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기고] 쓰레기도 자원이 되는 자원순환사회

중앙일보 2016.12.14 00:01 부동산 및 광고특집 2면 지면보기
우리 조상은 생활 속에서 발생한 쓰레기를 최대한 활용했다. 인분 등을 퇴비로 만들어 사용했으며, 볏짚으로 짚신 등을 만들었다. 과거 농경사회에서는 함부로 버려지는 것이 거의 없었다. 하지만 산업혁명 이후에는 대량생산에 따라 쓰레기의 양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현대 사회의 쓰레기는 지구가 자연적으로 치유할 수 있는 능력의 한계치를 넘어섰다.

최근 세계의 경제학자들은 쓰레기 발생량을 경기 팽창과 위축을 판단할 수 있는 객관적 지표로 여기고 있다. 앞으로 인류가 물질적으로 풍요로워질수록 이로 인한 쓰레기 문제는 심각해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기존의 ‘대량생산-소비-폐기’ 형태의 경제구조를 ‘자원순환형’으로 개조하는 근본적 대책이 시급하다.

쓰레기를 어떻게 처리하느냐에 따라 인류가 직면한 여러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다. 쓰레기를 매립하는 대신 순환해 사용하면 천연자원의 투입을 최소화할 수 있다. 쓰레기를 태우는 과정에서 에너지를 회수해 사용하면 화석연료의 소비를 낮출 수 있어서 그만큼 이산화탄소 발생도 줄어 기후변화 대응에 이바지한다. 실제로 우리나라에서 폐자원으로부터 얻어지는 에너지는 전체 신재생에너지 생산량의 약 80%를 차지한다. 환경부는 2030년까지 폐기물 부문에서 국가 온실가스 배출량을 356만t만큼 줄여 나갈 계획이다.

오늘날 쓰레기는 중요한 자원으로서 가치를 갖는다. 폐기되는 휴대폰·자동차·가전제품에서 희소 금속을 추출해 다시 사용하는 ‘도시 광산(Urban mining)’산업이 있다. 삼성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우리나라 도시 광산의 경제적 잠재가치는 최소 50조원에 달한다. 최근에는 버려진 물건에 디자인과 아이디어를 결합해 부가가치를 높이는 업사이클(Upcycle)산업도 주목받는다. 오늘날 재활용은 물건을 한 번 더 사용하는 소극적 의미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버려지는 것을 보물로 둔갑시키는 21세기형 연금술에 비유할 수 있다.

올해 5월 ‘자원순환기본법’이 제정·공포됐다. 이에 따라 2018년부터 전체 사업장폐기물 발생량의 40%를 차지하는 대규모 사업장 약 2400여 곳에 대해 재활용 목표를 부여하는 자원순환 성과관리가 도입된다. 이들 업체가 매립률을 1% 줄이고 재활용률을 1% 늘릴 때마다 약 530억원의 연간 폐기물 처리비용이 절감된다. 또 아까운 유용 자원이 재활용되지 않고 사라지는 것을 막고자 매립·소각되는 폐기물에는 부담금이 부과된다.

쓰레기에 대한 인간의 대처 방식은 역사적으로 계속 변화했다. 이제는 귀중한 자원으로서 쓰레기를 어떻게 효율적으로 활용할지에 대해 깊은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국민 모두의 역량과 에너지를 모아 ‘자원순환사회’로의 전환이라는 시대적 흐름에 능동적으로 대처해 나가자.

조경규 환경부 장관
공유하기
광고 닫기