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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몸 불사르겠다”는 반 총장…신당을 만들까 손을 잡을까

중앙일보 2016.12.22 02:18 종합 5면 지면보기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20일(현지시간) 간담회에서 “대한민국 발전에 도움이 된다면 제 한 몸 불살라 노력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반 총장은 1월 중순 귀국할 예정이다. [뉴욕=안정규 JTBC기자]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20일(현지시간) 간담회에서 “대한민국 발전에 도움이 된다면 제 한 몸 불살라 노력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반 총장은 1월 중순 귀국할 예정이다. [뉴욕=안정규 JTBC기자]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사실상 대선출마를 선언했다. 오는 31일 퇴임을 앞둔 반 총장은 2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연 한국 특파원들과의 고별 기자회견에서 “국민이 원하면 대선에 출마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사무총장을 역임하면서 보고 배우고 느낀 것이 대한민국 발전에 도움이 된다면 한 몸 불살라서 노력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반 총장은 1월 중순 귀국 예정이다.

여당 분당으로 셈법 복잡해져
친박만 남은 새누리엔 선 그어

반 총장은 회견에서 친박만 남을 새누리당 입당에는 선을 그었다. 반 총장은 “새누리당 재건을 생각해 본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국민이 선정(善政)의 결핍에 대해 분노와 좌절을 느끼고 있다”며 “국민들의 실망감·좌절감은 지금 현재 정치를 하고 계신 분들에 대한 불만을 나타낸다”고 답했다.

최근 뉴욕에서 반 총장을 만나고 귀국한 측근 인사는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현재의 새누리당으로 정권 창출이 가능하겠나”라고 반문했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안 가결 이전만 해도 반 총장은 새누리당 친박계가 구상해 온 ‘영남(전통적 새누리당 지지기반)+충청(반 총장의 출신지역)’ 연합을 통한 보수정권 재창출 구상에 몸을 실을 것이란 분석이 우세했다. 하지만 최순실 사태로 인해 최근 두 달 새 모든 상황이 변했다. 쉬운 1차방정식 같았던 새누리당행은 수포로 돌아가는 분위기고, 반 총장은 ‘고차방정식’을 풀어야 한다. 현실적으로 반 총장이 향후 선택할 수 있는 길은 ▶반기문 신당 창당 ▶새누리당 비박계 신당 합류 ▶국민의당 입당 등 세 가지다. 이 중 어떤 선택을 하더라도 결국은 ‘제3지대’ 내에서 운신하며 대선후보를 따내야 한다.

회견에서 반 총장도 이를 염두에 두고 있는 듯한 발언을 했다.

반 총장은 “한국 정치권의 중간지대(제3지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자 “완전히 대통령 후보라고 생각하고 질문하는데…”라면서도 “미력한 힘이지만 어떤 계기가 되든지 국가 발전과 국민의 복리 증진을 위해 도움이 된다면 몸을 사리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정치라는 것이 혼자 할 수 있는 것은 아니고 수단과 비전이 있어야 한다”거나 “노론·소론, 동교동·상도동, 비박·친박 이런 것이 왜 필요한지 알 수가 없다”는 말도 했다. 정치권에선 이를 비새누리당 세력과의 연대 가능성을 열어놓은 발언으로 받아들였다. 다만 반 총장은 “임기가 아직 11일 남아 있고 서울에서 일어나는 상황이 복잡하고 정치도 잘 모른다”며 다른 선택을 할 여지는 남겨 놓았다.

제3지대 대선주자들 간의 연대 고리가 되고 있는 개헌에 대해서도 반 총장은 유연한 입장이라고 한다. 반 총장은 “4·19 혁명, 광주 민주화 항쟁, 6월 항쟁 등을 거쳐 민주정부를 세웠는데도 사회적 적폐가 쌓여 있다”며 “지도자들이 진솔하게 검토해서 (적폐를) 고쳐야 한다”고 밝혔다. 반 총장의 측근 인사는 “반 총장은 개헌에 대해 유연한 입장”이라고 소개했다.

뉴욕=이상렬 특파원 서울=차세현 기자 cha.seh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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