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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분석] 보수 분열, 26년 만에 4당체제

중앙일보 2016.12.22 02:37 종합 1면 지면보기
새누리당 비주류 의원들이 21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탈당 기자회견을 마치고 자리를 떠나고 있다. 비주류 모임의 대변인 격인 황영철 의원은 이날 “12월 27일 분당을 결행한다”고 밝혔다. 회동에 참석하지 않은 4명을 포함해 현역 의원 35명이 탈당한다. 왼쪽부터 이군현·권성동·김성태·유승민·김학용·황영철·정운천·김무성 의원. [사진 오종택 기자]

새누리당 비주류 의원들이 21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탈당 기자회견을 마치고 자리를 떠나고 있다. 비주류 모임의 대변인 격인 황영철 의원은 이날 “12월 27일 분당을 결행한다”고 밝혔다. 회동에 참석하지 않은 4명을 포함해 현역 의원 35명이 탈당한다. 왼쪽부터 이군현·권성동·김성태·유승민·김학용·황영철·정운천·김무성 의원. [사진 오종택 기자]

보수 정당 새누리당이 27일 분당(分黨)한다. 대선을 앞둔 정계 빅뱅의 시작이다. 새누리당 비주류인 김무성 전 대표와 유승민·나경원 의원 등 35명은 21일 탈당을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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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오전 국회에서 모임을 한 뒤 “가짜 보수와 결별하고 진정한 보수 정치의 중심을 세우고자 새로운 길로 가겠다”고 했다. 20명 이상의 의원이 한꺼번에 탈당하는 건 한국 보수 정당사에서 유례를 찾기 힘든 일이다. 탈당파들은 신당 이름을 ‘보수신당’(가칭)으로 정했다.

새누리 비박 35명 “27일 탈당” 강남벨트 의원 다 떠나
‘보수신당’ 창당키로…“친박·친문 뺀 모든 세력과 연대”
반기문 사실상 출마 선언, 대선 앞두고 정계빅뱅 시작

탈당자 명단에 이름을 올린 35명 중에는 서울 강남 갑·병의 이종구·이은재 의원, 서초 갑·을 이혜훈·박성중 의원, 송파갑 박인숙 의원이 포함됐다. 새누리당의 상징적 기반이었던 ‘강남벨트’ 8곳 중 3곳은 지난 총선 때 민주당에 넘어갔고, 나머지 5명이 전원 탈당을 선언했다. 강남벨트에서 새누리당 의석은 ‘0’으로 변하게 됐다. 핵심 지지 기반인 TK(대구·경북)에선 유 의원 외에 주호영·강석호 의원이 탈당 명단에 이름을 올렸고, PK(부산·울산·경남)에선 김 전 대표 등 10명이 새누리당을 떠난다. 앞서 탈당한 남경필 경기지사와 김용태 의원도 보수신당과 힘을 합치기로 했다.

이로써 내년도 정국 지형은 더불어민주당(121석)과 새누리당(35명 탈당 시 93석), 국민의당(38석), 보수신당의 신(新) 4당 체제로 변하게 됐다. 탈당파들은 추가로 세를 규합한다는 계획이어서, 비박 신당이 원내 3당 지위를 얻을 수도 있다.

4당 체제(원내교섭단체 기준)는 1987년 민정당-통일민주당-평화민주당-신민주공화당 이후 처음이다. 당시 4당 체제는 90년 3당(민정·민주·공화) 합당으로 막을 내렸다.

새누리당의 분당은 조기 대선 가능성 때문에 불투명했던 차기 대선 구도를 더 유동적으로 만들고 있다.

새누리당 비주류는 탈당을 결의하면서 ‘친박·친문 패권정치 청산’을 내걸었다. 친박계와 친문재인계를 뺀 ‘중도 제3지대’ 세력을 규합하겠다는 뜻이다. 김 전 대표 측은 ‘내년 1월 중순 창당→2월 말까지 경선을 통한 대선후보 확정→3월 말까지 중도·제3지대 단일 후보 선출’이란 대선 로드맵을 만들었다. 김 전 대표 측 인사는 “유승민 의원 등 비주류 대선후보,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 최종적으로는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까지 좌파의 집권에 반대하는 모든 세력의 연대를 시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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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의 분당이 결정된 이날 반 총장은 한국 특파원들과의 간담회에서 “대한민국 발전에 도움이 된다면 제 한 몸 불사르겠다”며 사실상 대선 출마 의사를 밝혔다.

민주당과 친박계 중심의 새누리당, 국민의당, 반 총장, 보수신당이 모두 따로 대선후보를 배출할 경우 87년 대선 당시의 1노 3김(노태우-김영삼-김대중-김종필) 구도를 뛰어넘는 다자구도가 펼쳐질 수 있다. 반대로 보수신당의 등장이 제3지대 후보들의 합종연횡과 단일화를 촉발시킬 경우 ‘문재인 대 반(反)문재인’의 양자구도가 형성될 가능성도 있다.

글=서승욱·채윤경 기자 sswook@joongang.co.kr
사진=오종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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