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진핑의 부패척결은 ‘격탁양청(激濁揚淸)’이란 성어로 표현된다. 당서(唐書) 왕규전(王珪傳)에 나오는 이 말은 탁류(濁流)를 몰아내고 청파(淸波)를 끌어들인다는 뜻을 갖고 있다. 즉 격렬하게 부딪치며 흘러내리는 탁한 물을 시원하게 흘려버리고 맑고 깨끗한 물을 상큼하게 끌어들인다는 의미다. 악(惡)을 제거하고 선(善)을 가져온다는 이야기다. 시진핑은 반부패 정책을 집권 초기의 기강 잡기 정도로 추진하는 게 아니다. 중국 공산당 총서기에 오른 이후 만 4년이 지나도록 중단 없이 전개하고 있다. 오히려 날이 가면 갈수록 그 도를 더해가고 있는 듯하다. 그 시퍼런 서슬에 낙마한 관리 수가 중국 건국 이래 최대를 기록하고 있다. 이 같은 시진핑의 부패와의 전쟁에 대해 중국에선 지난해 『격탁양청』을 제목으로 한 책이 출판되기도 했다. 이 책엔 중국 고전을 토대로 ‘청렴’을 권장하고 ‘부패’를 경계하는 시진핑의 말 105가지가 빼곡하게 실려있다. 시진핑은 첫 마디로 ‘부패는 싹부터 잘라내야 한다’는 방미두점(防微杜漸)을 외친다. ‘난세를 다스림에는 엄한 법률로 해야 한다’는 치란중전(治亂重典)은 죄가 무거우면 벌도 무겁다는 단호함을 보여준다. 대통령 탄핵이란 초유의 사태를 맞은 우리 현실에 비춰볼 때 착잡한 마음을 금할 길 없다.
漢字, 세상을 말하다
유상철논설위원you.sangchul@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