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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경준 120억원 차익 ‘공짜주식’ 뇌물 아니라는 법원

중앙일보 2016.12.14 01:52 종합 12면 지면보기
진경준(左), 김정주(右)

진경준(左), 김정주(右)

게임회사 넥슨의 비상장 주식을 공짜로 받아 120억원대 차익을 얻은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된 진경준(49) 전 검사장이 징역 4년을 선고받았다. 법원은 주요 쟁점이었던 ‘공짜 주식’이 뇌물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중앙지법 “김정주와 오랫동안 친해
직무관련성·대가성 인정 어렵다”
한진에 처남 용역 청탁 등만 유죄
징역 4년 선고…김정주는 무죄
검찰 “직무범위 지나치게 좁게 해석”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 김진동)는 13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진 전 검사장에게 이런 판결을 내리면서 뇌물을 준 혐의를 받은 김정주(48) NXC 대표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진 전 검사장은 2005년 김 대표로부터 받은 4억2500만원으로 넥슨 비상장 주식 1만 주를 취득한 뒤 이듬해 이를 넥슨에 10억원에 매각하는 조건으로 넥슨재팬 주식 8537주를 받았다. 이후 넥슨재팬의 주식을 처분해 120억원대 차익을 얻었다.

재판부는 이 주식 매입 대금을 포함해 진 전 검사장이 제네시스 차량 리스비, 가족여행 경비 등으로 총 9억5000만원을 받은 것을 모두 무죄라고 판단했다. 직무관련성이나 대가성을 인정하기 어려워 뇌물로 보기 어렵다는 취지다. 이에 따라 검찰이 청구한 추징금 130억7900만원도 인정되지 않았다.

재판부는 “두 사람이 각자 검사·사업가가 되기 전부터 친밀하게 지냈고 이후에도 특별하게 친한 관계를 유지했다”며 “단지 검사의 지위에 있다는 사실만으로 받은 돈과의 관련성이나 대가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직무관련성 여부에 대해서도 재판부는 “김 대표가 진 전 검사장에게 뇌물을 줄 만한 사건은 2014년 금융감독원에서 해외 부동산 취득과 관련해 외국환거래법위반 혐의로 조사받은 것이다. 당시 법률 상담만 받았을 뿐 청탁한 정황이 없고 친한 사이에 충분히 부탁할 수 있는 정도였다”고 견해를 밝혔다.

이어 “김 대표가 불법적인 사업을 운영하는 것이 아니어서 장래에 직무와 관련된 사건이 생길 것을 예상하고 줬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덧붙였다.

이런 설명은 2013년 김광준(56·수감 중) 전 부장검사의 뇌물수수 사건 때의 재판부 결정과 차이가 난다. 김 부장검사는 ‘다단계 사기범’ 조희팔씨 측근 등에게서 10억367만원 상당의 금품·향응을 제공받았다는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재판부는 부장검사라는 지위를 “근무부서나 관할구역과 무관하게 오랜 검사 경력·인맥을 통해 전국 각지 검사, 검경 수사관 등에게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위치”로 판단했다.

검찰 관계자는 “법원이 직무 범위를 지나치게 좁게 해석했다”며 항소 의사를 밝혔다. 검찰은 지난달 25일 결심공판에서 진 전 검사장에게 징역 13년을, 김 대표에게 징역 2년6개월을 구형했다.

법원은 진 전 검사장이 한진그룹 측에 처남의 용역 계약을 부탁한 것(제3자 뇌물수수)과 장모 명의의 계좌로 김 대표에게서 돈을 받은 행위(금융실명거래 등 위반)는 죄가 있다고 봤다. 그래서 징역 4년이 선고됐다.

진 전 검사장의 부탁을 받고 147억원 상당의 일감을 몰아준 혐의로 기소된 서용원(67) ㈜한진 사장에게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됐다.

김선미 기자 call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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