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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인터넷 방송 규제… 한류는 엎친데 덮친 격

중앙일보 2016.12.14 16:18
지난 10월 방한한 중국 ‘왕훙’인 양아옌이 대구 서문시장 짜장면 집에서 음식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 대구시]

중국 ‘왕훙’인 양아옌이 대구 서문시장 짜장면 집에서 음식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 대구시]

중국이 인터넷 방송 출연자에 대한 실명제를 의무화하고 외국인은 사전 출연 허가를 받도록 하는 등 인터넷 방송 규제 강도를 크게 높였다. 이번 조치는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체제 배치에 따른 보복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한류 콘텐츠에 또 다른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중국 문화부는 최근 '인터넷방송 경영활동 관리방안'을 발표했다고 신경보(新京報)가 14일 보도했다. 이 방안에 따르면 인터넷 방송 운영자는 출연자의 신분증·인터뷰·화상통화 등을 통한 신분 확인 절차를 거쳐 실명 등록을 해야 한다. 또 인터넷 방송에 출연하려는 외국인과 대만·홍콩·마카오 주민은 사전 허가를 받아야 방송이 가능하다. 인터넷 방송을 하는 개인이나 업체는 법규 위반 여부에 대한 사후 조사를 위해 모든 방송 자료를 최소 60일간 의무적으로 보관해야 한다.

이는 최근 폭발적으로 인기를 끄는 1인 인터넷 방송이나 스트리밍 서비스가 규제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어 이를 통한 음란·폭력물 등 저속한 콘텐트의 유통이 활발히 이뤄지는 현상에 대한 대응으로 풀이된다. 이와 함께 인터넷 방송을 통해 정치적으로 민감한 내용이 당국 검열을 피해 전파되는 것을 차단하려는 목적도 있다. 중국 문화부 관계자는 "최근 급성장세에 있는 인터넷 방송업계의 질서를 바로잡고 유해한 콘텐트를 줄이기 위해 새롭게 규제 방안을 마련했다"며 "앞으로 문제를 일으킨 인물의 명단을 수록한 블랙리스트도 작성할 방침"이라고 경고했다. 중국 대표 온라인 동영상 업체인 아이치이(愛奇藝) 관계자는 "새로운 규정에 따라 우리의 플랫폼을 이용하는 모든 인터넷 방송 운영자가 실명제, 사전허가제를 철저하게 이행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조치로 인터넷 방송을 통해 대량 유통되는 한류에도 타격이 예상된다.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 '태양의 후예' 등 최근 중국에서 인기 있는 한류 콘텐트는 아이치이 등 인터넷 동영상 채널을 통해 방송됐다. 하지만 사드 배치 결정 후 불어 닥친 한한령(限韓令)에 이은 인터넷 방송 규제 강화로 한류 콘텐트는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설 땅이 더욱 좁아질 전망이다. 또 최근 중국에서 일고 있는 왕훙(網紅·인터넷 방송 스타) 신드롬을 활용해 한국산 상품을 판매하는 '왕훙 마케팅' 전략에도 차질이 예상된다.

베이징=예영준 특파원 yyjun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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