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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현장' 전일빌딩에 헬기 발사 진술 재조명

중앙일보 2016.12.15 18:42
광주 5·18민주화운동 장소인 전일빌딩의 총탄 흔적이 헬기 사격에 의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추정이 나오면서 앞서 있었던 관련 증언들이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1980년 5·18 당시 전일빌딩 주변에 떠 있는 헬기[사진 뉴시스]

1980년 5·18 당시 전일빌딩 주변에 떠 있는 헬기[사진 뉴시스]

15일 5·18 기념재단과 5월 단체들에 따르면 고 조비오 신부는 1989년 국회에서 열린 5·18 청문회에서 헬기 사격에 대해 증언했다. 조 신부는 1980년 5월 21일 낮 광주광역시 동구 호남동 주변 상공에서 헬기 소리가 났으며 발포 소리가 들렸다고 주장했다.

5·18 당시 적십자사 봉사활동을 하던 이광영(42)씨도 조 신부와 같은 날짜를 언급하며 헬기 사격으로 여학생이 어깨를 다쳐 병원으로 후송했다고 밝힌 바 있다.

선교사로 광주에 있었던 미국인 피터슨도 1994년 책 『5·18 광주사태』를 펴내며 관련 목격담을 전했다. 그는 "21일 오후 3시15분쯤 헬기가 거리의 군중을 쏘기 시작한 이후 병원에 환자들이 몰려들었다"고 적었다.

1995년 전두환 등에 대한 검찰의 수사 과정에 작성된 군 관계자의 진술에도 헬기 사격에 대한 언급이 있다. 5·18 당시 군의관은 검찰에서 "피터슨 목사의 말을 듣고 상공을 보니 헬기에서 사격을 하고 있었다. '타다닥'하는 소리가 3번 들렸던 것 같다. 불빛도 보였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군 당국은 '헬기 사격이 없었다'는 주장을 해오고 있다. 관련 진술은 충분했지만 물증이 없었던 상황에서 국과수의 판단은 36년 만에 5·18의 진실에 가까워지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5월 단체들은 기대하고 있다.

한편 국과수는 지난 13일 광주광역시 동구 금남로 1가 전일빌딩 곳곳의 총탄 흔적에 대한 3차 조사 후 각도 등을 고려할 때 헬기가 발사한 것일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이 빌딩은 5·18 당시 시민군이 항쟁을 준비하고 계엄군에 대항해 사수한 건물이다.

광주시의 의뢰로 전일빌딩 총탄 흔적 조사 및 분석을 하고 있는 국과수는 현장 조사 결과를 토대로 보고서를 낼 계획이다.

광주광역시=김호 기자 kim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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