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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타로 변신한 주민 150명, 소외 어린이들에 ‘희망 선물’

중앙일보 2016.12.16 01:11 종합 23면 지면보기
강원도 원주에서 음식점을 하는 박경애(62·여)씨는 크리스마스 때면 산타로 변신한다. 산타 복장을 하고 가정형편이 어려운 어린이 10여 명을 찾아 겨울용 외투와 털신 등을 나눠 준다. 선물받는 어린이는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강원지역본부가 추천했다. 박씨는 올해로 10년째 연말에 이 같은 활동을 하고 있다.

초록우산 강원본부 ‘산타원정대’
2007년에 시작된 연말 자선 캠페인
산타복장 기부자들 보육원 등 방문
장난감·학비 등 전하며 아동 위로
10년째 선행…올해도 800만원 모금

박씨는 아이들 선물을 마련하기 위해 하루 수익 가운데 3000원씩 저축한다. 올해는 이렇게 109만5000원을 모았다. 박씨는 “30년 전 공무원이던 남편이 순직하면서 아이 둘을 힘들게 키웠는데 정부에서 아이들의 학비를 전액 지원해줘 고마운 마음을 갖고 살았다”며 “받은 도움을 돌려주고 싶어 후원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지난 8일 강원도 춘천시 세종호텔에서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강원지역본부의 ‘2016 산타원정대’발대식이 열렸다. 자발적 기부자들의 모임인 산타원정대는 10년째 연말에 보육원 등 소외된 강원지역 어린이들을 찾아가 크리스마스 선물을 전달해 오고 있다. [사진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강원지역본부]

지난 8일 강원도 춘천시 세종호텔에서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강원지역본부의 ‘2016 산타원정대’발대식이 열렸다. 자발적 기부자들의 모임인 산타원정대는 10년째 연말에 보육원 등 소외된 강원지역 어린이들을 찾아가 크리스마스 선물을 전달해 오고 있다. [사진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강원지역본부]

박씨는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강원지역본부(어린이재단)의 산타원정대 캠페인에 참여하고 있다. 어린이재단은 2007년부터 산타원정대 캠페인을 하고 있다. 부모가 없거나 형편이 어려운 어린이들에게 1년에 한번이라도 선물을 주자는 취지다. 어린이들에게 원하는 선물과 사연이 담긴 편지를 받거나 전화접수로 대상을 선발한다. 이와 별도로 기부 희망자도 모집한다. 기부금 규모에 맞게 선물을 구입해 기부자에게 전달하고, 기부자는 연말에 산타복장을 하고 선물을 전달한다.

올해는 희망어린이 400명을 선정했다. 150여명이 낸 기부금 800여 만원으로 가방, 운동화, 장난감 등을 구입했다. 기부금을 낸 이들 ‘산타’는 어려운 가정형편으로 야구회비가 없어 박찬호·이승엽 선수와 같은 야구선수의 꿈을 포기해야 하는 민수(12·가명)에게 학교 야구회비를, 학원을 다닐 수 없는 지수(15·여·가명)에게는 학원비를 준다.

춘천에서 닭갈비 집을 하는 이상구(59)씨도 10년째 산타원정대로 활동한다. 이씨는 올해도 200만원을 모아 지난 8일 춘천의 한 보육원(원생 43명)을 찾아 20명에게 귀마개, 장갑, 인형, 로봇장남감 등을 선물했다. 오는 20일에는 추가로 23명에게 선물을 주기 위해 보육원을 찾는다. 이씨는 “어려운 형편 때문에 갖고 싶은 것을 갖지 못하는 아이들이 주변에 많다”며 “회원들과 십시일반 돈을 모아 아이들에게 꼭 필요한 물품을 선물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컴퓨터로 공식 집계가 시작된 2012년부터 현재까지 ‘산타’에게 선물을 받은 아이는 1400여 명에 이른다. 어린이재단 강원지역본부 김주영(44) 과장은 “크리스마스가 가까워지면 기부금 액수가 크게 증가한다”고 말했다.

이창수(53) 어린이재단 강원지역본부장은 “소외된 아이들의 작은 꿈과 소망을 모두 들어줄 수 없을 때가 많아 이들을 후원하는 산타원정대가 꼭 필요하다”며 “더 많은 어른들이 산타의 이름으로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전달하는 역할을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진호 기자 park.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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