 입사시험 응시자에 면접비를 주기로 했다. 면접비는 1인당 5만원씩 총 300명에게 지원한다. 시는 지원 대상을 파악한 다음 대학별로 지원 규모를 배정할 방침이다. 면접비는 기업인사담당자 확인서와 면접비 신청서를 대학 취업지원센터에 제출하면 개인 통장으로 지급한다.

하지만 지원대상과 금액이 너무 적다는 의견이 나온다. 대전시 청년 인구는 42만7000여 명으로 많은 편이다. 대전 지역 19개 대학에서는 해마다 3만여 명의 졸업자를 배출한다. 대전시의회 김동섭 의원은 “대학을 이미 졸업한 사람과 고등학교 졸업자, 청년 실업자 등이 많은 데 대학 졸업예정자만 지원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대전시 하을호 일자리정책과장은 “충분한 예산을 확보하지 못해 규모를 적게 할 수밖에 없었다”며 “앞으로 지원 대상과 금액을 늘려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김방현 기자 kim.bang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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