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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소문 사진관] 길 위에서 자유…GS를 배우는 이유

중앙일보 2016.12.16 00:02
R1200GS를 타고 갈대숲을 통과하고 있는 동호인들. GS라는 명칭은 독일어로 gelande/strasse(땅/도로) 영어로 오프로드(off Road)와 온로드(on Road)라는 뜻이다.

R1200GS를 타고 갈대숲을 통과하고 있는 동호인들. GS라는 명칭은 독일어로 gelande/strasse(땅/도로) 영어로 오프로드(off Road)와 온로드(on Road)라는 뜻이다.

23살의 의대생 퓨세는 친구 로드리고와 함께 남미대륙 여행을 시작한다. '포데로사'라는 애칭을 붙인 낡은 모터사이클에 몸을 싣고 안데스산맥을 가로지른다.

사막을 건너고 아마존을 거쳐 베네수엘라까지 가는 긴 여정이다. 길 위에서 두 청년은 새 세상을 보게 된다. 그동안 살아온 삶이 송두리째 부정되는 경험 같은 것이다. 주인공은 마피아가 판치고 부조리로 가득 찬 라틴 아메리카의 현실을 보며 분노가 끓어오른다. 혁명을 위한 새로운 삶에 대한 의지와 희망을 꿈꾼다. 영화 <모터사이클 다이어리>는 '질풍과 노도'의 시대상을 반영한다. 퓨세는 훗날 쿠바의 혁명 영웅 체 게바라이다.
 

오토바이 여행의 최대 매력은 몸으로 느끼는 것이다. 두 바퀴가 지나갈 공간만 있으면 어디든 달릴 수 있다. 이런 자유를 만끽하려는 젊음은 곳곳에 널려 있다. 유명인이라고 다르지 않다. 스코틀랜드 출신의 명배우 이완 맥그리거도 바이크 여행의 꿈을 실천한 한 사람이다. 이완은 2007년 봄날 고향인 스코틀랜드 존오그로츠에서 오토바이 여행을 시작했다.

동료 배우인 찰리 부어만과 함께이다. 아프리카를 종단해 남아공 케이프타운까지 수만 킬로미터를 달리며 곳곳에서 아프리카 아이들을 만났다. 영국 BBC는 이들의 여정을 다큐멘터리로 방영했다.
 
 
다큐멘터리 ‘롱 웨이 다운(long way down)’ [유튜브]

 
BMW `R1200GS` 바이크 전문 강사인 어드벤처 스튜디오 박지훈 대표강사가 충주시 목계나루 인근에서 동호인 입문교육을 하고 있다. 시트에 앉지않고 서서 타는 스탠딩 자세는 차체의 무게중심을 낮춰 저속상태에서 균형감각을 높이기 위함이다.

BMW `R1200GS` 바이크 전문 강사인 어드벤처 스튜디오 박지훈 대표강사가 충주시 목계나루 인근에서 동호인 입문교육을 하고 있다. 시트에 앉지않고 서서 타는 스탠딩 자세는 차체의 무게중심을 낮춰 저속상태에서 균형감각을 높이기 위함이다.

튀어나온 엔진과 측면을 보호할 수 있는 사이드 가드(side guard).

튀어나온 엔진과 측면을 보호할 수 있는 사이드 가드(side guard).


험로에서 튀어오르는 작은 돌에 의해 헤드라이트의 파손을 방지하는 보호망.

험로에서 튀어오르는 작은 돌에 의해 헤드라이트의 파손을 방지하는 보호망.


이완과 찰리가 탄 오토바이는 BMW R1200GS(이하 GS)이다. 수백 킬로그램의 짐을 싣고도 고속주행이 가능하다. 온로드 오프로드 가리지 않고 달릴수 있는 기종이다. 매끈한 포장길은 물론 자갈길, 진흙탕, 모래밭 등 험지를 가리지 않는다.

덩치가 크고 배기량이 높아서 초보에게는 좀 버거운 편이다. 하지만 장거리 오토바이 여행을 꿈꾸는, 오토바이 좀 타봤다는 ‘꾼’들이 꼽는 최고의 기종이다. 그런데 아스팔트에서 제법 탄다는 사람도 오프로드에서는 넘어지기 일쑤다. 마음대로 컨트롤하기 쉽지 않다. 타는 맛을 제대로 느끼기 위해 교육을 받아야 한다.
 
본격적인 오프로드 주행 교육에 앞서 동호인들이 바이크의 무게중심을 확인하고 체중이동시 자세 제어법을 연습하고 있다.

본격적인 오프로드 주행 교육에 앞서 동호인들이 바이크의 무게중심을 확인하고 체중이동시 자세 제어법을 연습하고 있다.

박지훈 강사가 몸으로 바이크를 지탱하면서 클러치 조절법을 교육하고 있다. 미세하게 클러치를 조작하면서 저속으로 바이크를 이동시키는 방법이다.

박지훈 강사가 몸으로 바이크를 지탱하면서 클러치 조절법을 교육하고 있다. 미세하게 클러치를 조작하면서 저속으로 바이크를 이동시키는 방법이다.

박지훈(왼쪽) 강사가 저속에서 방향전환을 위한 체중이동법과 자세에 대해 시범을 보이고 있다. 험로 탈출방법은 저속으로 극복하는 경우가 많다.

박지훈(왼쪽) 강사가 저속에서 방향전환을 위한 체중이동법과 자세에 대해 시범을 보이고 있다. 험로 탈출방법은 저속으로 극복하는 경우가 많다.

최근 충청북도 충주시 목계나루 인근에서 GS 교육행사가 열렸다. 본고장 독일에서 전문적인 교육을 받은 기자 출신 박지훈씨가 강사이다. 박 강사는 교육시간 내내 “고개를 들라”는 말을 가장 많이 했다. “턱을 들고 멀리 보세요.” 멀리 보는 자세가 가장 안정감이 있다. 고개를 숙이면 저속에서 넘어지기 십상이다. 팔꿈치는 몸 바깥으로 빼야 한다. 험한 길에서 팔로 전해지는 충격이 줄어든다.

 
넘어질때는 자신의 몸이 바이크에 깔리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넘어질때는 자신의 몸이 바이크에 깔리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넘어진 바이크를 일으켜 세우고 있는 교육 참가자들. `R1200GS 어드벤처` 모델의 무게는 250kg 이상이다. 한 번 넘어지면 혼자서 일으켜 세우기가 쉽지 않다.

넘어진 바이크를 일으켜 세우고 있는 교육 참가자들. `R1200GS 어드벤처` 모델의 무게는 250kg 이상이다. 한 번 넘어지면 혼자서 일으켜 세우기가 쉽지 않다.

시트에 올라타 엑셀레이터만 감으면 나가는 단순한 방법이 아니다. 내려서 끌기도 하고 동작이 큰 자세로 시트 위에서 이리저리 옮겨다녀야 험로와 위기상황을 극복할 수 있다. 체력소모가 심하다.

시트에 올라타 엑셀레이터만 감으면 나가는 단순한 방법이 아니다. 내려서 끌기도 하고 동작이 큰 자세로 시트 위에서 이리저리 옮겨다녀야 험로와 위기상황을 극복할 수 있다. 체력소모가 심하다.


넘어진 오토바이를 세울 때는 팔과 허리를 쓰면 다친다. 200kg 가까운 오토바이는 엉덩이로 밀듯이 일으켜 세워야 한다. 보호장구도 필수다. 일명 교복이라 불리는 ‘랠리’ 자켓과 바지에는 팔꿈치, 어깨, 무릎, 골반, 가슴 등을 보호하는 보호대가 붙어있다.

목 보호대와 헬멧, 장갑, 부츠 등도 꼭 착용해야 한다. 20년간 오토바이를 탔다는 윤정현(59) 씨도 처음 교육을 받았다.

윤씨는 “GS로 세계여행을 하는 게 꿈”이라면서 “오프로드 주행 테크닉을 좀 더 빨리 익히고 싶어 참가했다”고 말했다. 자신만의 ‘모터사이클 다이어리’를 쓰고 싶은 사람에게는 국경도 나이도 큰 의미가 없다. 달리고 싶다는 마음만 있으면 된다. 체 게바라는 말했다. “우리 모두 리얼리스트(realist)가 되자. 그러나 가슴 속에는 이루지 못할 꿈을 가지자.”

 
박지훈(왼쪽) 강사와 교육생들이 개울을 건너고 있다. 바이크를 타고 물을 건너기 위해서는 정면을 응시하고 상체에 힘을 최대한 빼야한다.

박지훈(왼쪽) 강사와 교육생들이 개울을 건너고 있다. 바이크를 타고 물을 건너기 위해서는 정면을 응시하고 상체에 힘을 최대한 빼야한다.

급브레이크 조작법은 필수 잘 달리면 잘 서야 한다. 일명 깍두기라 불리는 험로용 타이어는 미끄러운 흙길, 진흙길에서 미끄러짐을 줄여준다.

급브레이크 조작법은 필수 잘 달리면 잘 서야 한다. 일명 깍두기라 불리는 험로용 타이어는 미끄러운 흙길, 진흙길에서 미끄러짐을 줄여준다.

오랫동안 할리데이비슨 `로드킹(road king)`을 탔던 윤정현(59)씨는 길을 가리지 않는 GS의 매력에 흠뻑 빠졌다. 윤씨가 입고 있는 `랠리` 재킷과 바지는 주요부위에 보호대를 적용하고 마찰에 강한 소재로 제작돼 안전성과 기능성을 높였다. 동호인들 사이에서 `교복`이라 불린다.

오랫동안 할리데이비슨 `로드킹(road king)`을 탔던 윤정현(59)씨는 길을 가리지 않는 GS의 매력에 흠뻑 빠졌다. 윤씨가 입고 있는 `랠리` 재킷과 바지는 주요부위에 보호대를 적용하고 마찰에 강한 소재로 제작돼 안전성과 기능성을 높였다. 동호인들 사이에서 `교복`이라 불린다.

 

GS의 매력은 속도보다 여유를 즐기는 데 있다.

GS의 매력은 속도보다 여유를 즐기는 데 있다.


사진·글=김현동 기자 kim.hd@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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