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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년 간 부동산·임대업만 춤췄다

중앙일보 2016.12.22 01:00 경제 2면 지면보기
지난 5년간 부동산업과 임대업의 매출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업종 가운데 독보적 1위다. 하지만 양질의 일자리가 몰려있는 제조업·금융업의 매출과 일자리 수는 크게 늘지 않았다.

통계청, 경제총조사 잠정 결과
사업 매출 22% 증가, 고용은 18%
양질의 일자리는 크게 늘지 않아
사업체 수, 경기도가 서울에 역전

통계청은 이런 내용을 담은 ‘2015년 경제총조사 잠정 결과’를 21일 내놨다. 통계청은 5년 주기로 경제총조사를 실시한다. 국내 전 사업체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이 일하고 있고, 얼마나 돈을 벌고 있는지를 조사해 통계를 낸다. 몇 개 업체를 추려서 하는 표본 방식이 아니라 전 업체를 대상으로 하는 전수 조사다.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7월까지 조사를 진행했다. 통계청은 결과 전체를 발표하기 전 일부만 뽑아 이날 미리 공개했다. 확정치가 아닌 잠정치다.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사업체는 총 387만5000개다. 5년 전인 2010년 335만5000개와 비교해 15.5% 늘었다. 이들 업체가 올린 총매출은 지난해 5303조원을 기록했다. 2010년 4332조원에서 22.4% 늘어 처음 5000조원을 돌파했다. 연평균으로 따지면 4.1%씩 매출이 증가했다.

그러나 사업체에서 일하는 사람(종사자)이 늘어나는 속도는 여기에 못 미쳤다. 종사자 수는 2010년 1764만7000명에서 2079만1000명으로 17.8% 증가했다. 한 해 평균 3.3%씩 늘었다. ‘기업 성장=일자리 증가’ 등식이 잘 통하지 않고 있다는 얘기다.
국내 사업체를 19가지로 분류해 매출을 따져봤더니 부동산 관련 사업체의 증가폭이 가장 높았다. 2010년 64조3060억원이었던 부동산·임대업 매출액은 106조5250억원으로 65.7% 증가했다. 김대호 통계청 경제총조사과장은 “부동산 경기가 2013년부터 계속 좋았다”며 “주거용 건물 개발과 공급업, 비주거용 부동산 관리, 토지개발 분양·판매업 매출이 증가했다”고 말했다. 저금리·저성장에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자금이 부동산업에 쏠렸다. 대출 규제 완화에 힘입어 부동산·건설 산업 경기가 다른 산업에 비해 좋았던 이유도 있다. 아파트 분양 열풍도 부동산 관련 산업의 성장으로 이어졌다.
부동산·임대업의 뒤를 이어 사업시설 관리·사업 지원업(60.4%), 보건·사회복지업(55.4%), 숙박·음식점업(52.4%) 등의 매출 증가율이 높았다. 사업시설 관리와 사업 지원업은 콜센터, 텔레마케팅, 인력 공급업 등을 아우르는 업종이다.
최근 5년간 일자리(종사자 수)가 가장 많이 늘어난 분야는 보건·사회복지업이다. 2010년 108만5000명에서 지난해 152만5000명으로 40.6% 늘었다. 부동산과 함께 지난 5년간 매출과 일자리 성장을 이끌었던 사업시설 관리·사업 지원, 보건·사회복지업은 양질의 고용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는 평가다.

이런 한계는 통계로도 잘 드러난다. 지난해 종사자 한 명이 올린 매출에서 사업시설 관리·사업 지원업(5600만원)과 숙박·음식점업(5600만원)이 공동 꼴찌다. 음식업의 경우 자영업자가 많이 뛰어드는 분야다. 보건·사회복지업(7100만원)도 바닥권이다. 부동산·임대업은 2억500만원도 중위권에 머물렀다. 반면 1인당 매출에서 선두권인 금융·보험업(10억2100만원)의 종사자 수는 5년 사이 5.5% 늘어나는데 그쳤다. 선호 일자리로 꼽히는 공공행정(3.9%)도 마찬가지다.

지역별 사업체 수에서는 경기도가 서울시를 역전했다. 지난해 전체 사업체의 21.4%가 경기도에 있었다. 이어 서울 21.2%, 부산 7.2% 순이다. 비싼 부동산 값과 생활 비용 때문에 일어나는 ‘탈 서울’ 현상은 인구뿐 아니라 사업체에서도 나타났다. 그러나 수도권 집중은 여전했다. 경기도와 서울, 인천을 합한 수도권에 전체 사업체의 47.4%가 몰려있었다. 2010년(47.1%)에 비해 0.3%포인트 증가했다.

지난 5년간 ‘여성 사장님’ 비중은 소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사업체 대표 중에 여성의 비율은 2010년 37.2%에서 지난해 37.6%로 올라섰다.

조현숙 기자 newea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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