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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인단 투표에서 트럼프 '반란표' 나오나

중앙일보 2016.12.18 17:41
오는 19일 미국 대통령을 공식 선출하는 선거인단 투표를 앞두고 ‘반란표’가 나올지 주목된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통상대로라면 지난 11월 8일 대선에서 선출된 538명의 선거인단이 19일 투표에서 트럼프에게 많이 투표해야 하지만 그러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미국 대선은 직접 선거가 아닌 선거인단 선출을 통한 간접 선거다. 지난달 8일 대선에서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가 사실상 대통령에 확정된 것은 538명 선거인단 중 과반인 306명을 확보했기 때문이다.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은 선거인단 232명 확보에 그쳤다. 전체 득표율만 보면 클린턴이 48.2%로 트럼프 46.1%를 앞섰지만, 플로리다ㆍ미시간ㆍ펜실베이니아 등 경합주 선거에서 패하면서 각 주에 할당된 선거인단을 트럼프가 모조리 가져가 승리를 확정 지었다.

538명 선거인단은 19일 대통령 선출 공식 투표를 함으로써 트럼프의 당선을 추인하게 된다. 이 투표 결과는 내년 1월 미국 하원에 송부된다.

그러나 최근 기류는 심상치 않다. 선거인단에게 ‘트럼프를 찍지 말라’는 캠페인이 활발하게 벌어지고 있다. WP는 “최근 러시아의 미 대선 개입 의혹이 제기되면서 반(反)트럼프 캠페인이 활기를 띠고 있다”며 “클린턴이 전체 득표에서 이기고도 트럼프가 대통령에 당선된 데 대해서도 문제 제기가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를 대통령에 당선시키려고 러시아가 사이버해킹을 통해 미 대선에 개입했다는 미 중앙정보국(CIA)의 의혹 제기는 미국 내에서 점차 설득력을 얻어가는 분위기다. 대선 결과에 대한 신뢰성에 의문이 제기되자, 선거인단에 ‘트럼프를 찍지 말라’는 미국 시민들의 압박이 거세지고 있다는 것이다.

미 애리조나주의 공화당 선거인단인 캐롤 조이스는 “트럼프를 뽑지 말라는 e메일을 하루에 3000통씩 받는다”며 “이젠 정말 고민이 된다”고 WP에 토로했다.

민주당 대선 경선에 참여했던 로런스 레시그 하버드대 법대 교수는 “공화단 선거인단 20명이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을 배신하고 반란표를 던지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선거인단 투표에서 민주당 선거인단에 더해 공화당 선거인단 37명이 반란표를 던져 270명 이상 확보하지 못하면 트럼프 당선인은 45대 대통령에 지명될 수 없다고 본다.

하지만 선거인단 투표에서 대선 결과가 뒤바뀔 가능성은 극히 낮다는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미국 국립문서기록관리청(NARA)에 따르면 지금까지 선거인단이 반란표를 행사하거나 투표용지에 정해진 후보 이름을 쓰지 않은 경우는 ‘1% 미만’으로 집계됐다.

미국 역사에서 선거인단 반란표가 가장 많이 나온 대선은 선거인단 6명이 제임스 매디슨 전 대통령에게 반란표를 던진 1808년 대선이었다. 1832년 이후 대선에서 선거인단 반란표가 1표 이상 나온 적은 한 번도 없었다.

백민정 기자 baek.mi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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