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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당선’ 타려는 김무성…유승민 “탈당은 마지막 카드”

중앙일보 2016.12.14 02:06 종합 6면 지면보기
새누리당 비박계 의원들이 주도하는 비상시국위가 13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렸다. 이날 김무성 전 대표는 탈당 및 신당 추진 의사를 밝혔지만 유승민 의원은 “탈당은 마지막 카드”라고 반대했다. 이 회의를 끝으로 비상시국위는 해체됐다. 앞줄 왼쪽부터 주호영·강석호 의원, 김 전 대표, 나경원 의원. [사진 김현동 기자]

새누리당 비박계 의원들이 주도하는 비상시국위가 13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렸다. 이날 김무성 전 대표는 탈당 및 신당 추진 의사를 밝혔지만 유승민 의원은 “탈당은 마지막 카드”라고 반대했다. 이 회의를 끝으로 비상시국위는 해체됐다. 앞줄 왼쪽부터 주호영·강석호 의원, 김 전 대표, 나경원 의원. [사진 김현동 기자]

새누리당 김무성 전 대표가 13일 ‘새로운 보수정당’ 카드를 꺼냈다. 그는 “신보수와 중도가 손을 잡고 새로운 보수정당을 창당해 좌파 집권을 막아야 한다”며 탈당 및 신당 추진 의사를 밝혔다. 그러면서 “새누리당은 해체하고 재산은 국가에 헌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런 주장은 같은 비주류 유승민 의원에 의해 보류됐다. 유 의원이 이날 오전 비상시국회의에서 “당 안에서 개혁을 위해 끝까지 투쟁하고 탈당은 마지막 카드”라고 만류하자 다수 의원이 16일 원내대표 선거 이후로 집단 탈당 논의를 유보하자고 결론 냈다. 비박계의 진로를 놓고 김 전 대표와 유 의원이 다른 입장을 보인 건 두 사람의 지역기반 때문이란 분석이다. 김 전 대표는 부산·경남(PK), 유 의원은 대구·경북(TK) 출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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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을 요구한 비박계 중진 의원은 “김 전 대표는 새누리당에서 민심이 멀어진 PK가 기반이다 보니 ‘빨리 신당을 만든 후 조기 대선을 위해 중도진영과의 빅텐트, 보수연합을 추진해야 한다’는 생각에 마음이 바쁘다”고 말했다. 그는 “유 의원은 보수의 기반인 전통 TK 민심의 지지를 안고 가야 내년은 물론 차차기를 노려볼 수 있다는 생각이라 김 전 대표와는 차이가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전 대표도 이날 “나는 ‘시간이 없다’는 주장인데 유 의원은 TK 민심이 떠날까봐 지금 당에서 발을 쉽게 뺄 수 없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12일 리얼미터 여론조사에서 PK 지역 정당지지율은 더불어민주당이 34.7%, 새누리당 19.3%로 역전됐다. 반면 TK는 새누리당(29.6%)이 민주당(22.8%)보다 여전히 높다.

진로 엇갈린 비박, 이유는
PK 기반 김무성은 보수연합 유리
유승민은 전통 TK 안고 가기 전략
이정현, 친박계 윤리위원 8명 임명
박 대통령 징계 무력화 위한 꼼수
기존 윤리위원 7명은 반발 사퇴

정한울 고려대 평화민주주의연구소 교수는 “TK 지역은 탄핵 이후 30~40%가 새누리당에서 무당파로 이동한 상태”라며 “유 의원으로선 새누리당 혁신을 주도하는 리더십을 보여줌으로써 TK 전통 보수층을 자기 것으로 만들겠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수도권 비박계 의원들의 기류는 엇갈린다. 심재철·정병국 의원 등 주로 중진들은 탈당론자가 많다. 반면 이은재·박인숙·유의동 의원 등 초·재선 의원들은 잔류 쪽이 우세하다고 한다. 한 재선 의원은 “충분한 명분 없이 탈당하는 데 대해선 지역구 여론이 비판적”이라고 전했다.

이에 비박계 의원들은 이날 비상시국회의 후 오찬 회동에서 16일 원내대표 선거 후보를 놓고 차기 대선주자이자 계파색이 옅은 중간지대 의원들에게 호소력이 있는 유승민 의원을 직접 후보로 내세우는 방안도 논의했다고 한다. 하지만 당사자인 유 의원이 완강히 고사해 14일 회의에서 최종 후보를 결정하기로 했다.

한편 이정현 대표가 출당 등 징계권한을 갖고 있는 당 윤리위원에 친박계 위원 8명을 추가 임명했다. 박맹우 사무총장은 “이 대표 등이 12일 박대출·이우현·곽상도·이양수 의원과 원외 인사 4명(강성호·우종철·이재모·최홍규)을 윤리위원으로 임명했다”고 밝혔다. 이 대표가 기존 7명에 더해 과반인 8명의 친박계 윤리위원을 임명한 건 김무성·유승민 의원 등 비박계 인사의 출당과 20일로 예정된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징계 결정의 무력화를 염두에 둔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이진곤 윤리위원장은 “지도부가 윤리위를 점령하는 사태를 용인 못한다”며 “위원 7명 전원 사퇴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박 대통령에게는 앞서 허원제 청와대 정무수석을 통해 다수 의견으로 자진 탈당을 권유했다”고 말했다.
 
글=정효식·채윤경 기자 jjpol@joongang.co.kr
사진=김현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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