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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한대행 군기잡기 나선 야3당 대표 “황교안 만나자”

중앙일보 2016.12.14 02:03 종합 8면 지면보기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13일 서울경찰청 교통순찰대 대원들을 격려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13일 서울경찰청 교통순찰대 대원들을 격려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과 야권의 기싸움이 팽팽하다. 황 권한대행이 전날 유일호 경제부총리-임종룡 금융위원장으로 경제팀을 ‘셀프 교통정리’ 하자 야권의 시선이 달라졌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 국민의당 김동철 비상대책위원장, 정의당 심상정 대표는 13일 국회에서 회동을 한 뒤 “(황 권한대행이) 한시적 과도대행 체제임을 분명히 인식하고, 국회 주도의 최순실 게이트에 대한 진상규명과 개혁 추진에 적극 협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국정 운영 ‘레드라인’ 제시 방침
“대통령에게 업무보고하면 안돼”
국회 대정부질문 출석도 요구
총리실선 국회 출석 부정적 기류

이어 권한대행의 권한 범위, 과도적 국정수습 방안 등을 논의하기 위해 황 권한대행과 야 3당 대표들의 조속한 회동을 제안했다. 내년 대선까지 국정을 이끌 황 권한대행의 행동반경을 축소시키겠다는 전략이었다.

야권 관계자는 “향후 국정운영 방향을 논의하고 황 총리가 넘으면 안 되는 ‘레드라인’을 제시할 방침”이라며 “특히 박 대통령에 대한 업무보고 등에 대해선 강력히 경고할 것”이라고 말했다.

야 3당 대표 회담에서 ‘여·야·정 협의체’에 대한 논의는 진행되지 않았다. 민주당 윤관석 대변인은 “새누리당에서 정진석 원내대표는 물러나기로 했고, 이정현 대표는 대표성을 갖기 어려워 논의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야당은 황 권한대행에게 20~21일 예정된 대정부질문에 출석할 것을 재차 촉구했다. 황 권한대행 측이 국회 출석요구에 응하지 않자 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대정부질문은 황 총리가 어떻게 과도기를 잘 이끌어나갈지 국민에게 설명드리는 자리”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황교안 총리님. 대통령 되신 것 아닙니다. 박근혜 대통령 흉내 내지 마십시오”라고 야유했다. 헌법 62조 2항은 국회나 그 위원회의 요구가 있을 때는 국무총리·국무위원 또는 정부위원은 출석·답변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야권은 황 총리가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았더라도 여전히 총리를 겸하고 있기 때문에 국회 출석 요구를 수용해야 한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하지만 총리실은 국회출석 요구에 답을 내놓지 않았다. 총리실 관계자는 “아직까지 결정된 것이 없다. 여러 가지 고민을 하고 있다”고만 말했다.

총리실 주변에선 “황 권한대행이 국군통수권자인데 국회에 나가 있을 때 안보 위기상황이 발생하면 신속한 대처가 힘들어진다”면서 부정적인 반응이 나온다. 대신 대정부질문에 앞서 잠시 국회를 방문해 야당 지도부에 인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황 권한대행이 국정 수습 방안 논의를 위해 14일 정세균 국회의장을 예방할 때 야당의 요구사항들을 논의할 가능성도 있다.

야 3당 대표들과의 회담 제안과 관련, 한 여권 인사는 “황 권한대행이 수용하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라며 “여당 없이 국정 현안을 논의하는 것이 황 권한대행에겐 부담”이라고 말했다.

황 권한대행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권한대행을 맡은 이후 첫 국무회의를 주재했다. 황 권한대행은 국무위원들에게 “굳건한 안보 위에서 어려운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민생과 국민 안전을 지키겠다는 다짐을 실천하는 데 최선을 다해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오찬 때는 이영작 한양대 석좌교수와 김대중 전 조선일보 주필 등 학계·언론계 원로 6명을 서울 삼청동 총리공관으로 초청해 정국 수습 방안을 청취했다. 원로들은 “권한대행의 역할 범위를 정하고, 국회 특히 야당에 협조를 구하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고 한다.
 
최익재·유성운 기자 pirat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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