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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싸이 아저씨처럼…” 유튜브 달구는 꼬마 스타들

중앙일보 2016.12.14 01:08 종합 25면 지면보기
왼쪽부터 키즈 동영상 채널 ‘라임튜브’를 만드는 아버지 길기홍씨와 ‘라임이’ 길라임양, ‘말이야와 친구들’을 조카들과 함께 만드는 이혜강·국동원 부부, ‘마이린TV’의 ‘마이린’ 최린군과 어머니 이주영씨. [사진 유튜브]

왼쪽부터 키즈 동영상 채널 ‘라임튜브’를 만드는 아버지 길기홍씨와 ‘라임이’ 길라임양, ‘말이야와 친구들’을 조카들과 함께 만드는 이혜강·국동원 부부, ‘마이린TV’의 ‘마이린’ 최린군과 어머니 이주영씨. [사진 유튜브]

초등학교 4학년생 최린(10)군은 또래들에게 ‘마이린TV’의 ‘마이린’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지난해 어머니와 관련 행사에 참가, 동영상 촬영·편집을 배우며 시작한 유튜브 채널이다. 바퀴 달린 신발을 타고 노는 자신의 모습을 보여주는가 하면 ‘도티’처럼 평소 좋아하던 유튜브 어른 스타를 직접 인터뷰도 한다. 어머니 이주영씨는 “카메라를 고정하고 혼자 찍기도 하고, 카메라 움직임이 필요할 때는 (엄마아빠가) 찍어 주기도 한다”며 “썸네일이나 자막은 아이가 직접 한다”고 전했다.
‘마이린TV’

‘마이린TV’

촬영은 스마트폰 카메라, 편집은 윈도우에 내장된 기본 프로그램을 활용하는 비교적 간단한 방식이다. 매일 새 동영상을 올리는 ‘마이린TV’는 1년여만에 유튜브 구독자수 12만명, 전체 동영상 조회수는 2900만뷰를 넘겼다. 종종 출연하고 싶어하는 친구들도 있다. 최린 군은 “다는 아니고 그 친구가 잘 하는 걸, 영상 찍을 때 불러서 같이 찍는다”고 했다. 어머니 이씨는 이처럼 어린이가 직접 나오는 어린이 콘텐트의 매력에 대해 “그 또래만이 나타낼 수 있는 감성, 그 때만 보여줄 수 있는 표현이나 반응이 있다”며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모습을 담아 십년은 해보자고 시작했다”고 말했다.

어린이·청소년이 동영상 직접 출연
키즈 콘텐트 시청 1년새 3.5배 늘어
‘라임튜브’ ‘말이야…’ 억대 조회 수
“그 또래들만의 감성 담아내 인기”


예전 어린이들이 ‘뽀뽀뽀’나 ‘TV유치원’의 방송시간에 맞춰 TV 앞에 앉고, ‘텔레비전에 내가 나왔으면’ 정말 좋겠다고 노래했다면 요즘은 다르다. 모바일을 비롯해 언제 어디서나 짬짬이 볼 어린이용 동영상이 넘쳐난다. 더구나 어린이나 청소년도 직접 크리에이터, 즉 동영상 출연자·창작자로 활약하는 시대다. ‘마이린TV’뿐 아니라 ‘라임튜브’ ‘어썸하은’ ‘말이야와 친구들’ ‘헬로플로라’등이 그 예다. 이들 채널에서 장난감을 갖고 놀거나 새로운 공간·역할을 체험하고, 각종 만들기를 시연하는 어린이 주인공들은 또래에게 이미 대단한 스타다.
‘라임튜브’

‘라임튜브’

대표적인 예가 길라임(5)양이다. 우리 나이로 올해 여섯 살인 라임이의 ‘라임튜브’는 아버지 길기홍씨가 촬영·편집 등 적극적인 역할을 한다. 본래 애니메이션 업계에서 일하며 감독까지 맡았던 길씨는 2년 전 아내가 급성신부전증을 앓게 되면서 병간호를 병행하기 위해 전업 유튜버가 됐다. 직장을 그만두고 장난감을 소재로 키즈 채널을 시작한 것이다. “처음엔 라임이는 안 나오고, 아빠 손만 나왔어요. 근데 라임이가 머리를 들이밀고 장난치는 영상을 올렸더니 반응이 좋더라구요.”

‘라임튜브’는 현재 구독자수 40만명, 전체 동영상 조회수 무려 4억 8000만뷰가 넘는 인기채널로 성장했다. 그 새 1년여의 지난한 투병 끝에 아내가 완치되는 기쁨도 맛봤다. 길씨는 ‘라임튜브’를 “각종 도전과 체험을 통해 라임이와 아이들이 꿈을 키울 수 있게 하는 채널로 만들고 싶다”고 했다. “라임이 꿈이 간호사였어요. 뽀로로 같은 캐릭터와 협업을 해서 병원놀이 영상을 찍기도 했죠. ‘슈퍼라임’이라는 영상도 라임이가 팅커벨 영화를 보고 ‘나도 날고 싶다’고 해서 만들었던거에요.” 얼마 전 어린이 크리에이터들과 다함께 뮤직비디오를 한 편 찍은 뒤로 지금 라임이 꿈은 ‘가수’란다.
‘말이야와 친구들’

‘말이야와 친구들’

이처럼 부모와 자녀가 팀을 이룬 경우가 있는가 하면 ‘말이야와 친구들’ 같은 독특한 구성도 있다. ‘말이야’로 유명한 국동원씨와 아내 이혜강씨, 그리고 국씨의 외조카 세 사람이 함께한다. 세 조카 중 또히(김도희)와 로기(임광록)는 중학교 1학년생, 미니(임광민)는 아직 미취학인 여섯 살이다. 대기업을 다녔던 이들 부부는 새로운 흐름에 밝은 아내 이씨의 제안으로 직장을 그만두고 지난해부터 키즈 콘텐트 채널을 시작했다. 곧바로 조카들이 합류, 함께 다양한 체험을 게임처럼 벌이는 동영상을 선보이고 있다.

‘말이야와 친구들’은 현재 유튜브 구독자수 33만명, 전체 동영상 조회수 1억 3000만 뷰가 넘는다. 이를 시작으로 영·유아 대상인 ‘말이야와 아이들’이나 ‘말이야와 게임들’까지 3개 채널을 운영중이다. 동영상에 붙는 광고와 브랜드 협찬 등을 합쳐 “월수입이 대기업 시절의 연봉과 비슷하다”는 게 이들의 말이다. 물론 조카들에게도 수입과 출연에 비례해 출연료를 지급한다. 그럼에도 국씨는 “단기적으로 수익을 목표로 하면 낙담하기 쉽다”며 “가족과 추억을 쌓는 것을 첫째로 삼는 게 좋다”고 권한다. 매일 올리는 일주일치 동영상을 몰아서 찍는 토요일이 “조카들에게는 끼를 발산하며 노는 시간”이라고 했다.

이른바 키즈 콘텐트, 즉 아이들을 겨냥한 동영상은 유튜브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분야 중 하나다. 올 여름을 기준으로 국내 유튜브의 키즈 콘텐트 시청시간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5배나 늘었다. 전체 콘텐트 시청시간 증가세(3사분기 기준 65%)를 크게 앞지른다. 최근 CJ E&M의 다이아티비가 쥬니어네이버와 손잡고 개최한 키즈 크리에이터 선발대회도 호응이 대단했다. 미취학에서 20대 이상 성인까지 951명의 창자가자가 1458개 콘텐트를 응모해 최종 50팀이 선발됐다. 동영상 창작을 꿈꾸는 이들에게 마이린 엄마 이주영씨는 “우리는 종이세대이고 지금 아이들은 디지털·비디오 세대”라며 “영상 편집 등 작은 것부터 부모가 직접 배우는 게 좋다”고 권했다.

이후남 기자 hoona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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