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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여당 분당 관심 없다” 김종인은 “탈당 잘하셨네”

중앙일보 2016.12.22 02:14 종합 6면 지면보기
새누리당 비박계 의원들이 탈당을 선언한 21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만난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는 밝은 표정이었다. 김 전 대표는 중앙일보 기자에게 “탈당 숫자보다는 앞으로 어떻게 굴러가는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비박 신당을 도울 것이냐고 묻자 “나는 민주당 의원인데 무슨 역할이 있겠느냐”면서도 “앞으로 중요한 포인트들이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비박 탈당 선언에 반응 제각각
추미애 “비박도 현 정권 기여 반성을”
우상호 “제3지대는 신기루일 뿐”
4당 체제 땐 민주당 121석 제1당
연간 국고보조금은 5억원 줄어

김 전 대표는 때마침 사무실 앞을 지나던 새누리당 비박계 주호영 의원과 뼈 있는 농담을 나눴다. 주 의원은 이날 탈당파에 이름을 올렸다.

▶김 전 대표=“아이고! 잘하셨네.”

▶주 의원=“잘된 것 맞습니까? 대표님이 안 오시면 그냥 새누리당 분열된 것밖에 안 되는데….”

▶김 전 대표=“하하하. 그래, 그래.”

김 전 대표는 개헌론자다. 그는 이날 박원순 서울시장이 주최한 토론회에도 참석했다. 토론회에는 민주당 의원 78명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박 시장은 “차기 대통령 임기를 3년으로 조정하는 것도 얼마든지 고려할 수 있다”며 개헌을 언급했다. 개헌을 해서 21대 국회(2020년)에서부터 내각제를 시행하고, 그전까지 3년간은 한시적 임기의 대통령제를 유지한다는 것이 김 전 대표의 지론이다. ‘김종인식 개헌론’에 지지 의사를 표시하며 손을 내민 셈이다.

비박계가 탈당을 선언한 날 비문재인계가 바쁜 움직임을 보인 것은 민주당 또한 속사정이 복잡함을 보여준다.

새누리당 비박계 의원 35명이 탈당할 경우 민주당(121석)은 제1당이 된다. 다음은 새누리당(93석, 35명 탈당 시), 국민의당(38석), 비박 신당(35석), 정의당(6석) 순으로 재편된다. 의석은 돈이다, 올해 각당이 받은 경상보조금은 새누리당 36억9160만원, 민주당 35억984만원, 국민의당 25억7667만원 등이다. 신당이 생기면 새누리당은 7억, 민주당도 5억원 정도 보조금이 준다. 신당에 15억8893만원이 돌아가면서다. 총액은 줄지만 민주당은 가장 많은 돈을 받는 원내정당이 된다.

하지만 원내1당이 될 민주당도 갈등의 불씨가 남아 있다. 개헌 문제 등을 놓고 친문계와 비문계의 갈등 전선은 잠복해 있을 뿐이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가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자리에 앉고 있다. 오른쪽은 우상호 원내대표. [사진 오종택 기자]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가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자리에 앉고 있다. 오른쪽은 우상호 원내대표. [사진 오종택 기자]

이날 당 지도부는 ‘제3지대론’과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대선 출마 시사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추미애 대표는 “‘나(비박)보다 더 검은 것(친박)이 있으니 나는 희다’는 면죄부로 생각한다면 착각”이라며 “모두 박근혜 정부 탄생에 기여하신 분들로, 역사에 무거운 책임과 반성을 먼저 하길 촉구한다”고 말했다.

우상호 원내대표는 “제3지대는 신기루에 불과하다”며 “(3지대론은) 호사가들의 만담 수준의 얘기”라고 주장했다. “같은 당에서도 화합하지 못해 분화된 정파와 개별 정치지도자가 모여서 무슨 희망이 있느냐”는 말도 했다.

문재인 전 대표는 “새누리당의 분당이나 정계 개편 등에 특별히 관심을 두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민주당은 대선에서 이길 수 있을 만큼 강해졌다”며 “그 힘을 하나로 모으기만 하면 정권 교체가 확실하다”고 주장했다. 개헌에 대해서도 “지금 논의되는 개헌을 매개로 한 정계 개편, 제3지대, 이합집산 등은 전부 정치적 계산 속에서 이뤄지는 일로 민심과 동떨어진 것”이라는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안희정 충남지사는 반 총장을 겨냥했다. 그는 페이스북에 “반 총장은 자신을 위해 모든 노력을 했던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에 현직 대통령의 눈치를 보느라 조문조차 못했던, 신의 없는 사람”이라고 적었다.

반 총장은 2009년 노 전 대통령 서거 당시 뉴욕 빈소에서 약식 조문을 했다. 김해 봉하마을은 2년 뒤인 2011년 12월 비공개로 찾았다.

글=강태화·위문희 기자 thkang@joongang.co.kr
사진=오종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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