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북한, 사이렌 속 김정일 사망 5주기 행사

중앙일보 2016.12.18 15:07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4주기인 2015년 12월17일 김일성과 김정일의 시신이 안치된 평양 금수산태양궁전을 찾아 참배했다. 앞줄 오른쪽부터 김원홍 국가안전보위부장, 박영식 인민무력부장, 김 제1위원장,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 . [사진제공=노동신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4주기인 2015년 12월17일 김일성과 김정일의 시신이 안치된 평양 금수산태양궁전을 찾아 참배했다. 앞줄 오른쪽부터 김원홍 국가안전보위부장, 박영식 인민무력부장, 김 제1위원장,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 . [사진제공=노동신문]

북한이 17일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5주기 추모행사를 금수산태양궁전에서 진행했다. 금수산태양궁전은 1977년 김일성 주석 생전 집무실로 건립한 곳으로 ‘주석궁’으로 불리다 1994년 그가 사망한 뒤 시신을 영구보전 처리해 전시한 뒤 모든 창문을 건물 외벽과 같은 재질인 대리석으로 막는 공사를 하고, 금수산기념궁전으로 바꿨다. 2011년 12월 17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사망하자 북한은 주변 조경 작업을 한 뒤 금수산태양궁전으로 개칭했다. 현재 김일성과 김정일의 시신이 안치돼 있다.

북한은 각종 기념일 당일이나 전날 평양체육관 등에서 중앙보고대회를 하곤 했지만 이날은 야외에서 행사를 진행했다. 특히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은 그동안 당일 0시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해 왔지만 5주기 행사를 맞아선 중앙보고대회 직전 찾았다. 통일부 당국자는 “북한은 5주년과 10주년 등 소위 꺾어지는 정주년에는 행사를 크게 진행한다”며 “이같은 관례에 따라 김정일 사망 5주기를 맞아 대대적인 행사를 이어 가면서 대내결속을 다진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북한은 이날 오전 9시(한국시간 오전 9시 30분) 김정은의 참배를 시작으로 저녁 늦게까지 추모 분위기를 이어갔다. 김정은은 참배에 이어 금수산태양궁전 광장에서 당ㆍ정ㆍ군 주요 당국자들과 평양시민들이 참석한 가운데 추모행사를 열었다. 또 12시에는 3분동안 사이렌을 울리고, 차량과 전철의 이동마저 중단한 채 모든 주민들이 묵념하는 시간을 가졌다. 오후 들어선 추모행사를 녹화 방송했으며, 저녁 8시에 ‘보도’(한국의 메인 뉴스) 시간에 간판 아나운서인 이춘희가 나와 추모사를 읽었다.

김정일을 내세워 김정은 체제의 공고성을 과시하려는 차원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인제대 진희관(통일학부) 교수는 “권력투쟁과 후계자 논의를 거쳐 낙점된 김정일과 달리 김정은은 김정일의 아들이라는 이유로 권좌에 오른 측면이 크다”며 “김일성과 김정일을 내세워 체제 공고화 작업을 진행해 가는 측면이 강하다”고 말했다. 북한에서 ‘수령’의 위상은 지도자의 지위를 넘어 신으로 여겨지는 만큼 선대 수령인 김정일의 5주기를 맞아 대내 결속을 다지려는 측면이 있다는 뜻이다. 실제 북한은 이날 김정은을 “또 한 분의 백두산 천출(天出) 위인”이라거나 “대를 이어 충성하자”, “김정은 동지를 정치사상적으로 목숨으로 결사옹위하자”고 강조했다.

북한은 또 “김정은 동지는 우리 조국(북한)을 당당한 핵보유국으로 빛내여 주셨다”며 “제국주의 반동들의 극악한 제재 봉쇄도 우리 인민의 사회주의 신념을 허물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연이은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에 따른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로 인한 어려움 속에서 주민들의 일심단결을 강조한 셈이다. 정부 당국자는 “북한은 핵과 미사일이 체제를 존속시켜주는 조치라는 식으로 주민들에게 선전하고 있다”며 “경제적 어려움 역시 체제 존속을 위해 하고 있는 조치들에 국제사회가 강압적으로 제재가 이뤄지기 때문이라며 원인을 국제사회로 돌리려고 시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용수 기자 nkys@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