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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시동기(28회) 이재명과 김진태, 촛불시위현장에서 상극 행보 화제

중앙일보 2016.12.18 16:58
1964년생, 제28회 사법시험 합격, 사법연수원 제18기 수료 등 이재명 성남시장과 김진태 국회의원은 공통점이 많다. 하지만 촛불시위현장에서 이들의 행보는 극과 극이다. 이 시장은 촛불과 함께 하며 촛불을 키우고 있는 반면 김 의원은 촛불 진화에 나선 모습니다.
새누리당 김진태 의원이 1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옆 세종로 공원에서 열린 `보수단체 애국시민 총집결 대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뉴시스]

새누리당 김진태 의원이 1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옆 세종로 공원에서 열린 `보수단체 애국시민 총집결 대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뉴시스]

공안검사 출신인 김 의원은 지난 17일 오후 2시 정부서울청사 앞 세종로 소공원에서 열린 보수단체 엄마부대봉사단 탄핵무효 국민총궐기 대회에 참석해 “국회의 탄핵 소추안 가결은 잘못된 것이고 헌재가 반드시 기각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좌파들은 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박 대통령을 버렸다고 선동했지만 아직도 대통령을 버리지 않은 시민이 이렇게 많다는 것을 보여줘야 재판관들이 흔들리지 않고 정확한 판결을 내릴 수 있다”고 했다. 김 의원은 지난 1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탄핵반대 애국집회에 100만 모일 수 있다”고 적기도 했다.
이재명 성남시장이 17일 대전에서 촛불집회가 끝난 뒤 시민들에게 강연하고 있다. 신진호 기자

이재명 성남시장이 17일 대전에서 촛불집회가 끝난 뒤 시민들에게 강연하고 있다. 신진호 기자

반면 인권변호사 출신인 이 시장은 이날 오후 대전에서 열린 ‘박근혜 퇴진 5차 대전10만 시국대회’에 참석해 “지금 저들의 반격이 시작됐다. 저 사람들 절대 물러나지 않을 것이다. 우리가 눈을 돌리고 집으로 가면 탄핵 소추가 기각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이 민주공화국을 완성할 절호의 기회다. 기득권자들이 권력을 유지하려는데 우리의 권리를 빼앗기지 않도록 신경 써야 한다”며 “김진태 의원이 100만 명을 동원한다고 말했는데 (사법)연수원 동기로 창피하다”고 말했다.

이 시장은 18일 본지와의 전화통화에서 이 같은 발언 취지에 대해 “억지 소리로 국민을 선동해 원하는 방향으로 끌고 갈 수 있다고 믿고 있는 게 안타까워 그랬다”며 “100만명 모일 수 있다는 발언이나 탄핵반대 집회 개최 등은 일반 대중들의 의식수준이나 판단력을 너무 우습게 보고 하는 것이다. 국민들은 결코 선동에 놀아나는 존재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해 본지는 김 의원과 여러 차례 전화 연결을 시도했지만 연결되지 않았다.

두 사람은 1964년생으로 동갑이다. 1986년 함께 제28회 사법시험에 합격했고, 1987~89년 사법연수원(18기)을 함께 수료했다. 이 정도 공통점이면 인연이 있을 법도 한데 이 둘은 서로를 잘 알지 못한다고 한다.

김 의원과 이 시장은 성장배경부터 크게 달랐다.

김 의원은 1964년 강원 춘천시 효자동에서 군인인 아버지와 교사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2남 중 둘째로 춘천에서 고교까지 마치고 서울대 법대에 입학했다. 사법시험 합격과 함께 검사가 된 뒤에는 17년간 검찰에 근무하면서 공안 검사로 이름을 알렸다. 김 의원이 공안 검사의 길을 걷게 된 건 1996년 서울지검 공안부로 배정되면서부터다. 그는 공안검사로서 줄곧 간첩 사건이나 정치자금법사건, 선거사건을 다뤘다.

그러던 중 2009년 1월 원주지청장에서 한직으로 꼽히는 서울고검 검사로 발령나자 사표를 내고 변호사가 됐다. 2012년 제 19대 국회의원이 된 뒤 재선에도 성공했다. 국회의원을 하면서 줄곧 청와대와 여권 주류를 옹호하는 목소리를 내 ‘친박 돌격대’로 불렸다.

최근엔 “촛불은 촛불일 뿐이지 바람이 불면 다 꺼진다”며 “민심은 언제든 변한다”고 말해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또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서는 ‘원형보존 인양이 어렵다, 비용이 최소 1000억원 이상 소요된다, 인양시 추가 희생이 우려된다’는 3가지 이유를 제시하며 인양을 반대하기도 했다.

반면 1964년 경북 안동시 예안면 도촌리에서 5남2녀 중 다섯째(아들로는 넷째)로 태어난 이 시장은 겨울이면 방안에 둔 물그릇이 얼 정도로 찌들게 가난했다고 한다. 이 때문에 소년시절 공장에서 소년공으로 일을 했고 공장 프레스기에 팔이 끼면서 비틀어지는 바람에 장애(6급)를 얻었다.

사춘기 시절 몸이 불편한 채 작업복을 입고 공장으로 향하는 자신이 싫어 학업에 열중했고 검정고시를 거쳐 82년 중앙대 법대에 진학했다. 사법시험 합격한 뒤에는 인권변호사와 시민운동가(민변·참여연대)의 길을 걸었다.

2006년 성남 시장(열린우리당 후보)과 2008년 국회의원(통합민주당 분당갑) 선거에 도전했지만 잇따라 고배를 마신 뒤 2010년 성남시장(민주당)선거에 나서 당선됐다.
 
춘천·성남=박진호·김민욱 기자 park.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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