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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세 승률왕 신진서 “커제 가장 이기고 싶다”

중앙일보 2016.12.22 01:16 종합 21면 지면보기
올해 한국 바둑에서 최고의 승률을 기록한 프로기사는 누굴까.

3년 연속 승률왕 박정환 따돌려
국내 랭킹도 이세돌 추월, 2위로
“아직도 경솔하게 두는 습관 있어
LG배 4강전 역전패 가장 아쉬워
내년엔 꼭 세계대회 우승할 것”

‘한국 바둑의 미래’ 신진서(16) 6단이 승률 76.47%로 1위를 차지했다. 3년 연속 승률왕이었던 박정환 9단(73.03%)을 제치고 당당히 1위 자리에 올랐다. 오래 전부터 한국 바둑의 차세대 주자로 예고됐던 신 6단이 드디어 제 빛을 내기 시작한 셈이다.
올해 승률왕을 차지한 신진서 6단. “주변의 기대가 클수록 자신감도 커진다”고 했다. [사진 한국기원]

올해 승률왕을 차지한 신진서 6단. “주변의 기대가 클수록 자신감도 커진다”고 했다. [사진 한국기원]

신 6단은 올 한 해 무서운 기세로 성장했다. 20일 막을 내린 2016 KB국민은행 바둑리그에서는 다승왕과 우수상을 차지하며 2관왕에 올랐다. 또 정관장 황진단 팀의 최연소 주장으로 활약하며 팀을 3위로 이끌었다. 세계대회에서도 존재감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LG배와 바이링배 4강, 삼성화재배 16강, TV아시아 준우승 등을 기록했다. 이달부터는 이세돌 9단을 제치고 최연소로 국내 랭킹 2위에 올라섰다. 내년이 더욱 기대되는 신 6단에게 2016년을 마무리하는 소회를 들어봤다.
 
올해 성적이 좋다.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나.
“일단 실력이 지난해보다 좋아졌다. 국가대표 상비군에서 훈련을 받고 혼자 꾸준히 공부한 결과가 이제 조금씩 나타나기 시작하는 것 같다. 아직 부족한 점은 많지만 바둑을 보는 시야가 넓어지는 등 전반적으로 많은 부분이 개선됐다.”
가장 부족한 점은 무엇인가.
“아직도 경솔하게 바둑을 두는 습관이 있다. 빨리 고쳐야 할 점이라고 생각한다. 지난달 중국의 당이페이 4단과 붙었던 LG배 4강전에서도 유리한 상황에서 경솔하게 서두르다 역전패당했다. 한순간에 판을 그르쳤는데, 올해 가장 아쉬움이 남는 대국이다.”
국내 랭킹 2위로 올라서면서 주변의 기대가 커졌다. 부담감을 느끼지는 않는가.
“어렸을 때부터 주변의 기대에 익숙했고, 부담감을 크게 느끼지 않는 성격이다. 사실 부담감보다는 책임감을 많이 느낀다. 국내 랭킹 2위이다 보니 중국 선수와 대국할 때 지면 안 된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다른 어려움은 없나.
“예전보다 바둑 둘 때 에너지가 더 많이 들어가는 듯한 느낌이다. 세계 초일류 기사들과 경쟁해야 하는 경우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상대가 다들 강하다 보니 이전보다 대국할 때 힘이 들긴 한다. 그렇다고 크게 어렵다고 느낄 정도는 아니다.”
가장 이기고 싶은 선수는 누구인가.
“세계 랭킹 1위인 중국의 커제 9단이다. 현재 가장 경계해야 할 상대이고 또한 내가 반드시 넘어서야 할 상대라고 생각한다.”
커제 9단과 대국한 적 있나.
“2014년 리민배 세계신예바둑최강전에서 1대 1을 기록한 적 있다. 당시 커제 9단은 실력은 강하지만 실리에 너무 치중하는 듯한 느낌이 있었다. 하지만 이후 세계대회 경험이 많이 쌓이면서 대세관·균형감각 등이 전반적으로 많이 좋아진 것 같다.”
지금 붙으면 어느 정도 될 것으로 예상하나.
“4대 6 정도로 내가 약간 불리할 것 같다. 커제 9단이 수읽기 능력이 워낙 좋기 때문에 수읽기나 대세관 같은 부분에서 내가 약간 모자랄 것 같다.”
내년 목표는.
“올해 세계대회 우승이 목표였는데 한 번도 결승에 오르지 못해 아쉬웠다. 커제 9단이 17~18세 무렵 세계대회에서 성적을 내기 시작했는데 나도 내년부터는 본격적으로 성적을 내고 싶다. 내년에는 꼭 세계대회에서 우승하겠다.”
◆신진서 6단
2000년 부산생. 2012년 제1회 영재 입단대회 입단. 제1~3기 합천군 초청 하찬석 국수배 우승, 2014 메지온배 한·중 신예바둑대항전 우승, 2015 렛츠런파크배 오픈토너먼트 우승, 제3기 메지온배 오픈 신인왕전 우승, 2016 훙구탄배 한·중·일 삼국 바둑정예대회 우승 등.

정아람 기자 a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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