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올리면 늘 매진…연말엔 왜 베토벤 ‘합창’에 열광할까

중앙일보 2016.12.22 01:00 종합 23면 지면보기
지난해 12월 서울시립교향악단의 베토벤 ‘합창’ 무대. 8년째 매진된 연말 공연이다. [사진 서울시향]

지난해 12월 서울시립교향악단의 베토벤 ‘합창’ 무대. 8년째 매진된 연말 공연이다. [사진 서울시향]

부천필하모닉오케스트라는 지난해 연말 ‘합창’ 공연 대열에 합류했다. 베토벤 교향곡 9번 ‘합창’을 지난해와 올해 12월 연주했고 앞으로도 연말마다 공연하기로 했다. 올해공연은 21일 저녁 부천시민회관에서 열렸다. 2014년까지 이 오케스트라의 연말 무대는 일반 공연 형식이었다. ‘합창’의 효과는 확실했다. 박갑선 부천시립예술단 사무국장은 “지난해부터 연말 공연 인기가 눈에 띄게 올라갔다. 2년간 ‘합창’ 공연은 1100석이 늘 매진됐다”고 전했다. 2014년까지는 800석 정도만 판매되던 연말 공연의 흥행 실적이 ‘합창’ 덕에 좋아진 것이다.

서울시향·KBS교향 티켓 1월에 동나
부천필·인천·광주시향 줄줄이 공연
“인류 화합 메시지, 익숙한 선율 덕”

올 연말에도 전국 교향악단에 ‘합창’ 바람이 불고 있다. 가장 인기있는 공연은 서울시립교향악단의 ‘합창’이다. 연말 ‘합창’ 공연을 시작한 2008년부터 올해까지 매년 매진을 기록했다. 올해 크리스토프 에센바흐가 지휘하는 ‘합창’ 공연은 28·29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열리고 2회 총 4800석이 1월에 이미 매진됐다. 서울시향은 28일 오후 8시 무대를 네이버에서 생중계하기로 했다.

이밖에도 인천시향(23일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 광주시향(27일 광주문예회관), 대전시향(29일 대전예술의전당), KBS교향악단(30일 서울 예술의전당)이 베토벤의 ‘합창’을 연주한다. 반응은 좋다. 1984년부터 연말에 ‘합창’을 공연해온 KBS교향악단의 올해 무대도 1월에 매진됐다.

인기 비결 중 하나는 메시지다. 프리드리히 실러의 시에 베토벤이 음악을 붙인 4악장에서 합창단과 독창자 4명은 인류의 화합을 노래한다. 이 내용 때문에 ‘합창’ 교향곡은 한국 뿐 아니라 전세계에서 연말에, 또 국가행사에서 단골로 연주된다. 특히 일본 도쿄·오사카에서는 매년 연말 합창단이 연합해 대규모로 이 곡을 연주하는 관행이 있다. 음악칼럼니스트 한정호는 “익숙한 선율과 더불어 뚜렷한 메시지가 있는 작품이기 때문에 사람들이 들어야 하는 이유를 확실하게 부여한다”며 “어수선한 시국에도 티켓 판매가 좋은 몇 안되는 공연일 것”이라고 해석했다.

음악적 특성도 인기에 한몫한다. 오케스트라와 합창단이 함께하는 무대는 화려하고 웅장하다. 또 다른 공연에 비해 길이가 짧은 편이다. 네개 악장의 연주 시간이 80여분이고 보통 ‘합창’ 한 곡만 연주하기 때문에 공연은 일찍 끝난다. 최근에는 송년 모임으로 단체 예약하는 관객도 많다. 올해 서울시향 ‘합창’ 공연의 경우 10매 이상 구입한 단체 매표가 500석 정도고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김호정 기자 wisehj@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