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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단 센서로 온·습도 실시간 측정, 전력 소비 절약

중앙선데이 2016.12.18 00:00 510호 6면 지면보기
병원에선 각종 의료기기가 24시간 작동된다. 그만큼 에너지 소비량이 많다. 서울시에 따르면 2013년 기준 병원의 평균면적당 에너지소비량(73Kgoe/㎡)은 대학(30Kgoe/㎡)의 약 2.5배, 대기업(43Kgoe/㎡)의 약 1.7배에 달했다. 최근 병원의 에너지 소비량을 줄이는 데 사물인터넷(IoT)을 활용하는 기술이 국내 대형병원에서 시범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



 


국제성모병원 에너지 절감 신기술

인천시 서구 심곡동에 있는 가톨릭관동대 국제성모병원 중환자실 벽면엔 온·습도 사물인터넷(IoT) 센서가 달려 있다. 손바닥 절반 크기의 하얀색 기기인데 병실 온도와 습도를 실시간으로 측정해 클라우드 서버로 보낸다.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정보화진흥원이 지원하는 ‘에너지 분야 IoT 융합서비스 실증사업’을 하기 위해 지난 10월 설치한 장치다.



 병원에서 온도·습도 관리는 매우 중요하다. 면역력이 약한 환자가 많아 겨울철 난방을 너무 많이 하면 감기 환자가 속출한다. 습도 조절이 안 돼서다. 병실에선 온도 관련 민원이 끊이지 않는다. 기존의 관리 시스템으론 이를 해결하기가 쉽지 않다. 국제성모병원 관리팀 관계자는 “이전에는 수술실과 응급실 온도·습도 수치를 측정하지 않았지만 지금은 IoT 센서를 이용해 실시간으로 온도·습도를 모니터링하고 이상이 있거나 에너지가 낭비되면 바로 조절한다”고 말했다.



  IoT 융합서비스 실증사업에는 1000병상 규모의 국제성모병원과 4개 기업이 컨소시엄으로 참여한다. 응용 범위가 넓어지고 있는 IoT 기술을 의료기관 빌딩 에너지 관리에 적용해 에너지를 절감하는 게 목적이다. 병원 빌딩 관리 분야에선 국내에서 처음이다. 효과가 입증되면 병원들이 앞다퉈 도입할 것으로 기대된다.



 그동안 병원들은 대부분 에너지 절감에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에너지 효율보다 환자 생명을 우선시하는 의료기관의 특수성 때문이다. 오래된 기계를 새것으로 바꾸고 절전 효과가 높은 전구를 설치하며 태양열 시스템을 이용해 전력 소비량을 줄이는 선에서 에너지를 절약하는 데 그쳤다.



 

[수집한 데이터로 다양한 연구]

IoT 기술을 이용하면 어떤 효과가 있을까. MRI 기계 같은 병원 장비가 사용하는 에너지 관련 정보들은 중앙 서버로 보내진다. 중앙관제실엔 실시간으로 이를 모니터링하고 조절하는 시스템이 있다. 공간별로 최적화된 에너지를 사용할 수 있고 장비 유지·보수에 드는 관리비 및 인건비도 줄일 수 있다. 이번 사업의 총괄·기술 책임자인 ㈜비즈테코 우희재 대표는 “국제성모병원에서 전력 소비량이 많은 응급실, 중환자실, 수술실을 중심으로 IoT 융합서비스 플랫폼을 구축해 시험하고 있다. 온도·습도 정보와 장비별 전력 소비량을 측정해 중앙 서버로 보내는 것이 관리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온도·습도 정보는 중앙에서 관리·조절하는 목적 외에도 데이터가 쌓이면 여러 분야에서 활용할 수 있다. 관련 임상 연구도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대장 수술을 할 때 어느 정도의 온도·습도를 유지하면 수술 성공률이 높아지는지, 감기?천식 환자가 언제 가장 많고 병원 내 온도·습도를 어떻게 바꿔야 감염률이 낮아지는지 빅데이터를 만들어 분석해 알 수 있다.



 중앙 시스템에서 직접 에너지를 관리하기 위해 전력 소비 데이터도 모은다. 국제성모병원 수술실 벽면 콘센트엔 동그란 스마트플러그가 꽂혀 있다. 전력 소비량을 측정하기 위해 비즈테코 측이 병원 맞춤형으로 개발한 스마트플러그다. 환자와 연결된 많은 기기의 전력 사용량이 이 플러그를 통해 모니터링된다. 플러그 내부에 무선 통신(wifi) 모듈이 탑재돼 해당 공간의 소비 전력 및 전압 데이터 값을 측정해 서버로 보낸다. 비효율적으로 소비가 많은 경우 바로 감지한다.



?일반 IoT 스마트플러그와 달리 무선통신을 사용한다. 이 사업에 참가한 통신업체인 ㈜SYF C&C 김민후 이사는 “시중에서 파는 IoT 스마트플러그는 블루투스 통신 등을 이용하는 데 이 경우 데이터를 서버에 보내려면 ‘허브’를 따로 구입해야 하기 때문에 불편하고 비용도 더 든다”며 “wifi 통신을 이용하면 작은 플러그 하나로 모든 전력 기구를 모니터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의료장비별 전력 소비량 측정]

이 플러그를 통해 2개월치 전력 소비 데이터가 모여 있지만 효용성을 수치로 말하기는 이르다. 전년 대비 전력량 증감 여부를 보기 위한 기초 데이터가 없기 때문이다. 데이터가 어느 정도 모이면 입·퇴원, 처방전을 관리하는 기존 병원 시스템과 연계해 새로운 서비스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입·퇴원 관리 시스템이 ‘빈 병실’이라고 알려주는 곳에 에어컨이 가동 중이라고 보고되면 중앙관리실에서 이를 조절해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다. 응급실에서 사용되는 여러 브랜드의 심장제세동기도 에너지 효율을 손쉽게 분석해 전력 소비가 적은 제품으로 바꿀 수 있다. 그동안 생각지 못했던 다양한 방식으로 에너지 절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국제성모병원이 운영하는 실버타운엔 방마다 스마트플러그가 꽂혀 있다. 스마트폰에 ‘PEMS’라는 애플리케이션(앱)을 다운받으면 온열매트, 선풍기, 에어컨을 쉽게 조절할 수 있다. 스마트플러그에서 전력과 전압 정보를 서버로 보낼 때 스위치 조절 정보도 함께 전달하기 때문이다. 아직 병원에선 안전을 이유로 개인이 마음대로 조절하지 못하도록 막아놨지만 실버타운에선 앱을 다운받으면 스위치를 조작할 수 있다.



 국제성모병원은 지난달 24일 두바이 알마리아(Al Mariya) 병원과 에너지 효율화 및 사업화 방안 제시 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이 병원 창조경영전략원 김영인 부원장은 “국내 병원 중 에너지 절감을 위해 IoT 융합 시스템을 이용해 모니터링하고 관리하는 사례가 아직 없다”며 “이 기술을 해외 병원에도 수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윤혜연 기자 yoon.hye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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