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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 어디서 타야하노” 승객들 우왕좌왕…동대구역 복합환승센터는 ‘복합혼란센터’

중앙일보 2016.12.14 01:17 종합 23면 지면보기
동대구역복합환승센터 3층 매표소 앞에서 도우미들이 시민들의 표 구입을 돕고 있다. [프리랜서 공정식]

동대구역복합환승센터 3층 매표소 앞에서 도우미들이 시민들의 표 구입을 돕고 있다. [프리랜서 공정식]

“경주가는 고속·시외버스는 어디서 타면 되나요?” “3층에서 표를 끊어 4층으로 가서 승차장 번호를 확인하고….” 12일 오후 동대구역복합환승센터 3층. 20여 개의 고속·시외버스 구간별 매표소 앞에 시민들이 버스표를 사려고 줄지어 서 있었다. 버스표를 구입하는 시민 두 명 중 한 명은 매표소 직원에게 어디서 버스를 타는지 등을 이렇게 묻고 들었다. 버스 타는 법만 알려주는 노란색 점퍼를 입은 10여 명의 안내 도우미까지 등장했다. 한 안내 도우미는 “오전 8시부터 오후 2시까지 300여명의 시민이 우왕좌왕하면서 버스 타는 방법을 물었다”고 전했다. 황현욱(27·달서구 성당동)씨는 “보통 버스 터미널은 1층에서 표를 사면 그대로 1층에서 버스를 타는데, 여긴 3층에서 표를 사고 다시 4층으로 올라가야 하는 등 복잡하다”며 “3~4명의 어르신이 버스 승차장을 못 찾아 놓치는 모습을 봤다”고 말했다.
12일 0시30분 대구발 서울 강남행. 이 첫차를 시작으로 동대구고속터미널과 동부·남부시외터미널 등 대구 주요 터미널 고속·시외버스가 한자리에 모인 ‘동대구역복합환승센터(이하 환승센터)’가 문을 열었다. 서울·부산·경기도·전라도 등 전국 각지를 오가는 고속·시외버스 1600여대가 매일 환승센터를 거쳐 간다. 환승센터 개장 첫날인 12일 시민들이 하루종일 버스를 어디서 타야하는지를 알지 못해 우왕좌왕한 이유다.

12일 개장일 도우미에 묻고 또 묻고
매표소·승차장 달라 버스 놓치기도
내일 신세계백 개점, 교통대란 예고
대구시, 주차장 유료화 등 대책 준비

환승센터는 동대구역 옆에 지하 7층~지상 9층 건물(연 면적 33만8310㎡)로 지어졌다. 이중 버스 터미널은 환승센터 1~4층 일부를 사용한다. 1~2층은 고속·시외버스의 하차장이다. 매표소가 위치한 3층은 서울을 포함한 경기·충청·전라도 방면 버스 승차장이다. 4층은 경상도 방면 버스 승차장이다. 편의시설인 커피숍과 매점, 식당도 여러 개 있다. KTX 역사와 도시철도역도 이어져 있다.
환승센터가 개장한 12일 심한 교통 체증이 빚어졌다. [프리랜서 공정식]

환승센터가 개장한 12일 심한 교통 체증이 빚어졌다. [프리랜서 공정식]

환승센터에는 15일 오전 10시30분 신세계백화점이 개점한다. 지역 최대 크기의 매장(9만9170㎡)과 최신식 아쿠아리움(수족관)을 갖춘다. 영화관과 식당도 들어선다. 고속·시외버스, KTX와 지하철, 여기에 백화점 쇼핑과 영화관람까지 한 번에 다 환승센터에서 해결되는 셈이다.

대구시는 연말 버스 이용객과 백화점 이용객의 차량이 한번에 환승센터로 몰리면서 교통대란을 우려하고 있다. 실제 우려는 현실이 되고 있다. 백화점이 개점하지 않은 12일 오후 버스 터미널 운영만으로 환승센터 일대에 극심한 교통 정체가 빚어졌다. 고속·시외버스와 신세계백화점 납품차량 등이 몰리면 서다. 승용차로 환승센터 앞 300m 구간을 빠져나가는데 20분 이상 걸렸다. 대구시는 환승센터 주차장을 10분당 1000원으로 유료화하고, 환승센터 주변 5개 교차로에 교통 안내 도우미를 배치하는 방법 등으로 교통대란을 막겠다는 방침이다. 황종길 대구시 건설교통국장은 “가장 좋은 교통대란 대책은 시민들의 적극적인 대중교통 이용인 만큼 협조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김윤호 기자 youkno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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