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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특검, 청와대 관저·경호실·의무실 강제수사 검토

중앙일보 2016.12.15 02:30 종합 12면 지면보기
최순실(60·구속)씨 국정 농단 사건을 수사할 박영수(64) 특별검사팀이 수사 개시 시점에 맞춰 청와대 경호실 및 관저 등에 대한 강제수사에 나서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사정 당국의 한 관계자는 14일 “특검팀이 첫 강제수사 대상지를 선별하는 작업에 들어갔다. 청와대 경호실과 의무실은 물론 청와대 관저도 포함해야 한다는 쪽으로 의견을 모아가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강제수사에는 압수수색, 현장조사 등이 포함된다.

“경호실 작성 업무일지 확보해야
대통령의 세월호 7시간 파악 가능”
대통령, 최태원 독대 때‘말씀 자료’
뇌물죄 단서 될 면세점 내용 담겨

특검팀의 첫 발길이 향하는 대상은 향후 수사 방향 및 의지를 가늠할 수 있는 잣대가 된다. 검찰 관계자는 “경호실이 매일 업무일지를 쓰는데 기밀 등급에 따라 1년, 3년, 5년씩 보관 연한이 다르다. 이 업무일지를 확보해야 세월호 당일 대통령의 행적을 제대로 파악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이영석 경호실 차장은 지난 5일 국정조사 청문회에서 “세월호 참사 당일 외부 손님은 없었다”고 주장했지만 미용사들이 관저를 출입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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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의무실은 14일 국정조사 청문회에서도 제기된 의약품 구매와 비선 진료 의혹에 연루돼 수사선상에 올라 있다. 사정 당국 관계자는 “청와대 관저 조리실은 매끼 식단과 사용 식재료 양 등을 정확하게 기록해 두고 있다. 이는 세월호 참사 당일 청와대에 몇 명 정도가 있었는지 알 수 있는 단서가 된다”고 설명했다.

특검팀은 수사를 2월 말에 종료하기로 잠정 계획을 세웠다. ‘최순실 특검법’에 따르면 특검 수사는 준비기간 20일(12월 1~20일), 1차 수사기간 70일(12월 21일~2월 28일)이다. 특검 관계자는 “1차 수사 후 청와대가 허가해 주면 30일의 추가 수사를 할 수 있다. 하지만 수사 대상인 청와대가 이를 받아줄 리 없다고 본다. 1차 수사 때까지 모든 수사를 마친다는 계획”이라고 말했다.

특검팀은 이날 4개 수사팀도 확정했다. 1팀은 박충근 특검보와 신자용 부장검사, 고형곤 부부장검사, 이방현·최순호·호승진 검사로, 2팀은 이용복 특검보, 양석조·김태은·이복현·배문기·이지형 검사로, 3팀은 양재식 특검보, 김창진·조상원·김해경·문지석 검사로, 4팀은 윤석열 수사팀장, 한동훈·박주성·김영철·강백신·최재순 검사로 구성됐다.

선임팀인 1팀에서 세월호 7시간 행적 등을 위주로 수사를 하고, 현직 검사가 집중된 윤 팀장 중심의 4팀은 대기업 수사에 집중하는 방향으로 업무 배분이 이뤄졌다.

한편 특검팀은 박근혜 대통령이 미르·K스포츠재단에 대한 출연 대가로 대기업에 사업 관련 지원을 했음을 입증하는 데 도움이 될 단서를 확보했다. 검찰 관계자에 따르면 최씨 사건을 수사한 검찰 특별수사본부는 박 대통령이 지난 2월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독대하는 자리를 위해 청와대가 준비한 ‘대통령 말씀 자료’를 찾아내 이를 특검팀에 넘겼다. 이 자료에는 “정부가 면세점 산업의 육성 등을 위해 시내 면세점 특허 제도에 관한 종합적 개선 방안을 조속히 마련하겠다”고 적혀 있다고 한다. 이 독대 이후 면세점 신설 계획이 나왔다. SK는 지난해 11월 면세점 심사에서 탈락해 면세점 사업권이 절실한 상황이었다.

박 대통령과 최 회장이 독대한 때는 SK그룹이 미르재단에 68억원, K스포츠재단에 43억원 등 모두 111억원을 지원한 직후다. 정부는 지난 3월31일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면세점 제도 개선 방안을 발표했고, 관세청은 4월 29일 신규 면세점 4곳을 추가하는 계획을 확정했다. 검찰 출신의 한 변호사는 “독대 이후 면세점 관련 분위기가 바뀌었다는 정황이 수사를 통해 사실로 확인되면 박 대통령의 뇌물죄가 성립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현일훈·정진우 기자 hyun.il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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