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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K, 탄핵 계기로 낡은 정치 벗어나야”

중앙일보 2016.12.14 01:19 종합 23면 지면보기
“박근혜 정부는 참혹하게 실패했습니다. 열렬하게 지지한 대구·경북(TK)의 책임이 큽니다.” 지난 7일 경북대 국제경상관 703호. 김형기(63·지방분권개헌국민행동 상임의장·사진) 경북대 경제통상학부 교수는 “탄핵을 계기로 TK는 수구·보수세력에 예속된 낡은 정치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인 TK의 자부심엔 금이 갔다. 급기야 대구의 여론주도층 1300여 명은 “못난 대통령을 뽑아 미안하다”는 ‘반성문’을 발표했다. 김 교수는 반성문에 앞장서 이름을 올렸다.
 
대구에 진보가 뿌리내릴까.
“가능성은 있지만 시민들 눈이 높다. 웬만한 인물로는 성이 안 찬다. 야당이 맘에 안 들어도 인물이 있으면 찍어 준다. 대표적 사례가 김부겸이다. 지금은 보수 참패로 보이지만 정국이 수습되면 또 어떻게 될지 모른다.”
대통령이 탄핵당했다. 심정이.
“촛불집회에 참여해보니 과거엔 운동권 중심의 집회가 주를 이뤘는데 이젠 축제 분위기더라. 시민운동의 새 장이 열리는 것 같아 기쁘면서도 지역에서 35년간 몸담은 학자로서 부끄러웠다.”
그래서 반성문에 이름을 올렸나.
“내가 먼저 반성해야겠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박 대통령은 TK의 압도적 지지로 당선됐고, 실패했다. 이 상황에도 책임을 지겠다는 지역 정치인은 한 명도 없다. TK를 일당 독점으로 만든 진보진영 정치인 또한 책임을 피할 수 없다.”
TK 민심은.
“시민들은 ‘배신감’을 느낀다. 처음엔 박 대통령을 극찬한 사람들이 지금은 창피해 고개를 못 든다. 박 대통령을 등에 업고 권력을 휘두른 자에 대한 책임론이 제기될 것이다. 이번에 반성문을 낸 여론주도층도 이른바 ‘진박’으로 불린 최경환·조원진·정종섭 의원 등에 정계 은퇴를 요구할 계획이다.”
반복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포스트 박근혜 시대’를 준비해야 한다. 50여 년간 자본주의·지역주의 논리에 억눌렸던 국채보상 운동의 정신, 선비정신 같은 TK의 정신적 자산을 부활시켜야 한다.”

김형기 경북대 교수,‘반성문’ 주도
“보수·지역주의에 얽매여선 안돼”

김정석 기자 kim.jung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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