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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에 닿으면 스스로 녹는 보안용 메모리 소자 나왔다

중앙일보 2016.12.22 11:46
007시리즈와 같은 첩보 영화에서 나올 법한 보안용 메모리 소자가 개발됐다. KAIST는 최양규 전기및전자공학부 교수 연구팀이 물에 녹여 빠르게 폐기할 수 있는 보안용 메모리 소자를 개발했다고 22일 밝혔다. 최 교수 연구팀이 개발한 보안용 메모리 소자는 물에 쉽게 녹는 종이비누를 회로 기판으로 사용한 것이다. 이렇게 하면 소량의 물로도 약 10초 이내에 메모리 소자를 녹여 저장된 정보를 없앨수 있다.
메모리 소자가 물에 용해되는 과정

메모리 소자가 물에 용해되는 과정

정보를 저장하는 메모리 소자의 본래 기능은 저장된 정보를 안정적으로 오랫동안 유지하는 것이다. 하지만 최근 사물인터넷(IoT) 시대로 접어들면서 언제 어디서든 정보를 쉽게 공유할 수 있게 돼 정보 유출을 원천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보안용 반도체도 필요해졌다. 이 때문에 최근 물에 녹는 메모리 소자나 불에 쉽게 타는 종이 기판 소자 등에 대한 연구가 경쟁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기존의 보안용 소자는 없애는데 시간이 많이 걸리거나, 점화 장치 등이 필요하다는 한계가 있었다.
최양규 교수팀이 개발한 보안용 메모리 소자

최양규 교수팀이 개발한 보안용 메모리 소자

최 교수 연구팀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물에 빠르게 반응하는 종이비누 기판 위에 메모리 소자를 제작해 물에 녹는 시간을 수 초 내로 줄이는데 성공했다. 종이비누 기판은 알칼리 금속 원소인 소듐과 글리세린을 주성분으로 하고 적은 양의 물에도 쉽게 반응해 분해된다. 종이기판 위의 회로는 잉크젯 인쇄기법으로 나노미터급의 미세한 은가루를 뿌리는 방법을 썼다.

1저자인 박사과정 배학열 연구원은 “이 기술은 기존 실리콘 기판 기반의 기술 대비 10분의 1 수준 저비용으로 제작 가능하다”며 “소량의 물로 빠르게 폐기할 수 있어 향후 보안용 소자로 응용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네이처 자매지 ‘사이언티픽 리포트’ 12월 6일자 온라인 판에 실렸다.

최준호 기자 joo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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