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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직하고 조용한 주행감 … ‘스포츠’ 모드선 치고 나가는 가속감 짜릿

중앙일보 2016.12.22 00:01 부동산 및 광고특집 5면 지면보기
신형 ‘그랜저 IG’를 타고 경춘고속도로를 달렸다. 운전대는 기존보다 묵직해졌고, 시속 150㎞ 이상으로 달릴 때도 조용했다. ‘스포츠’ 모드에선 치고 나가는 가속감 덕분에 짜릿했다. [사진 현대자동차]

신형 ‘그랜저 IG’를 타고 경춘고속도로를 달렸다. 운전대는 기존보다 묵직해졌고, 시속 150㎞ 이상으로 달릴 때도 조용했다. ‘스포츠’ 모드에선 치고 나가는 가속감 덕분에 짜릿했다. [사진 현대자동차]

‘샐러리맨의 로망’으로 현대자동차 그랜저를 꼽는 사람이 많다. 준대형 세단의 왕좌는 오랫동안 그랜저의 자리였다. 1986년 1세대 모델 출시 후 전 세계에서 185만대가 팔렸다. 현대차는 22일 신형 ‘그랜저 IG’를 출시했다. 2011년 이후 5년 만에 풀체인지(완전변경)한 6세대 신차다. 최근 도로에서도 제법 보이기 시작한 그랜저 IG를 지난달 25일 시승했다.

[타봤습니다] 그랜저 IG
시속 150㎞ 달리며 속삭이듯 대화
낮은 연비, 가격 경쟁력은 아쉬움

 현대차는 그랜저 IG를 출시하며 “‘흠잡을 데 없는’ 준대형 세단이 탄생했다”고 소개했다. 시승차는 3L 가솔린 엔진에 전륜 구동 8단 자동변속기를 얹었다. 앞유리에 주행 정보를 표시하는 헤드업디스플레이(HUD), 파노라마 선루프, 19인치 알로이 휠 같은 옵션(선택사항)을 모두 갖춘 최고가(4505만원) ‘익스클루시브 스페셜’ 모델이다.

 시승 구간은 서울 광진구 워커힐 호텔에서 강원도 홍천 샤인데일컨트리클럽까지 약 72㎞ 구간. 경춘 고속도로 직선 구간에서 가속 페달을 꽉 밟았다. 시속 190㎞까지 무리없이 치고 나갔다. 기존 그랜저 HG보다 운전대가 더 무거워졌다. 독일차에서 확인했던 감각과 비슷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젊은 층이 선호하는 주행감각에 맞추기 위해 운전대를 다소 무겁게 설정했다”고 설명했다.

 전작인 그랜저HG의 경우 다소 부드럽게 설정한 서스펜션이 고속주행시 안정감을 저해하는 요인이었다. 반면 역동적 주행성능을 강조한 그랜저IG는 단단하면서도 지나치지 않은 서스펜션이 느껴졌다. ‘스포츠’ 모드로 달릴 땐 부드럽고, 밋밋하단 평가를 받았던 예전과 달리 치고 나가는 가속감과 ‘부르릉’ 하는 엔진음 덕분에 짜릿했다. 다만 고속도로 주행이 대부분이었는데도 L당 연비는 9.1㎞를 기록했다. 공인 복합연비(L당 9.9㎞)는 물론 그랜저 HG 3.0 연비(L당 10.4㎞)에도 못미쳤다.

 가장 두드러진 건 정숙성이었다. 시속 150㎞로 달리는 데도 동승자와 속삭이듯 대화할 수 있을 정도로 조용했다. 정차시 엔진분당회전수(RPM) 눈금이 1000을 가리켰지만 마치 시동을 껐다고 느꼈을 정도로 진동·소음을 완벽하게 차단했다. 차선을 이탈하자 자연스럽게 차량 스스로 운전대를 차선 안쪽으로 꺾는 ‘주행 조향보조 시스템(LKAS)’, 운전 중 차량 뒤편을 화면으로 보여주는 ‘주행 중 후반 영상 디스플레이’ 기능도 자연스럽게 구현했다.

 실내 공간은 단순하면서도 고급스러운 느낌이다. 예를 들어 천장은 흔히 볼수 있는 직물 소재가 아닌 ‘세무’(스웨이드) 소재로 마무리했다. 조작부 버튼을 최소화한 뒤 수평으로 배열하고 최근 소비자가 잘 쓰지 않는 CD플레이어는 센터 암레스트(가운데 팔걸이) 안쪽에 배치할 정도로 단순미를 강조했다. 기본 적용한 8인치 내비게이션, 운전석·동승석 전동 조절 시트, 앞·뒷좌석 열선 시트, 후방카메라도 눈에 띄었다. 다만 차체 뒷면 높이가 낮아지면서 뒷좌석 헤드룸(머리공간)이 줄어 180㎝ 이상 성인 남성이 탔을 때 답답하다고 느낄 정도였다.

 문제는 가격이다. 도요타 아발론(4740만원), 혼다 어코드 3.5(4190만원), 닛산 알티마 3.5(3880만원) 같은 경쟁 수입차 가격과 비교했을 때 우위를 가질 수 있을지 확신이 서지 않았다. 신형 그랜저 IG는 현대차 설명대로 흠잡을 데 없는 완성도를 갖췄다. 하지만 ‘놀라운 혁신’도 없었다. 찔러도 피 한 방울 나지 않을 것 같은 완벽한 인물보다 좀 부족하더라도 사람을 확 잡아끄는 매력이 있는 인물이 인기를 끈다. 독일차의 ‘주행 성능’, 일본차의 ‘내구성’, 미국차의 ‘육중함’ 같은 독보적인 매력을 가졌으면 하는 아쉬움도 남았다. 

김기환 기자 kh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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