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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우택 “친박 로봇 될 생각 없다”

중앙일보 2016.12.19 01:58 종합 4면 지면보기
새누리당 정우택 신임 원내대표가 18일 “더 이상 난 친박의 대표가 아니다”며 “친박계에 신세 진 것도 없다”고 말했다. 정 원내대표는 이날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친박계 그들도 상대적으로 계파색이 엷은 내가 필요해 원내대표 후보로 추천한 것이지 내가 예뻐서 내보낸 것도 아니다”며 이같이 밝혔다.

친박계의 지지로 경선에서 승리한 정 원내대표가 친박계에 압박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를 통해 친박 핵심들을 2선 후퇴시키고 비박계의 강성 요구를 누그러뜨려 보겠다는 포석이 깔렸다고 당 관계자가 전했다.

실제 그는 정계 입문 초기부터 친박계로 불려왔지만 친박의 중심부와는 거리를 둬 왔다. 친박계의 한 관계자는 “정 원내대표가 무소의 뿔처럼 혼자 가는 스타일이라 친박계에서도 어느 정도 경계심이 있다”고 전했다. 정 원내대표가 친박계를 먼저 내치는 고육책을 펼 가능성이 제기되는 이유다.

정 원내대표의 현재 권한은 막강하다. 이정현 전 대표 등 친박 지도부가 일괄 사퇴한 만큼 그에겐 원내대표 외에 ‘대표 권한대행’이란 직함까지 붙어 있다. 비대위원장 추천권, 또 이를 추인할 전국위원회 소집 권한 모두 정 원내대표에게 있다. 정 원내대표는 이날 통화에서 “원내대표 경선에서 누구를 찍을까 고민했던 중립성향의 부동표가 ‘정우택-이현재 팀이 더 안정적이다’고 표를 줬기 때문에 당선된 것”이라며 “친박들이 나에게 이래라저래라 할 일이 없고, 난 친박계의 로봇이 될 생각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숙명적으로 원내대표직을 맡게 됐으니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일을 할 것”이라 고 말했다.

비주류 내부에선 정 원내대표에 대한 평가가 엇갈린다. 유승민 의원과 가까운 한 인사는 “정 원내대표가 친박계로 분류되긴 하지만 계파색이 엷고, 정치 이슈에 대해 유연한 사고를 하는 분 아니냐”며 “분당 사태를 막고 당을 살리기 위해 정 원내대표가 친박계에 대한 인적 청산에 나설 수도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반면 또 다른 비주류 인사는 “정 원내대표는 결국 친박계의 입장을 대변하는 사람”이라며 “별 기대를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정 원내대표는 “당내 친박계 모임인 ‘혁신과 통합 보수연합’를 해체할지 19일까지 답을 달라”고 이미 요구했다. 친박계 조원진 의원이 회원들을 상대로 의견을 수렴한 결과 해체에 대한 찬반 양론이 팽팽했다고 한다. 정 원내대표는 모임 해체뿐만 아니라 이미 친박계 핵심의원들의 2선 후퇴까지 약속했다. 친박계 내부에선 “친박계의 아바타처럼 움직이지 않겠다”는 정 원내대표의 말이 빈말이 아닌 현실로 닥칠까 우려하는 기색도 있다.

서승욱·이충형 기자 ss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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