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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련, 대선 앞두고 박근혜 당시 후보 기획기사 쓴 언론사 3억원 협찬

중앙일보 2016.12.15 10:45
2012년 18대 대선을 앞두고 한 언론사가 당시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에게 유리한 여론을 형성하기 위해 기획기사를 쓰고, 이를 판매하는 데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협찬을 해준 사실이 드러났다. 해당 언론사가 당시 편집국장을 상대로 제기한 인센티브 관련 소송 과정에서다.

서울중앙지법 민사83단독 김진환 판사는 주간지 등을 발행하는 언론매체 A사가 2012년 당시 편집국장 B씨를 상대로 "기획취재수당 지급 의무가 없다"며 낸 채무부존재확인 소송에서 "돈을 줄 의무가 없다"는 판결을 했다고 15일 밝혔다.

B씨는 2012년 8월쯤 박근혜 당시 후보에게 유리한 여론을 형성하고 지지를 확산시킬 방법으로 육영수 여사 특집 기사를 기획했다. B씨는 보수단체로 분류되는 고엽제전우회 측에 해당 주간지를 10만부 이상 팔고 회원들이 기사를 자녀세대를 설득하는 데 사용하도록 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고엽제전우회 측이 자금상 문제를 들어 어려움을 표하자 A사의 대표이사였던 C씨가 나서 전경련에 접촉했다. C씨는 손길승 전경련 명예회장을 만나 "고엽제전우회 측에 권당 1만2000원씩 총 2만5000천권 배포하려하는데 3억원의 대금을 협찬해줄 수 있냐"고 제안했고 손 명예회장이 이를 받아들였다.

이후 A사는 전경련으로부터 2억원을 받았다. 1억원은 SK텔레콤·SK이노베이션으로부터 협찬 광고료 형태로 받았다.

그러자 B씨는 자신의 기획 덕분에 고엽제전우회를 상대로 배포한 것이니 해당 이익금의 25%인 7500만원을 달라고 요구했다. 편집국 소속 기자가 추진한 광고 및 판매분의 수금이 100% 완료되면 이를 실적으로 인정해서 25%의 기획취재 수당을 지급하기로 한 약정을 근거로 들었다. A사가 소송을 내자 맞소송도 제기했다.

재판부는 전경련으로부터 협찬을 받은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 것은 C씨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기획취재수당의 궁극적인 목적인 수익 창출에 있어 가장 중요한 부분인 전경련의 판매대금 협찬은 손 회장의 친분관계를 이용한 C씨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재판부는 또 "특정인의 당선을 위해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전경련으로부터 돈을 받은 것은 공직선거법 제97조 3항에 위배된다"며 "민법상 사회질서에 위반한 사항을 내용으로 하는 법률행위는 무효"라고 지적했다.

김선미 기자 call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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