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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김정은 냉동물고기 보며 "금괴 같다" 감탄…北 어부들 南으로 표류, 약 10명 아사

중앙일보 2016.12.15 12:27
북한 관영 매체들이 15일 보도한 김정은의 인민군 15호 수산사업소 방문 모습. 김정은은 냉동창고의 물고기를 보며  금괴 같다. 쌓인 피로가 가신다 고 말했다. [사진 노동신문 캡처 ]

북한 관영 매체들이 15일 보도한 김정은의 인민군 15호 수산사업소 방문 모습. 김정은은 냉동창고의 물고기를 보며 "금괴 같다. 쌓인 피로가 가신다"고 말했다. [사진 노동신문 캡처]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외화벌이 등을 위해 수산업을 장려하는 가운데, 한국 해경이 지난 11~12일 동해상에서 조업을 하다 표류해온 선박 3척을 구조했다고 통일부가 15일 밝혔다. 표류 과정에서 아사자만 10명 가까이 발생했다고 통일부 정준희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밝혔다. 구조된 북한 선원 8명 모두 북측으로 돌아가겠다는 의사를 밝혀 정부가 북측에 연락을 시도했으나 북한은 15일 정오 현재 반응이 없는 상태다.

정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오늘(15일) 오전 10시에 판문점을 통해 연락을 3차례 시도했으나 북한의 응답이 없었으며, 10시 10분과 15분 사이에 서해 군 통신선을 통해 연락을 시도했지만 역시 반응이 없었다”며 “오늘 오후 2시에 판문점을 통해서 연락을 재시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난 2월 정부가 개성공단 가동 전면중단을 선언하고 북한이 공단을 폐쇄하면서 남북간 대화채널은 끊긴 상태다. 정 대변인은 “다양한 방법으로 계속 연락을 취할 것”이라며 “기상상황 등을 고려해 19일 오전 9시경 동해상에서 (북측에) 인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북측 표류 선박을 남측 해경ㆍ해군이 구조한 경우는 수차례 있었으나 이처럼 3척이 동시에 구조된 경우는 드물다. 이를 두고 정 대변인은 “김정은이 최근 이례적으로 군부대 수산사업소를 3곳 이상 연달아 방문하는 등 동절기에 어로 활동을 독려하는 것이 바탕이 된 것 같다”고 해석했다.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 2014년부터 수산업을 강조해왔다. 이 배경에 대해 정 대변인은 “수산업이 (북한) 수출 비중의 10%에 육박하는 등 주요 외화벌이 수단이 되고 있으며 단기간 성과를 낼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북한은 15일에도 조선중앙통신ㆍ노동신문 등 관영매체를 통해 김정은이 군부대 수산사업소를 방문한 소식을 대대적으로 전했다. 김정은은 인민군 15호 수산사업소를 방문해 냉동 저장고를 살펴보며 “마치 금괴를 무져놓은(무더기로 쌓은) 것 같다”며 “쌓였던 피로가 말끔히 가셔진다”고 말했다고 매체들은 전했다. 김정은은 또 17일이 김정일 사망 5주기임을 언급하며 “인민군대에서 잡은 물고기를 수도시민들에게 보내주면 우리 장군님(김정일)께서 기뻐하실 것만 같은 생각에 인민군대 수산기지를 찾아왔다”고도 말했다. 조선중앙통신은 이 수산사업소가 지난 14일까지 목표의 170%를 초과 달성했다며 “희한한 물고기 대풍을 안아왔다”고 전했다. 김정은의 이번 시찰엔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과 서홍찬 인민무력성 제1부상 등이 동행했다.

김정은의 수산사업소 시찰은 최근 들어 부쩍 잦아지고 있다. 김정은은 보도시점 기준으로 지난달 17일에도 인민군 5월27일 수산사업소와 1월8일 수산사업소, 지난달 20일엔 인민군 8월25일 수산사업소를 연거푸 시찰하며 “물고기 비린내를 맡으니 기분이 상쾌해진다”는 발언 등을 쏟아낸 바 있다.

한편 이번에 표류해온 북한 측 선박은 모두 목선 2척과 바지선 1척이라고 통일부 관계자는 전했다. 이 중 목선 1척은 지난 9월말부터 기관 고장으로 3개월 가까이 표류했으며 선원들은 식량 부족과 추위 등으로 10명 가까이 아사해 파도에 휩쓸려 시신을 찾지 못한 상태라고 정 대변인은 전했다. 다른 목선 1척은 지난 11월 중순 조업 중 중국 어선과의 물리적 충돌 이후 표류했다고 한다. 정 대변인은 “관련한 자세한 상황은 들은 바 없다”고 말했다. 나머지 한 척은 소규모 바지선으로, 예인줄이 끊기면서 11월 말 표류했다.

정 대변인은 “어제(14일 북한 선원들에 대한) 신문이 끝났다”며 “어제 저녁부터 북쪽에 연락을 취하는 노력을 했으나 전혀 응답이 없었기에 공개적으로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선원들이 북한 송환 의사를 밝힌 것과 관련, 그는 “(북한에) 가족들이 있고 개인적 사정이 있기 때문일 것”이라고 말했다.

전수진 기자 chun.s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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